유식30송(唯識三十頌)

유식30송-20/혜거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21. 21:19
제 20 송
 
由彼彼遍計 遍計種種物  유피피변계 변계종종물
此遍計所執 自性無所有  차변계소집 자성무소유

갖가지 계산하는 마음으로 갖가지 사물을 계산하나니 이 계산하는 마음과 계산해서 집착하는 사물의 자성은 본시 있는 곳이 없다.

(해 설)
제20송부터 24송까지는 3성(三性)·3무성(三無性)의 도리를 설명하고 있다.
3성은 변계소집성 · 의타기성 · 원성실성이며 일체법이 3성을 떠나지 않지만 이 3성은 본래 무성(無性)이다. 본 송은 변계소집성을 해설한 송이다.

변계소집성은 두루 계교하여 집착한다는 뜻으로 변계는 마음으로 우주만물에 대하여 갖가지로 주변계탁한다는 뜻으로 주변계탁은 두루 계산하여 헤아린다는 말이다.

소집은 두루 계산하고 계탁하여 변계한 후에 가상해서 인연화합에 의해 생기된 사물을 사량분별한 후에 그 명(名)을 집착하거나 그 상(相)을 집착하여 그것들이 유(有)이다, 무(無)이다, 또는 색(色)이다, 심(心)이다, 내지는 실아이다, 실법이다라고 집착하는 것을 말한다.

계량하여 집착하는 견해는 실법이 아니고 오직 환상일 뿐이기 때문에 이를 변계소집자성이라 이름한 것이다. 피피(彼彼) 두 자의 뜻은 변계하는 심념이 매우 많아 일체만법에 대하여 두루 계량함을 형용한 것이다.

변계종종물이라고 한 제2구의 뜻은 갖가지 사물을 변계한다는 뜻으로 마치 바닷물을 잔으로 계량한다면 끝내 계산할 수 없듯이 사물을 계산만 할 뿐 바로 볼 수 없음을 변계종종물이라 한다.

따라서 목전의 경물(景物)을 잘못 판단하여 인(因)이 아닌데 인(因)이라 하고, 과(果)가 아닌데 과(果)라 하고, 시(是)를 비(非)라 하고 비(非)를 시(是)라 하거나, 화(禍)를 복으로 여기고 복을 화(禍)로 여기거나, 충신과 간신을 잘못 가리는 등 본래의 사물을 바로 보지 못함을 변계소집이라 한다.

변계소집이라고 한 3구의 뜻은 변계에는 능변계와 소변계가 있으니 능변계는 마음으로 바깥 사물을 대하는 것으로 주관에 속하고, 소변계는 모든 사물을 말한 것으로 객관에 속한다. 이 양방의 능·소(能·所)가 대대(對待)함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이에 소집이 더해지면 변계소집이 되어 순수하게 대대)하지 못한다.

계탁한 것이 사실과 부합되지 않을 때 이를 집(執)이라 하는데 계집(計執)이란 노끈을 뱀으로 잘못 집착하여 고집하는 것을 말한다. 실상의 눈으로 사물을 본다면 노끈이 본래 노끈이 아니고 뱀이 본래 뱀이 아니다. 따라서 노끈을 노끈으로 보고 뱀을 뱀으로 본다 해도 이는 실상법이 아니므로 변계소집이 되거늘 하물며 노끈을 뱀으로 잘못 집착하는 우를 범하랴.

본 송 말구(末句)에 자성무소유라 한 것은 제8식과 전5식은 능·소(能·所)의 변계가 없어서 자성무소유라 한 것이다. 자성이 무소유이기 때문에 능·소가 없고 능·소가 없기 때문에 변계가 없고 변계가 없기 때문에 집착할 것이 없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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