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칙 조주감파(趙州勘婆)

제31칙 조주감파(趙州勘婆)

 

조주 종심 선사께서 계시던 시절 한 선승이 노파에게 "대산 가는 길이 어디입니까"라고 물으니

노파가 "곧장 가시오."라고 대답하였다.

선승이 몇 발짝 가는데 노파가 "점잖은 스님이 또 저렇게 가는구만." 하였다.

선승이 조주 선사께 이 사실을 얘기하자 조주 선사께서

"가만히 있거라. 내가 그대를 위하여 노파를 감정(勘定)해 보마."

하시고 그 이튿날 가서 선승과 똑같이 물으시니 노파 역시 똑같은 대답이라.

조주 선사 돌아오셔서 대중에게 "내가 그대들을 위하여 대산 노파를 감정하여 마쳤노라."라고 하셨다.

 

趙州 因 僧問婆子 臺山路向甚處去 婆云 驀直去 僧 裳行三五步 婆云 好箇師僧 又恁?去 後有僧擧似州 州云 待 我去與 勘過這婆子 明日便去 亦如是問 婆亦如是答 州歸謂衆曰 臺山婆子 我與 勘破了也

 

무문 선사 평창

 

노파가 휘장 속에 앉아서 셈대를 놀릴 줄은 알았어도 도적은 몰랐다.

조주 노장님께서 겁을 채우는(劫塞) 기지(機智)를 구차하리만치 잘 쓰셨으나 또한 대인(大人)의 격(格)이 못 된다.

점검해 보면 두 분 모두 허물이 있다.

일러 보라.

어디가 이 조주 선사께서 노파를 감파한 곳인가?

 

無門曰 婆子只解坐籌 幄 要且著賊不知 趙州老人 善用偸營劫塞之機 又且無大人相 檢點將來 二俱有過 且道 那裏是趙州勘破婆子處

 

무문 선사 송

 

물음도 같고

대답도 같으나

밥에 돌이 들어 있고

진흙 속에 가시가 있다 할까

 

問旣一般

答亦相似

飯裏有砂

泥中有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