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2장) 8. 선서(仙書)를 받지 않다〔不受仙書〕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5:31

 

 

 

당(唐)나라 법상(法常)스님은 양양(襄陽) 사람으로 성품이 강직하고 영민하며, 납의(衲衣)와 바랑과 발우만으로 살았으며, 아침공양만을 하였다.

   정원(貞元) 연간에 천태산에서 매산(梅山)으로 갔는데, 매산은 매복(梅福)이 옛날에 은거했던 곳으로, 스님은 그곳에 거처를 잡았다.

   하루는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는 범상한 사람이 아니다.   이 돌창고 속에는 성스러운 책이 있으니 그것을 받는 사람은 세상의 주인이 되거나 제왕(帝王)의 스승이 될 것이다."

   법상스님이 말하였다.

   "이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옛날 승조(僧稠)스님은 선경(仙經)을 돌아보지 않자 그 책이 스스로 없어졌다고 한다.   나는 오직 열반을 즐거움으로 삼을 뿐이다."

   이에 신인(神人)이 탄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