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宋)의 분양 무덕(汾陽無德)스님은 여덟 차례에 걸쳐 70명의 스님들의 청을 받았으나 결코 세상에 나가지 않았다. 양양(襄陽) 백마사(白馬寺)에서 한가히 지내며 분수(汾水) 주변에 사는 사부대중 천여명을 물리쳤으나 끊임없이 간곡하게 청하자 그들의 바램에 응하였다. 그리하여 종풍(宗風)을 크게 떨쳤으나 문지방을 넘지 않고 스스로 절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노래를 지어서 자기 뜻을 보였다고 한다.
찬탄하노라.
큰스님들 깨친 뒤의 행적을 차례로 살펴보니 대개는 빛을 감추었다가 때가 이르면 드러내었다. 그러나 분양스님은 여덟 번 청하여도 가질 않았으니 도를 간직함이 더욱 깊다 하겠다. 그 후 종풍이 크게 떨쳤으니 근원 깊은 물이 멀리 흐른다 함이 아니겠는가? 요즈음은 어린 나이에 능력 하나 믿고 급급하게 출세에 뒤질세라 염려하고 있으니 과연 잘못이로다. 설익은 것은 따냈다 해도 끝내 향기가 멀리 퍼지지 않으니 납자들은 때때로 자신을 경책해야 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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