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6장) 8. 전염병이 도는 곳에 몸소 가다〔躬處癘坊〕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7:21

 

 

 

당(唐)나라 지암(智巖)스님은 단양(丹陽) 곡아(曲阿) 사람이다.   지혜와 용맹이 남보다 뛰어나 호분중랑장(虎賁中郞將)의 직책을 갖고 있었으며, 술주머니를 늘 활 머리에 걸고 다녔다.   그 후 완공산(浣公山)에 들어가 보월(寶月)스님에게 출가하였다.

   하루는 지난날 같은 군인이었던 자사(刺史) 엄찬(嚴撰). 장작(張綽) 등이 스님이 출가하였다는 소문을 듣고 그를 방문하게 되었다.   심산에서 고적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스님에게 말하였다.

   "낭장(郎將)께서는 광기가 도셨는가, 무엇 때문에 이런 데 있는고?"

   스님이 응수하였다.

   "나는 미쳤다가 깨어나려 하네만, 그대들은 바로 지금 미친기가 발동하려 하네."

   석두성(石頭城)에 전염병 든 사람의 방으로 가서 그를 위해 설법해 주고 고름을 짜고 더러운 것을 씻어 주는 등 매우 자상하게 살펴주었다.   영휘(永徽) 연간(650~655)에 전염병이 도는 곳에서 임종하였는데 안색이 변치 않고 열흘이 지나도록 특이한 향기가 진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