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34. 썩지 않은 시체

通達無我法者 2008. 3. 5. 21:48
 

 

 

34. 썩지 않은 시체


지순(至順) 경오(1330)년, 절서(浙西) 지방에 매년 흉년이 들어서 항주 고을에 굶어 죽은 자의 시체더미가 서로 뒤엉키자, 관리들은 마을의 우두머리에게 인부를 부려 육화탑(六和塔) 뒷산에 큰 구덩이를 파고 그 속에 매장하도록 하였다. 그 속에 한 노파의 시신이 있었는데 십여일이 지났는데도 썩지 않고 매일 여러 시신 위로 올라와 있었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한 나머지 그의 몸을 뒤져보니 품 속의 작은 주머니 속에 염주와 세 폭의 아미타불도가 들어 있었다. 이 일을 관리에게 알리고 널을 구입하여 시신을 안치하고 화장을 하자, 연기와 불꽃 속에 불보살의 모습이 찬란하게 현신하였다. 이 일을 계기로 신심을 내어 염불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