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5장) 7. 왕자를 감동시켜 깨우쳐 주다〔感悟東宮〕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7:01

 

 

 

 당(唐)나라 현완(玄琬 : 562~636)스님은 홍농(弘農) 화음(華陰) 사람이다.    정관(貞觀) 초(627)에 황제가 현완스님의 계덕(戒德)이 조야(朝野)가 함께 우러러볼 만하다 여겨 황태자와 여러 제후들에게 보살계를 받으라고 칙명을 내렸다.

   스님은 황태자에게 글을 올려 말하였다.

   “이제 경전에서 반드시 실천하라 한 4조목을 대략 설명하겠사오니 유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첫째는 자비를 행하는 것입니다.    이는 「열반경(涅槃經)」의 청정행〔梵行〕이라는 문자에 의지하여 널리 중생구제하는 덕을 기르는 것을 말합니다.

   둘째는 살생을 줄이는 것입니다.    이는 태자께서 드시는 평상시의 반찬이 삶은 고기가 많다는 것을 말합니다.    전하 한 분의 생각이 뭇 관료들에게 두루 미치며 생명을 끊는 근거에 이르러서는 모두가 전하께 미루니, 살생을 줄여 장수를 누리십시오.

   셋째는 기(氣)를 순화하는 것입니다.    살생하지 않는 것을 어질다〔仁〕합니다.    인(仁)은 내장으로는 간(肝), 5행으로는 목(木)을 주관하며, 목(木)은 봄에 만물을 길러내는 데 속합니다.    전하께서는 현재 소양(少陽)에 자리하였습니다.    봄에는 살생을 금지하여 고기를 끊으시어 양(陽)의 기운에 순화하십시오.

   넷째는 재계일(齋戒日)을 받드는 일입니다.    해마다 3선월(三善月)에는 재계하고 매월 6재일(六齋日)에 재계하라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금생(今生)에 큰 복을 누리시는 것은 모두가 전생의 선인(善因)을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다시 덕을 닦으실 수 있다면 더더욱 아름다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황태자가 답변하였다.

“스님께서 묘한 법 4조목을 주시니 삼가 마음 깊이 간직하고 생활 속에서 받들어 실천함으로써 길이 수승한 복인(福因)을 쌓아 가피를 입는 바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