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隋)나라 지순(智舜)스님은 조주(趙州) 사람으로 북쪽 정산(亭山)에 노닐다가 그 산중에 암자를 지었다. 하루는 어떤 사냥꾼이 꿩을 쫓고 있었는데, 그 꿩이 스님 방으로 뛰어들어왔다. 스님이 놓아주기를 간곡히 권하였으나 사냥꾼은 들어주질 않았다. 그리하여 귀를 잘라 그에게 주자 사냥군은 깜짝 놀라 깨닫고서 활을 던지고 꿩을 놓아주었다. 이 일로 여러 마을에서 사냥하는 생업을 버리게 되었다. 스님은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을 볼 때마다 흐르는 눈물이 얼굴에 가득 찼으며, 옷을 벗어주고 음식을 줄여 보시하는 등 하지 않는 일이 없었다.
찬탄하노라.
맹자가 말하기를
'지극한 정성에는 감동하지 않는 것이 없다'하였는데,
지순 노숙(老宿)에게서 이를 증험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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