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30송(唯識三十頌)

유식30송-22/혜거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28. 13:44
제 22 송
 
故此與依他 非異非不異  고차여의타 비이비불이
如無常等性 非不見此彼  여무상등성 비불견차피

그러므로 이 원성실성은 의타기성으로 더불어 다르지도 않고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닌 것이 마치 저 무상·고(苦)·공(空)·무아 등의 성질과 같아서 이러한 원성실성에 의타기성을 보지 않음이 없지 않다.

(해 설)
전 송(頌)에서는 의타기성에서 변계소집을 멀리 여의면 원성실이 된다 하였고 본 송에서는 원성실이 의타기와 다르지도 않고 다르지 않지도 않음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의식은 5근과 5진(五塵)이 부합하여 생기하는 데 왜 의타기라 하는가 의문할 수 있으나 심식에서는 외경인 5진과 내경인 5근 모두가 진아가 아니고 타물(他物)에 속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경과 내경이 부합하여 생긴 마음은 당초부터 진아의 심(心)이 아니거늘 사량하고 분별하고 집착하는 것이 중생의 마음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계소집을 깨달아 멀리 여의면 본래 청정한 원성실의 마음을 성취하게 되는 것이다.

제1구의 고(故)는 21송을 이어 본 송을 시작하기 때문에 소이(所以)의 뜻이다. 또 차여의타(此與依他)라고 한 차(此)는 원성실성을 지칭한 것이다. 제2구에서 제1구의 원성실과 의타기로 더불어라고 한 송을 계승하여 다르지도 않고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라고 한 것은 원성실과 의타기는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는 말로서,

원성실과 의타기가 같은 것은 은 성(性)이 되고 의타기는 상(相)이 되므로 상(相)은 성(性)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성(性)이 없으면 상(相)이 성립될 수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만법은 원성실을 떠나서 따로 의타기가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의타기의 법은 모두 원성실을 바탕으로 하여 나오기 때문에 같다고 한 것이다. 다르다고 한 것은 원성실성은 의타기성이 아니며 의타기성도 또한 원성실성이 아니다. 원성실성은 영원하고 불변하고 불멸하여 항상하지만 의타기성은 연생이므로 무상하고 변멸하여 원성실성과는 같을 수가 없다.

그러나 원성실성과 의타기성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고 한 것은 의타기법 중에 원성(圓性)의 진실성이 확실히 존재하고 원성실의 진공 중에 역시 묘유를 함유하여 만법을 생할 수 있으므로 같다 하였고, 한편 원성실은 연기법이 아니고 생멸무상이 아니므로 연기법에 의해서 존재하고 연기법이기 때문에 생멸하여 무상한 의타기와는 같지가 않아서 다르다고 한 것이다.

제3구에서 무상등성이라 한 것은 제법무아·제행무상·유루개고·연기성공 등 소승 4법인을 말한 것이다. 이러한 4법인을 수행하여 의타기에 의해 생기한 모든 법이 무아임을 깨닫고 무상임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수행자는 4법인 등을 수행하여 원성실성을 성취하고 원성실의 청정무구한 자리에서 저 의타기성의 무상을 깨닫지 않은 자가 없으므로 말구(末句)에서 원성실에서 의타기를 보지 않는 이가 없지 않다고 하였다.

비불견(非不見)의 견(見)은 증견(證見)의 뜻으로 깨달음을 의미하고 원성실에서 의타기를 깨닫는다는 것은 곧 의타기를 멀리 여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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