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선종사찰을 교종사찰로 바꾸려는 계획을 막다 / 각암 몽진(覺菴夢眞)스님
고소산(姑蘇山) 승천사(承天寺)의 각암(覺菴夢眞)스님은 종지와 설법에 모두 통달하여 사람들은 그를 “작은 대혜선사'라고 일컬었다.
원 지원(元 至元:1335~1340) 연간에 화엄종의 강주(講主)모씨가 조정에 아뢰어 강남지방의 양절(兩浙)에 있는 유명한 사찰을 화엄종 사찰로 바꾸고 교종사찰의 서열을 선원보다 높은 위치에 올려 놓고자 조정의 윤허를 받들고 남방으로 내려오는 길에 승천사를 찾았다. 그 이튿날 각암(覺菴)스님이 법당에 올라 그를 위하여 법문을 하였는데, 화엄경의 전체 종지를 광범하게 인용하여 종횡무진으로 설법하면서 여러 스님들의 논의나 해석의 잘잘못을 마치 손바닥보듯 명확하게 분석해내니 그 당시 화엄종의 강주는 여태껏 듣지 못했던 바를 듣고 큰 법익을 얻었다. 그리하여 “승천사처럼 작은 사찰의 장로마저도 이런데 더구나 항주 큰 사찰의 종사(宗師)는 어떻겠나'하고는 되돌아갔다. 다시 상소를 올려 앞서 내린 어명을 중지케 하였는데 실로 각암스님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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