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평
어떤 사람이 물었다.
"세존(世尊)께서는 정각(正覺)을 이루자마자 화엄경을 연설하시었으며, 어떤 사미는 7살에 경전을 강의하기도 하였으니, 반드시 여러 해를 은둔해야 한다면 중생 교화는 어찌해야겠는가?
"그러나 그대는 옛사람의 그윽히 은거함이 유독 세속을 잊었을 뿐 아니라, 도가 높아질수록 뜻은 더욱 부지런해지며 마음이 밝아질수록 일을 더욱 조심했다는 것은 모른다고 하겠다. 그 분들은 물가나 숲에서 부처 될 씨앗을 기르면서, 과일이 익고 향기가 진동하여 천룡(天龍)이 따주기를 기다렸으니, 따놓는 대로 넉넉하였다. 그대는 여래의 1대(一代) 중생 교화만을 보았을 뿐, 3대 아승지겁의 수행은 모르는구나. 7살 먹은 사미의 설법이 다생(多生)토록 익힌 훈습임을 어떻게 알겠는가? 불법은 생선이 아니다. 어찌 썩어 문드러질까를 두려워하랴."
이 말씀은 비록 소소한 것 같아도 큰 도에 비유할 만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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