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梁)나라 법운(法雲: 467~529)스님은 양선(陽羨) 사람으로 7살에 출가하여 장엄사(莊嚴寺) 보량(寶亮)스님의 제자가 되었다. 매우 영특하여 묘음사(妙音寺)에서 「법화경(法華經)」, 「유마경(維摩經)」을 강설하였는데 학인들이 바다처럼 모여들었다. 천성이 진실하고 효성스러워 부모님의 안색을 살피며 뜻에 맞게 봉양하였다. 어머니 상(喪)을 당하자 수척한 모습으로 지나치게 예(禮)를 갖추며 여러 날을 먹지 않자, 승민(僧旻)스님이 그에게 말하였다.
“성인께서 예법을 제정하시자 현인은 정도를 낮추어서 나아갔고, 어리석은 사람은 애써 따라갔다. 그리고 수척해져도 생명을 잃게까지 하지는 않았다 하니 여기까지는 유종(儒宗)에서도 하는 말이다. 더구나 우리에게는 부처님의 지극한 말씀이 있지 않은가? 낳아 준 은혜에 보답하려 한다면 가까이는 때때로 거동을 봉양하고, 멀리는 보리(菩提)를 계발하도록 마음〔神識〕을 인도해야 한다. 그러므로 속히 원대한 이치를 생각하여 생사를 건너는 나루터를 이루어야 할 것인데, 감정 가는대로 하여 자잘하고 사소〔細近〕한 것과 같아져서야 되겠는가?
법운스님은 그제서야 슬픔을 끊고 약간의 죽을 내어오게 하였다.
찬탄하노라.
증자(曾子)는 모친상에 7일동안
물 한방울 입에 넣지 않았다 하나
법운스님의 경우를 살펴보면
증자인들 이보다 더할소냐.
세속에서는 ‘불교는 어버이를 버린다’하지만
그것이 될 법이나 한 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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