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禪門拈頌)

선문염송 제4권 110. 풍번(風幡)

通達無我法者 2008. 2. 15. 16:04
4권에 나오는 사람들 : 달마5세 홍인대사의 제자 - 육조 혜능대사, 숭악혜안국사, 몽산도명존자.
                               달마6세 혜능대사의 제자 - 남악회양선사, 은주영가현각대사, 혜충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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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풍번

두 중이 바람과 깃발을 보고 다투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바람이 움직인다." 하고
하나는 "깃발이 움직인다." 하였다.

육조가 말하되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요,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대들의 마음이 움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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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두현 頌

깃발도 아니요, 바람도 아니라니
납자들은 이것을 일삼아 퍼트리네.
강을 건너는데 배를 타는 것은 예삿일이니
남산(南山)이 불에 타는데 북산(北山)이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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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야각이 송했다.

바람도 아니요, 깃발도 아니라니
말 많은 화상은 표현하지 못한다.
공교한 말로서 진리를 구하려면
공연한 평지 위에 천 겹 산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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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회가 송했다.

바람도 아니요 번도 아니라니
그 말이 생긴 뒤에 세상에 퍼져갔네.
그 늙은이 본 뜻을 알고자 하는가 ?
천태와 남악 사이엔 만겹의 산이 있다.

또 송했다.

바람도 아니요 번도 아니라니
오랑캐가 오물오물 주문을 외는가 ?
이른 봄 정월의 천 만봉에는
은은한 봄�이 쪽빛 같다 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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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탕전이 송했다.

바람도 아니요 번도 아니라니
벼 베는 낫의 날이 초생달 같구나
조사의 정확한 뜻을 뉘라서 알꼬
남악과 천태 사이엔 만겹의 산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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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수가 송했다.

바람도 아니요 번도 아니라니
이것을 밝힐지라도 마음을 깨닫기는 쉽지 않으리
이러쿵 저러쿵한 말 알려 말고
찰간대 위를 조용히 살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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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신이 송했다.

바람도 번도 움직이지 않고 마음만이 움직였다니,
한 가지 말을 어째서 두 가지로 말하는가 ?
늙은 노씨(6조) 지나치게 거만하여서
젊은 좌주 속인 일이 괘씸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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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항박이 송했다

바람도 깃발도 마음고 아니라니

무심코 집은 흙이 황금일세.

조계의 한 가닥 길이 숫돌 같이 평탄 하거늘

무수한 행인들이 굴창에 빠져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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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소 국사가 시중하되

"옛 성현의 방편이 항하사(모래)와 같도다. 육조께서 말하기를
'바람도 번도 흔들리는 것이 아니요 그대의 마음이 흔들린다 '하니
이것이 진리의 자리이며 지극히 묘한 법문이라 , 우리들이 조사문하의 제자라고 하나 무엇으로 알겠는가 ?

어떤이는 말하기를  '바람도 번도 흔들리는 것이 아니요 그대의 마음이 까닭없이 흔들린다 ' 하고
어떤이는  '바람과 번을 흔들지 말고 바람과 번에서 곧장 취해야 한다' 하며,
어떤이는  '바람과 번이 움직이는 곳이 무엇인고 ?' 하며,
어떤이는  '물건에 의하여 마음을 밝힐지언정 물건을 잘못 알지 말라' 하며,
혹은  ' 물질이 곧 <공>이라' 하며,
혹은  '바람과 번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니 의당 묘하게 이해해야 된다' 하니,
조사의 뜻괴는 거리가 멀다.

이미 이러한 갖가지가 아닐진대 어떻게 알아야 할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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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성이 상당하여 이 이야기를 들고는

"여러분, 조사께서 형편따라 방편을 베풀어서 방향을 제시했을 뿐이니
조사께서 분명히 남을 위하는 경지를 알고자 하는가 ?" 하고, 양구 했다가 말하되
"바람과 번과 마음이여, 움직이건 움직이지 않건 모두가 어리둥절할 뿐이다.
조사의 본 뜻을 알고자 하거든 벼랑 밑에서 소쩍새 소리를 조용히 들으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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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본이 말하되

"당시에 그 중들을 내가 보았더라면
'이 잠꼬대하는 친구야, 무엇을 번이라 하며 무엇을 바람이라 하는가 ?' 했을 것이다.
말해보라, 조사의 말씀과 같은가 ? 다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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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고가 이 이야기를 들고는 말하되

"내가 과거에 어떤 노장에게 '이 뜻이 무엇입니까 ?' 하고 물었더니,
그 스님이 장삼소매를 흔들어 바람을 내는 시늉을 하면서 '이게 무엇인가' 하고 물었으니,
아이고, 아이고 ! 사람을 겁나게 하고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구나.
어떤이가 말하기를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요, 번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요,결정코 그대의 마음이 움직인다 ' 하나 ,
나는 항상 학자들에게 묻기를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요, 번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요, 마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라' 했으니,
어찌 하겠는가 ?  여기에 눈을 껌벅일 짬이 있으리요 "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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