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9장) 10. 만리길을 찾아가 의심을 결단하다〔萬里決疑〕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20:33

 

 

 

당(唐)나라 대수(大隋)스님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겁화(劫火)가 환하게 탈 때에 이것도 파괴될까요, 되지 않을까요?"

   "파괴된다."

   "그렇다면 그를 따라가겠군요?"

   "그를 따라가지."

   그 스님은 이를 의심하고 스승을 찾아 참구하느라고 만리에 이르도록 산천을 돌아다녔다.

 

   찬탄하여 말한다.

 

   옛사람은

   털끝만큼이라도 가슴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스스로 속이려 하지 않고

   반드시 결택을 구하여

   탁 트인 뒤에야 그만두었다.

   어찌 가는 길이 수고롭다 여겼겠는가?

   이른바

   "한 구절로 그의 말을 따라

   천산(千山)을 달리는 납승이다"한 것이

   바로 이를 지적한 것이다.

   지금은 스승을 찾아 도를 묻게 하면

   몇 걸음 못 가서 상을 찌푸리지만,

   이익과 명예를 쫓게 하면

   만리도 거뜬하게 나선다.

   팔순(八旬)에 백개의 고을을 찾아다닌 조주스님이여,

   당신의 고고한 도풍 아득히 멀어

   바라볼 수 조차도 없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