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축원(竺元)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 신 고범(新古帆)스님
황암(黃岩) 영석사(靈石寺)의 신 고범(新古帆)스님은 초년에 호구사의 동주(東州)스님을 찾아뵈었는데 동주스님은 그에게 장경각 열쇠를 맡긴 적이 있었다. 그 다음 홍복사(鴻福寺)의 축원(竺元妙道)스님을 찾아뵙고, 어느 날 저녁 방장실에 올라가 자세한 가르침을 청하였다.
”저는,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 [狗子無佛性] 는 화두를 들고 있으나 들어갈 곳이 없으니, 스님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축원스님이 호된 목소리로 꾸짖었다.
”밤이 깊었으니 물러가거라.”
고범스님은 방에 돌아와 욕을 지껄였다.
”나를 위해 말해주지 않으려거든 그만 둘 일이지 성깔을 부리기는…….”
어느 사람이 이 이야기를 전하자 축원스님은, “언젠가 스스로 깨달을 때가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고범스님은 이 말을 듣고 곧 바로 크게 깨쳤으며, 세간에 나오자 축원스님에게 맨 처음 향불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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