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법화경(法華經)

제 12 장 제바달다품(提婆達多品)

通達無我法者 2007. 12. 10. 10:03

제 12 장

제바달다품(提婆達多品)


그때, 부처님께서는 많은 보살과 그리고 하늘과 인간과 남녀 출가, 재가 수행자인 사부대중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과거 한량없는 겁 동안 완전한 진리의 가르침인 법화경을 싫증내지 아니하고 계속 구하여 왔으며,
또 많은 겁 동안 국왕으로 있었으나 만족하지 아니하고 위없는 깨달음을 구하겠다고 발원하여 마음은
조금도 물러나지 아니하였었다.

그 깨달음에 이르는 여섯 가지의 수행을 완성(육바라밀)하고자 하여, 우선 그 첫째인 보시(布施)를
부지런히 행할 적에 인색한 마음 하나 없이 국왕이 타고 다니는 코끼리와 말과 값진 일곱 가지 보배와,
살고 있던 국성(國城)과 사랑하는 처자(妻子)와 소중한 남녀의 종들과 자기의 머리, 눈, 얼굴, 몸, 손발
뿐만 아니라 목숨까지도 아끼지 아니하였던 것이다.

그 당시의 세상사람들은 수명이 한량없었는데, 나는 진리를 위하여 국왕의 자리를 버리고 정사는
태자에게 맡긴 뒤에 북을 치며 온 나라에 포고하기를,

‘누가 나를 위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제도하는 대승의 가르침을 설하여 주겠는가. 만일 그런 사람이
있으면, 나는 그의 몸종이 되어 평생토록 받들어 모시겠다’ 고 하였더니, 바로 그때에 한 선인(仙人)이
왕에게 찾아와서, ‘저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제도하는 대승의 가르침을 알고 있는데,
그 이름을 <묘법연화경>이라 합니다. 만일 대왕께서 그 약속을 어기지 않으신다면 그 가르침을 설하여
드리겠습니다’ 고 말하였다.

선인의 말을 들은 왕은 춤출 듯이 크게 기뻐하며 약속한 대로 곧 그를 따라 몸종이 되었었다.
그리하여 과일도 따고 물도 긷고 땔나무도 해오며 밥을 짓고, 때로는 몸으로 그의 앉는 자리가 되기도
하였으나, 가르침을 배우는 기쁨 때문에 몸과 마음이 권태롭지 아니하였노라. 이렇게 받들어 모시기
천년 동안 계속하였지만, 법을 구하는 마음이 간절하였기 때문에 오히려 부지런히 시중들어 모자람이
없게 하였던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시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지난 과거 생각하니, 큰 가르침 얻으려고 비록 세상의 국왕 되었지만, 다섯 가지 애욕을 탐하지 않고
종을 치며 사방에 고하기를, ‘큰 가르침 아는 이 그 뉘인고. 나를 위해 해설해 주면 이 몸 그의 몸종 되리.’

그때에 아사(阿私)라는 선인, 대왕께 와서 하는 말이, ‘세상에 다시없는 거룩한 가르침 아는 이
나 뿐이라. 훌륭히 수행하겠다면 그대 위해 설해 주리’. 이 말들은 임금님은 마음 크게 기뻐하여 곧바로
몸종 되어 선인 받들고 섬겼으니, 땔감 장만하고 나무 열매?풀 열매 따서 때맞추어 공경할 새,
뛰어난 가르침 듣는 기쁨에 몸과 마음 가벼워라. 부지런히 큰 가르침 구함은 많은 중생 위함이요,
오관의 기쁨이나 자기 몸 위함이 아니럴세.
큰 나라의 왕이면서 부지런히 큰 가르침 구하여 마침내 성불하니, 이러한 사연을 지금 그대들 위해
설하노라.』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때의 왕이란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그때의 선인이란 지금의 부처님 사촌으로,
처음에는 교단에 들어와 수행하다가 후에 반역한 조달(調達)이라고도 하는 제바달다(提婆達多)이다.

