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22. 중년에야 뉘우쳐 계행을 닦다 / 청차 일계(淸泚一溪)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3. 5. 21:31
 

 

 

22. 중년에야 뉘우쳐 계행을 닦다 / 청차 일계(淸泚一溪)스님


경산사(徑山寺) 한 노스님의 법명은 청차(淸泚)이며, 법호는 일계(一溪)이다. 젊은 시절에 계율을 지키지 않고 음식을 가리지 않다가 중년이 되어서야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살면 얼마나 살 수 있을까? 어느 날 아침 덧없는 저승사자가 밀어닥치면 어떻게 쫓아버릴 수 있겠는가?”

마침내 모아두었던 의복과 재물을 모두 거두어 보경사(普慶寺) 동편에 관음당(觀音堂)을 짓고 청정한 계행을 닦으면서 정토에 왕생하기를 기원하였다. 그뒤 몇년이 지나 손수 금강반야경을 쓰다가 “3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라는 구절에서 붓을 쥔 채로 반듯이 앉아 입적하였다.

지정(至正) 정유(1357)에 북쪽 오랑캐가 보경사와 부근의 민가를 불태웠으나 관음당만은 그대로 있었다. 부처님 말씀에, 선악의 응보는 마치 그림자나 산울림 같다고 하셨는데 어찌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