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46. 고난을 구해주시는 아미타부처님

通達無我法者 2008. 3. 5. 21:56
 

 

 

46. 고난을 구해주시는 아미타부처님


원 지정(至正) 15년(1355) 겨울, 장사성(張君誠)이 호주(湖州) 강절(江) 지방을 침공하자 승상이 경산사의 말사 화성사(化城寺) 승려 혜공(慧恭)에게 그 고을 백성을 집결시켜 경계의 산마루를 방어하라고 명하였다. 어느 날 적병이 경계를 침범하자 혜공스님은 향병(鄕兵)을 거느리고 격전을 치르어 적병은 패해서 도망가고 40여 명의 포로를 잡아 관가로 송치하는 도중 서호(西湖)의 조과사(鳥窠寺)에서 유숙하게 되었다. 동이 텄을 때 마침 조과사의 전 주지였던 요주(饒州) 천령사(天寧寺) 모대유(謀大猷)스님이 느린 걸음으로 행랑간을 산책하자 포로들은 스님의 우아한 모습과 쉬지 않고 염불하는 소리를 듣고서 마침내 모두가 ”노스님! 우리를 구해주십시오.”라고 소리쳤다. 스님께서는, ”나는 너희들을 구해줄 수 없지만 너희들이 지극정성으로 “나무구고구난 아미타불(南無救苦救難 阿邇陀佛)'을 하면 아미타불이 너희를 구해줄 것이다.”라고 하니, 포로 가운데 세 사람은 스님의 말을 믿고서 쉬지 않고 큰소리로 염불을 하였다. 이윽고 관리가 포로를 데리고 출발하려고 모두 형틀의 쇠고랑을 바꾸어 묶었는데 우연히 이 세 사람은 형틀이 없어 새끼줄로만 묶어놓았다. 관가에 도착하여 죄수를 심사할 때도 관리가 유별나게 이 세 사람만을 국문하였다. 그 중 한 사람은 보리밭을 다듬다가 적병에게 붙잡혀 왔다고 진술하였고 나머지 두 사람은 원래 명주(明州) 봉화현(奉化縣)의 톱(鋸)장이였는데 이곳에 고용되어 일하다가 사로잡혔다고 하여 이 세 사람은 풀려나게 되었다. 그들은 조과사를 찾아 대유스님에게 감사의 절을 올린 후 떠나갔다.

내 곰곰히 생각해보니, 우리 아미타불은 서원(誓願)이 깊으셔서 염불하는 자는 임종 때 영험을 얻을 뿐 아니라 현세에서 처형되려는 죄수까지도 그의 가호로 풀려나게 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지 않는 사람은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