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59. 무정불성(無情佛性)에 관하여 논하다 / 경산 여암(如菴)장주

通達無我法者 2008. 3. 7. 08:43
 

 

 

59. 무정불성(無情佛性)에 관하여 논하다 / 경산 여암(如菴)장주


경산 여암(如菴)장주는 태주(台州) 위우현(委羽縣) 사람으로, 교학을 하다가 선공부로 들어왔다. 침착하여 서둘지 않았으며, 내전(內典:불경)과 외전(外典)에 널리 통달하고 자기 생사문제는 더욱 치밀하고 철저하게 파고들었다.

노년에는 천동산 왼편 산기슭에 은거하였는데, 나는 지정(至正) 갑신(1344)년에 그의 은거처를 찾아갔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무정물에 불성(佛性)이 있는지 유정물에 불성이 있는지에 언급하게 되자 이리저리 따지고 묻고 하다가 여암스님이 갑자기 말하였다.

”내 기억으로는 교학하는 큰스님 한분이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무정 속에 본래 불성이 있는가, 아니면 불성이 어디에나 있어서 무정에도 막히지 않기 때문에 무정 속에 불성이 있다는 것인가”하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급히 막으면서 말했다. 불성은 텅 비어 말과 명칭을 벗어나 있으니 있다 할 수도 없고 없다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자 여암스님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