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6장)17. 자기 몸처럼 병을 간호하다〔看病如己〕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7:36

 

 

 

송(宋)나라 고암(高庵 : 1074~1132)스님은 운거사(雲居寺)에 살 때 어떤 납자가 병들었다는 말을 들으면 연수당(延壽堂 : 늙고 병든 이를 보살피는 간병실)으로 옮겨놓고 마치 자기 몸에 병이 든 것처럼 걱정하였다.

   아침 저녁으로 병 문안을 하고 몸소 약을 달여서 먼저 맛을 본 후에 환자에게 먹였다.  

혹 날씨가 조금이라도 차가우면 그의 등을 어루만지면서 "옷은 한 벌뿐이 아닌지?" 하고, 혹 더워지면 그의 기색을 살피면서 "너무 덥지는 않느냐?" 하였다.  

그러다가 죽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있고 없는 것을 묻지 않고 절의 비용으로 예를 갖추어 장례를 치뤄주었다.

 

   찬탄하여 말한다.

 

   경전에서도 8가지 복 중에서

   간병(看病)이 제일이라 하셨으니

   진실로 집 없는 납자가

   세상 외톨이로 병고에 시달림을

   불쌍히 여기심이 아니겠는가?

   승방(僧坊)의 주지로서

   병든 사람이 그에게서 조리하지 않고

   죽은 사람이 그에게 염하지 않게 한다면

   어찌 자비로운 도라 하겠는가?

   모든 주지는 고암스님을 본받아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