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2장) 3. 시자를 엄중하게 훈계하다〔嚴訓侍者〕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5:19

 

 

 

당(唐)나라 지정(智正: 559~639)스님은 정주(定州) 안희현(安喜縣) 사람이다.   개황(開皇) 10년에 칙명을 받들어 승광산(勝光山) 인수사(仁壽寺)에 머물렀었다.   다시 종남산(終南山) 지장사(至相寺)로 들어가 연법사(淵法師)와 도반이 되어 28년간을 일체 세상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스님에게는 지현(智現)이라는 제자가 있어서 항상 법과 가르침을 받들었다.   스님이 저작할 것이 있어 단정히 앉아서 생각을 하면, 지현스님은 종이와 붓을 잡고 서서 시중을 들며 말씀하시는 대로 써나갔다.   몇 년 동안 처음부터 자리에 앉기를 허락하지 않았는데 하루는 발이 굳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땅에 엎어져버렸다.   그러자 스님은 꾸짖으며 말하였다.

   "옛사람은 한 발만 딛고 칠일 동안 서서 정진하였다는데 지금 네가 서자마자 자빠진 것은 의지가 굳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의 엄격함이 이러하였다.  

  

   찬탄하노라.

 

   땅에 엎어져도 오히려 꾸짖음을 더하니

   너무 심하다 하지 않겠는가.

   아아!

   옛사람들이 몸을 잊고 법을 위함이여.

   혜가대사는 허리까지 눈이 쌓이도록 서 있었고

   정자(程子)의 제자들은 눈이 석 자나 쌓이도록 서 있었으나

   이보다 더하지는 못하리라.

   요즈음은 앉아서 도(道)를 논의하면서도

   여전히 게으르고 싫증내는 이가 있다.

   스승이 엄해야 도가 높아진다는 말이 폐지된 지 오래이구나.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