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唐)나라 도림(道琳)스님은 동주(同州) 합양(郃陽) 사람이었다. 35세에 출가하여 태백산 깊은 바위굴로 들어가 살았다. 그 후 나라의 명으로 대흥국사(大興國寺)에 머물렀으나 잠시 있다가 양산(梁山) 남쪽으로 도망가버렸다. 평생토록 검소한 생활을 본분으로 삼았으며 여자는 마음을 더럽히는 근본이라 여겨서 일생 동안 만나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들에게는 설법을 하지도 않고 음식을 받지도 않았으며 방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였다. 돌아가실 때조차도 병문안 오는 사람이 있으면 장막 너머로 보아 미리 알고는 멀리서 막아 대면하지 못하게 하였다.
찬탄하노라.
부처님의 율장(律藏)중에도
설법이라면 여인에게도 허락하셨으나
다만 이빨을 보이지 말 것이며
많은 말을 하지 말라 경계하셨다.
그런데 스님께서는 설법조차 안하셨으니
잘못된 일 바로잡음이 지나치다 하겠다.
그러나 경박해진 말세 풍조에서는
여인에게 설법 안함이 걱정거리가 아니라
설법하느라 물드는 일이 걱정일 뿐이다.
이러한 스님이라면 진실로
뒷사람의 모범되기 충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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