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어서화(東語西話) 해제 |
천목 중봉(天目中峰: 1243∼1323)스님은 항주 사람으로 15세에 5계를 받고, 그로부터 법화경, 원각경, 금강경, 전등록 등을 두루 열람했다. 후에 천목산(天目山) 사자원(獅子院)에서 고봉원묘(高峰原妙:1238∼1295)스님을 참례하고 그 이듬해에 구족계를 받으시니 달마스님의 29세요, 임제스님의 15세 법손이시다. 이로부터 천목산(天目山), 환산(晥山), 금릉(金陵),변산(弁山), 경산(徑山), 육안산(六安山), 중가산(中佳山), 단양(丹陽), 평강(平江), 오강(吳江), 진강(鎭江) 등에 머물면서 수행에 전념 하였다. 스님의 도덕과 법력이 차츰 알려져 마침내 인종(仁宗)임금까지도 감화되어 '불자국조광혜선사(佛慈國照廣慧禪師)'라 사(賜)하고 금란가사를 보내오기도 했다. 많은 납자들을 제접하다가 영종 3년(英宗:1323)에 시적(示寂)하시니 세수 61이요, 법랍 37하(夏)이시다. 그 후 북정 자적(北庭慈寂)스님에 의해 유저(遺著)로 『천목중봉화상광록(天目中峯和尙廣錄)』 30권이 편집되었고, 원통 2년(元統: 1334)에 입장(入藏)되었다. 이 『광록』의 내용은 시중(示衆), 소참(小參), 염고(拈古); 송고(頌古), 법어(法語), 서문(書問), 불사(佛寺), 불조찬(佛祖贊), 자찬(自贊), 제발(題跋), 산방야화(山房夜話), 신심명벽의해(信心銘闢義解), 능엄징심변견혹문(楞嚴徵心辯見或問), 별전각심(別傳覺心), 금강반야약의(金剛般若略義), 환주가훈(幻住家訓), 의한산시(擬寒山詩), 동어서화(東語西話), 부(賦), 기(記), 설(說), 문(文), 소(疏), 잡저[雜著), 게송(偈頌)등이 실렸다. 이 『광록』은 당토(唐土)에서도 몇번 간행되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77년 불국사선원에서 최초로 빈가장경(頻伽藏經)을 영인하여 보급한 바가 있다. 『광록』을 보아서 알수 있듯이, 중봉스님은 『원각경』, 『능엄경』 등을 비롯한 경론은 물론 『전등록』을 비롯한 선서에도 해박했고, 유.도(儒.道)를 비롯한 제자서(諸子書), 나아가 시(時)와 부(賦)에도 뛰어나셨다. 그런데 이 모두가 일대사인연으로 회통되며, 돈오무심(頓悟無心)을 종으로 삼아 견성성불을 드날리니 달마스님의 바로가리키는 선[直指之禪]과 부합된다. 가히 강남의 고불(古佛)이라 칭송되었을 만하다. 여기에 번역된 『동어서화』는 『광록』제 18, 19, 20권에 해당한다. 저본으로는 빈가장경(頻伽藏經)을 사용했고, 광서 신사(1881)년에 고소각경처(姑蘇刻經處)에서 간행된 판본을 참고로 하였다. 『산방야화』가 대화체로 이루어진 반면에 이 『동어서화』는 주로 설명체로 되어있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중봉스님 자신도 밝혔듯이 『산방야화』를 세상에 내놓으니, 그 책에 대한 비난과 오해가 많아 그것을 해명하려고 내놓게 된 것이다. 선풍(禪風)은 날로 쇠퇴해가고 신심은 더욱 얕아져가는 시절에 달마스님의 바로 가르키는 선[直指之禪]을 종으로 삼아, 돈오돈수(頓悟頓修) 사상을 널리 폈다. 또한 유생(儒生)들의 불교비난에 대해서도 근거있고 설득력있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원각경』을 소재로 한 법문에서는 스님의 교학에 대한 깊이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더구나 이 책에는 중봉스님 자신이 밝혀 놓은 행장(行狀)이 있어 인물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된다. [선림고경총서, 동어서화 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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