부처님의 연[佛緣]을 맺게 해준 제바달다로 말미암아 나는 보살로서 갖추어야 할 여섯 가지의
덕을 완성(육바라밀)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사랑[慈]하여 그들의 괴로움을 없애주고[悲] 기쁨을
함께하며[喜] 일체의 은혜와 원수를 미련 없이 다 버리는 마음[捨]을 갖추었으며, 서른 두 가지의
길한 모습[三十二相]과 여든 가지의 복된 모양[八十種好]을 얻었고, 몸은 보라 빛을 띤 황금색으로
빛나며[紫磨金色], 세상의 모든 사물을 바르게 꿰뚫어보는 열 가지 지혜의 힘[十力]과, 두려워하지 않고
가르침을 설하는 네가지의 용기[四無所畏]와 중생을 따뜻하게 거두어서 교화하는 보시(布施) ,
애어(愛語), 이행(利行), 동사(同事)의 네가지 덕행[四攝法]과 부처님만이 가지고 계시는
열 여덟 가지의 특질[十八不共法]과 자유자재한 신통력[神通力]과 시방세계의 모든 인간을 구제하는
힘[道力]을 모두 갖추고,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어서 널리 중생을 제도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제바달다라고 하는 불연(佛緣)을 맺어준 좋은 벗[善知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러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의 사부대중에게 말하겠는데, 제바달다는 이 세상을 떠난 후 한량없는
겁을 지나서 기필코 부처님의 깨달음을 성취할 것이니, 그 이름은 하늘의 왕이라는, 천왕(天王)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 이라 하며 그 세계의 이름은
하늘의 계단이라는, 천도(天道)라고 할 것이다.

천왕불께서는 이십 중겁(中劫) 동안 세상에 계시면서 널리 중생을 위하여 뛰어난 가르침을 설하게
될 것이며, 그 가르침에 의하여 갠지스강의 모래 같이 수많은 중생들이 모든 미혹을 여읜 경지에
도달할 수 있고(阿羅漢果], 한량없는 중생이 혼자 스스로 사색과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겠다는[緣覺]
결심을 일으켰으며, 갠지스강의 모래 같이 많은 중생이 최고의 깨달음[無上道]을 구하려는 뜻을 세워서,
모든 사물이 본래 공(空)이므로 생(生)하고 멸하는 것이 없다는 진리[無生法忍]를 얻어,
다시는 미혹한 몸으로 되돌아가지 않는[不退轉] 경지에 머물 것이다.

그리고 이 천왕불께서 세상을 떠나신[船涅槃] 후에도 그 가르침은 이십 중겁동안 바르게[正法]
남을 것이며 전신(全身)의 유골[舍利]을 모시기 위하여 칠보탑을 세우니, 높이가 육십 유순이요,
세로와 가로가 사십 유순일 것이다. 여러 하늘과 사림들은 도두 다 갖가지의 꽃과, 가루 향[抹香],
피우는 향[燒香], 바르는 향[塗香], 의복, 목걸이[瓔珞], 깃발[幢幡], 보배로 된 해가리개[寶蓋]을
바치고, 재주부르는 음악을 연주하며[伎樂] 노래부르고 시를 읊으며[頌] 아름답고 거룩한 칠보탑을
예배하고 공양하니, 한량없는 중생이 모든 번뇌를 여읜 아라한의 경지를 얻고, 무수한 중생이 혼자
스스로 수행하여 해탈의 깨달음인 벽지불(?支佛)의 경지에 도달할 것이며, 생각지 못할 만큼의 많은
중생이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려는 뜻을 세웠고, 끝까지 수행을 관철하여 뒤로 되돌아가지 않는
마음의 경계에 도달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남자 출가 수행자인 비구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 오는 세상에 만일 훌륭한 신앙심을 가진 남자와 여인이 있어 묘법연화경의 이 제바달다품을
듣고 티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믿고 공경하여 의심치 않고 당혹하지 않는 사람은, 지옥, 아귀,
축생의 악한 갈래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시방의 부처님 앞에 태어날 것이며 그 태어나는 곳에서 항상
이 가르침을 들을 것이다. 만일 사망이나 하늘[神]로 태어나면 매우 높고 거룩한 정신적인 즐거움이
가득 찬 생활을 할 것이며, 만일 부처님 앞에 태어날 때에는 부모의 몸을 의탁치 아니하고도 완전한
신체를 갖추어, 홀연히 연꽃에서 보살로 태어날 것이다.”

