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 공부하는 법 /경허스님
출세 대장부가 마음을 내고 결정하는 뜻을 세워서 평생에
깨달아 얻은 것과, 풀어 알아 얻은 것과 일체 불법과 네 귀절
여섯 귀절의 문장과, 말로 말하는 삼매를 가져다 한 번 쓸어
태평양 바다 속으로 향하여 쓸어 보내고, 다시는 들어 말하지 말며
팔만사천 미세한 생각 머리를 잡아 한 번 끊어 앉히고는 도리어
본래 참구하던 화두를 가져 한 번 들어 일으키되,
다만 맨 뒤 한 귀절만 가져 힘을 써서 들어 일으키어 들어 오고
들어 가다가 화두만 앞에 나타나서 들지 않아도 스스로 들어지며,
고요한 가운데나 시끄러운 가운데나 들지 않아도 들어지거든
도리어 여기 와서야 의심을 일으킴이 좋으니,
다니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옷입거나 밥먹거나 똥누거나
오줌누거나하는 일체 곳에 온 몸으로 아울러 한낱 의심덩이로 되어져서
의심하여 오고 의심하여 가며, 맞닥뜨려 오고 맞닥뜨려 가되 몸과 마음이
정(定)을 이루거든 그 환함을 찾을지언정 화두상을 향하여 점쳐 헤아리거나
어록이나 경서에서 찾거나 함은 옳지 않으니
바로 모름지기 닭이 알을 깔 때에 새끼가 알속에서 껍질을 탁 쪼아 깨는
마당에 끊어지며 짚불에서 콩이 터져 나오는 것과 같이 되여야 바야흐로
비로소 집에 이른 것이니라.
만약 이 화두가 들어도 일으켜지지 않고 화두가 식어져서 담담히
재미 없을 때에는 나직나직 소리를 내어 이뭣고를 잇달아 세 번쯤 들면
화두가 문득 힘이 있어짐을 깨달을 것이다.
여기에 이르면 바로 힘을 쓰기 좋을 것이니 가히 놓아 버리지 말지니라.
모든 사람은 각각 뜻을 세우고 정신을 차려서 눈알을 잡아 비비어
정진하는 가운데 다시 더 정진하며, 용맹한 곳에 다시 더 용맹하여
맷돌 맞듯 함에 밟아 부딪히면 온갖 것이 깨달아 질 것이니 여기에
이르렀거든 바로 선지식을 친견함이 좋으니라.
이십 년 삼십 년을 묻지 말고 물가에나 숲 아래서 길이 성스러운 태아를
기룰지니라.
하늘 용을 추천하여 낸다면 감히 사람들 앞을 향하여 큰 입을 열고,
큰 말씀을 하며 금강권을 삼켰다 토했다 자재하며 가시 찌르는 숲 가운데라도
팔을 흔들고 지내 나올 것이며, 한 생각 가운데에 시방세계를 삼켜버리며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토해 낼 것이니
만일 여기에서 이르렀다면 바야흐로 너의 이마에
노사관을 쓰고 보신(報身) 부처님과 화신(化身) 부처님 머리에 앉았다고
허락하려니와 혹 그러하지 못하거든 낮에도 참구하고 밤에도 참구하여
포단 높이 붙여 급히 눈알을 붙여 보아라.
이것이 무엇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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