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30송(唯識三十頌)

유식30송-24/혜거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10. 8. 14:39
제 24 송
 
初卽相無性 次無自然性  초즉상무성 차무자연성
後由遠離前 所執我法性  후유원리전 소집아법성

처음은 일체 모든 상(相)이 무성(無性)인 상무성(相無性)이요, 다음은 자연성이 무성인 무자연성이요, 최후는 이전에 집착한 아(我)와 법(法)을 멀리 여읜 실성(實性) 곧 승의무성(勝義無性)이다.

(해 설)
3성에 의해 3무성임을 이미 전 송(前頌)에서 설명했고 본 송에서는 3무성의 구체적인 까닭을 설명하고 있다. 의식이란 밖에서 주입되어 존재하게 되는 바 이를 계탁하면 변계소집이 되고 계탁하지 않으면 원성실이 되는 것은 3성이 본래 무성이기 때문이다.
1구(一句)의 상무성(相無性)의 뜻은 변계소집성에 대하여 변계소집성 자체가 상무성임을 드러낸 구(句)이다. 변계소집성이 왜 상무성인가? 변계소집이란 존재하지 않은 것을 존재한다고 집착하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가령 어두운 밤에 노끈을 보고 뱀이라고 잘못 여기는 것과 같이 생사가 본래 없는데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것을 존재한다고 집착하고 보리열반이 법계에 충만하지만 그 실(實)을 보지 못하고 보리열반을 따로 찾는 것 등이 모두 변계소집이다. 그러므로 변계소집성을 상무성이라 한 것이다.

제2구의 무자연성은 생무성(生無性)의 뜻으로 의타기의 마음이란 무자연성이며 생무성임을 밝힌 구(句)이다. 의타기성의 뜻은 만법은 자생하지 못하고 다른 갖가지 반연을 의지해서 생기하므로 비로소 마음이 일어나기 때문에 의타기라 한다. 따라서 의타기의 성(性)은 인연에 의한 것이므로 인연생이 되는 것이다.

무자연성의 자연은 천연의 뜻으로 모든 법은 천연생이 아니라 인연생이므로 연(緣)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생할 수 없는 것이다. 모든 법이 연생이기 때문에 의타기가 되고 의타기에 자성이 없으므로 무자연성 또는 생무성이라 하는 것이다.

끝으로 3·4구에 이전에 집착한 바 아법을 멀리 여읜 성(性)이란 승의무성(勝義無性)을 말한 것으로 승의무성이란 원성실이 무성임을 밝힌 송이다. 원성실은 의타기로 생기한 마음을 계탁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므로 찰나생멸의 이치에서 불변부동하고 무생무멸의 성(性)이기 때문에 제1의제에 속하며 이를 승의제라 한다.

승의제란 본래 공(空)하여 무소유이므로 유와 무를 초월하고 그러면서도 세속제를 수순하므로 승의라 하는 것이고 굳이 말하자면 무자성의 성(性)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3구의 후유원리전(後由遠離前)이라 한 이 구(句)에서 후(後)라고 한 자(字)는 원성실성을 말한다. 그것은 변계소집성과 의타기성의 다음이라는 뜻이 되고 전(前) 자는 다음 구(句)의 소집아법성(所執我法性)의 전(前)이라는 뜻이 된다.

이 구의 뜻은 변계소집하여 아상과 법상에 집착하던 마음을 멀리 여읜 것이 원성실이며 원성실이 곧 제1의제이며 승의인 것을 이해해야 되는 구(句)이다.

따라서 수행자는 모름지기 연생무성(緣生無性)임을 깨달아 의타하여 생기한 제법이 가(假)인 줄 알아서 망령되이 변계소집한 아(我)·법상을 멀리 여의고 진공묘유인 승의무성의 실지(實地)를 인식하여 원성실의 진성(眞性)을 구명하는 것으로 본분을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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