그런데 이때, 앞서 땅 아래쪽에서 솟아 나온 보배탑 속의 다보세존을 따라온, 진여의 이치와 이것을
이해하는 지혜가 산처럼 높이 쌓인, 지적(智積)이라고 이름하는 보살이 다보불께 여쭈었습니다.

“지금부터 본토에 돌아갈까 합니다.”

그러자 석가모니불께서 지적보살에게 말씀하시기를,

“훌륭한 남자여, 잠깐만 기다려 다오. 여기에 문수사리(文殊師利)라고 이름하는 한 보살이 있으니,
서로 만나보고 불성평등(佛性平等)이라는 최고의 진리에 관하여 여러 가지의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본토에 돌아가도록 하여라.”

그때, 문수사리가 큰 수레바퀴 같은 일천 잎의 연꽃 위에 앉고, 함께 오는 보살들도 역시 보배처럼
아름다운 연꽃 위에 앉아 큰 바다의 한가운데 있는 사가라(娑竭羅) 용궁에서 저절로 솟아올라 허공
속에 머물더니 영취산에 다다르자, 연꽃에서 내려와 부처님 앞에 이르러 머리 숙여 석가모니불과
다보여래의 두 분 세존에게 경례하고 난 후, 지적 보살이 있는 곳에 가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한쪽으로
물러가 앉았습니다.

그러자 지적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묻습니다.

“어진 이여, 용궁에 가셔서 교화하신 그 중생의 수가 얼마만큼 됩니까” 하니 문수사리가 말하기를,

“그 수가 한량없이 헤아릴 수 없으며 입으로도 말할 수 없거니와, 마음속으로 계산하여 볼 수도 없으나
잠깐 기다려 주시면 이제 그 증거가 자연히 나타날 것입니다.”

문수사리의 이 말이 아직 끝나기도 전에 무수한 보살이 보배 연꽃 위에 앉아 바다 속에서 솟아 나와
영취산에 다다라서 허공 속에 머무니, 이 여러 보살들은 모두 이 문수사리에 의해 교화된 사람들로서,
보살로서의 행을 갖추고 다함께 육바라밀에 대한 여러 가지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었으며,
또 본래 성문이던 보살들은 성문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하였으나, 지금은 모두 대승의 육바라밀을
수행하며 모든 것은 공이라 하는 진리를 터득한 사람들입니다.

문수사리가 지적보살에게, “내가 바다에서 교화한 결과가 이와 같습니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때, 지적보살이 시송으로 찬양하였습니다.
『큰 지혜와 덕 갖추시고 참된 용기 굳은 의지로서 무량 중생 교화하심, 지금 여기 모인 사람들과
더불어 내 모두 보았나니, 모든 현상의 참 모습을 자세히 설명하여 많은 중생 인도하고,
속히 깨달음 이루게 할 진실을 열어 밝힌 그 가르침은 무엇인고.』

그러자 문수사리가 말하였습니다.

“나는 바다 한가운데서 오직 <묘법연화경>만을 설하여 왔습니다.”

지적보살이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습니다.

“이 묘법연화경은 매우 깊고도 뛰어나게 거룩하여 모든 경전 중의 보배로서 세상에서 만나기 어려운
가르침인데, 과연 어떤 중생이 부지런히 이 가르침대로 수행하여 속히 부처님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습니다.

“네, 있습니다. 사라가 용왕의 딸은 나이가 겨우 여덟 살이나, 지혜가 있고 영리하여 중생이 몸과 입과
뜻에 의해 짓는 행위[業]를 잘 알아 빈틈이 없고, 가르침을 잘 기억하여 선(善)은 굳게 간직하고
악(惡)은 눌러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능력인 다라니를 얻었으니, 모든 부처님께서 설하신 가르침의
깊은 뜻을 완전히 이해하고 굳게 믿어 간직하여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현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명상도 한순간에 깊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용왕의 딸은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세워
물러서지 않는 경지를 얻었으며, 법을 설함에 있어 자유자재한 웅변력을 얻고 중생을 사랑하는
마음은 마치 자기가 낳은 갓난애를 대하듯이 변함없는 애정을 쏟는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공덕을 구족하니,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는 것은 모두가 더없이 높고 거룩하며 넓고
크며 자비스럽고 공손하며, 그 마음씨는 온화하고 우아하여, 위없는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지적 보살이 다시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석가여래를 뵈옵건대, 한량없는 겁 동안 어렵고 괴로운 수행을 하시면서 많은 공덕을
쌓았으며, 항상 보살의 길을 구하여 수행하시되, 잠시도 쉬는 일이 없었으니, 넓은 삼천대천 세계를
둘러보아도 전생의 석가모니께서 보살로 계실 적에 이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목숨을 바치지
아니하였던 땅이 겨자씨만큼도 없는 바이며, 석가모니께서도 이렇게 하신 뒤에야 겨우 부처님의
깨달음을 얻었거늘, 더욱이 이 작은 여자아이가 잠깐동안에 부처님의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잘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왕녀(王女)가 홀연히 부처님 앞에 나타나 머리 숙여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있더니 시송으로 찬양하고 감탄하였습니다.

『깊이 죄와 복을 통달한 지혜의 광명으로 시방세계 두루 비추시는 높고 거룩한 청정법신,
삼십 이 상 구족하고, 팔십 가지 복된 모습으로 법신을 장엄하니, 하늘과 인간 우러러보고
용과 신들 공경하며 일체 중생의 무리 중에 받들지 않는 이 하나 없네. 설법 듣고 깨달음 이루는 일,
부처님만 아시리라. 내 또한 대승의 길 밝히어서 고뇌 중생 제도하리.』

그때, 사리불이 용녀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대는 오래지 않아 위없이 높은 깨달음 얻겠다고 말하지만 그런 일은 믿을 수 없다.
왜냐하면, 여자의 몸은 때 묻고 더러워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찌 위없는 높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가?

부처님의 깨달음에 도달하는 길은 아득히 멀기 때문에 한량없는 겁 동안 부지런히 고행을 쌓고,
육바라밀을 완전히 수행한 뒤에 겨우 성취하는 것이요, 더욱이 여자의 몸은 다섯 가지의 장애[五障]가
있으니, 그 첫째는 범천왕이 될 수 없는 것이요, 둘째는 제석(帝釋)이며, 셋째는 마왕이요,
넷째는 전륜성왕이요, 다섯째는 부처님의 몸[佛身]인데, 어떻게 여자의 몸으로 속히 성불할 수 있다고
하는가.“

그때, 용녀에게 한 보배 구슬이 있으니, 그 값은 삼천대천 세계와 같았습니다. 그것을 부처님께 바치니,
부처님께서 곧 받으셨습니다. 그러자, 용녀가 지적보살과 사리불 존자에게 말하였습니다.

“제가 지금 보배구슬을 세존께 바치니 곧 받으셨거늘, 이 일이 빠르지 않습니까?”

그들이 대답하기를,

“매우 빨랐다.”

용녀가 다시 말하였습니다.

“저의 성불은 그보다 더 빠릅니다. 그대들의 신통력으로써 저의 성불하는 것을 보십시오.”

그때, 여기 모인 대중이 모두 용녀를 보니 홀연지간에 남자의 몸으로 변하여 보살의 행을 완성한
거룩한 모습이 되어, 남방의 더러움이 없는 무구(無垢)세계에 가서, 아름다운 보배 연꽃 위에 앉아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하니, 삼십 이의 길상과 팔십 가지의 복된 모습을 나타내시고, 널리 시방세계의
일체중생을 위하여서 법화경의 가르침을 설하고 계셨습니다.

그때, 사바세계의 보살, 성문, 하늘, 용, 귀신의 여덟 무리와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들은 그 용녀가
성불하여,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하늘에게 가르침을 설하는 것을 보고 마음에 크게 환희하여 모두
멀리 경례하였습니다.

또 한량없는 중생은 가르침을 듣고 이해하고, 이 위없이 높은 깨달음을 구하여서 물러서지 않는
의지를 가졌으며, 또 어떤 한량없는 중생은 깨달음을 얻을 것이라는 증명을 받으니, 무구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사바세계의 삼천 중생은 물러서지 않는 경지에 머물렀으며, 삼천 중생은
부처님의 깨달음을 구하겠다는 마음을 일으켜서 증명을 받았습니다.

지적 보살과 사리불, 그리고 이곳에 모인 일체 대중은 아무 말 없이 이 거룩한 사실을 마음속 깊이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