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어(法語)

두견새가 피 삼키며 울듯 간절하고 간절하게 기도하라 / 혜정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5. 3. 19:18

두견새가 피 삼키며 울듯

간절하고 간절하게 기도하라

 

 

법주사 회주 혜정스님

 

법주사 회주 혜정 스님은 “신심이 없으면 죽은 송장과 같다”며 “뼈가 으스러지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분들은 지금 지장기도 100일 원력을 세우고 정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도는 내가 하는 것이요, 마음이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기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취여부가 달려 있습니다. 지장 보살은 모든 중생을 다 제도하겠다는 원을 세운 분이십니다. 관세음보살이 현생계의 중생을 위해서 주로 자비행을 행하신다고 하면 지장보살은 고통 받고 있는 중생들을 제도해서 저 지옥이 텅텅 비었을 때 마지막으로 성불하겠다다는 대원력을 세운 분입니다.

기도로 태어나 기도로 생 마쳐

우리는 일생을 기도로 태어나서 기도로 생을 마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린 아이가 나올 때 웃고 나옵니까, 울고 나옵니까? 왜 우느냐? 세상에 막상 나와 보니 두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내가 뭘 하고 싶은데 말로 할 수도 없으니 할 수 없이 유일한 수단인 울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럼 엄마가 젖도 주고 더운 날에는 부채도 부쳐 주지 않습니까? 갓 태어난 아기의 울음은 그야말로 정성을 다한 기도입니다.

기도는 인류가 이 세상에 출현할 때부터 있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고 보니까 모든 것이 불안하고 두렵고 앞길이 막막하거든요. 제발, 내가 사는 동안 무사하게 건강하게 큰 피해 없이 살게 해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합니다. 아주 원천적이고 아주 소박한 기도입니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과 달은 물론 고목 앞에서도 기도를 합니다. 그만큼 우리는 나약하다면 나약한 것이고 원이 많다면 원이 많은 것입니다. 이것을 만물숭배 또는 애니미즘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모든 종교는 타력 신앙과 자력 신앙이 거의 상반돼 있습니다. 다른 종교는 한 90%가 타력신앙에 속한다고 보면 불교는 반반입니다. 오히려 자력 신앙에 더 포인트를 둔 것이 불교입니다. 여러분들께서 시간을 많이 할애해서 100일, 1000일을 해도 기도답지 않게 기도를 하면 별 효과가 없습니다. 기도는 시간과 결코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말은 뭐냐, 기도할 때는 몸과 마음을 하나로 해서 마음에 더 초점화 시켜서 일체 망상잡념 다 없애고 간절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높은 낭떠러지 위에 서서 밑을 내려다보는 마음으로, 외나무다리를 밤중에 건너가는 그런 마음으로, 뒤에서 자신에게 총을 쏘려는 상황에서의 마음으로 절실하게 해야 합니다.

내가 지장보살, 지장보살 하고 나면 지장보살과 내가 둘이지만 다음번에는 어느새 지장보살과 내가 한 몸이 됩니다. 이 때는 10분쯤 기도한 것 같은데 몇 시간이 흘러갑니다. 그것은 기도삼매경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간절한 기도를 한 후 가피를 기대 해야지 쥐꼬리만큼 기도하고, 입제 때와 회향 때 잠깐 기도하거나, 돈을 주고 대리인을 선정해서 여기 스님들에게 목탁 쳐 달라고 하면 아무런 소용 없습니다. 기도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겁니다. 그렇게 하고 뭘 바란다고 하는 것은 양심에도 어긋나지만 불자로서도 그런 자세는 허용이 안 됩니다. 자기가 해야만 합니다.

기도삼매경 체험해 보아야

이 기도로 가족이 잘 되고, 이웃이 잘 되고, 부산 시민이 잘 되고, 우리 민족이 잘 되고, 세계 60억 인구가 다 평화롭게 살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한 사람의 간절한 기도의 마음이 온 우주법계를 뒤흔들어 놓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이 범어사 기도에 동참한 것은 아주 잘 하신 겁니다. 전생에 이런 법회에 동참할 수 있는 복을 지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복이 없는 사람은 여기 오고 싶어도 못 옵니다. 또 복이 없는 사람은 이런 것을 들어도 다 귀에서 흘려버립니다. 이 자리에 앉아 계신 여러분은 부산 시민 중에서도 가장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도 믿게 될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기도할 때 눈물을 흘려가면서 아주 뼈가 으스러지는 그런 마음으로 아주 간절히 해야 합니다. 두견새가 밤을 새워서 울다가 목이 메면 다시 넘어오는 피를 머금고 울고, 또 웁니다. 두견새 우는 소리를 들어 보셨습니까? 울다가 울컥 하고 흐느끼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울다가 목에 피가 나와서 그 피를 삼키는 그 순간입니다. 얼마나 간절합니까? 그런 마음으로 기도를 해야 합니다. 이 법당이 가득 차도록 10만원 수표를 가져다 넣어 보십시오. 그렇다고 해서 지장기도 원만성취가 되느냐 하면 안 됩니다.

마음 다한 기도가 正道

자기 자신한테 간절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참선도 마음으로 하고, 주력도 마음으로 하고, 간경도 마음으로 하고, 절도 마음으로 하고, 지장 기도도 마음으로 하는 겁니다. 비록 형식은 다르고 가는 길이 다를 것 같지만 백 천 강물이 한 바다로 들어가듯이 하나로 모아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뭐든지 자기 성향에 맞는 것을 딱 하나 잡아서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불교이기 때문에 참선을 해야 한다 그래서 기도하다 참선하고, 금강경을 독송해야 한다고 해서 금강경을 독송하고, 주력을 해야 한다고 해서 주력하고, 그러다가 이것도 저것도 다 놓치고 마는 것입니다.

양심적으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 동안에 열심히 한 적이 몇 번이나 있습니까? 감히 대답을 못하겠지요? 어떤 사람은 서서 열심히 합니다. 옆 사람이 보면 참 열심히 기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엉망입니다. 오만 잡되고 허망한 생각으로 꽉 차 있습니다. 몸은 비틀어지고 누워있어도 마음을 하나로 해야 바른 기도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 기도만 열심히 하면 안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의 다양한 모든 수행이 다 기도라는 시각에서 보면 모두 기도입니다. 참선하는 것도 내가 화두 깨쳐서 부처가 되는 것이고, 기도라는 것도 내가 마음 맑혀 부처가 되는 것이고, 경을 읽는 것도 부처님 말씀을 듣고 부처님 가는 길을 가기 때문에 전부 다 똑같은 겁니다.

지장보살의 위신력은 항하사겁수가 다하도록 설명해도 다 못쓴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기도는 집에서도 절에서도 항상 이어가고 또 100일 마쳤다고 해서 놓지 말고 일생을 걸고 해야 합니다. 일생을 걸고 하다보면 내생까지 연결 됩니다.

그래서 지장기도를 많이 하면 그동안의 업도 자꾸 소멸 됩니다. 기도를 많이 하면 얼굴이 훤해지면서 광채가 납니다. 눈도 아주 반짝반짝 해지고 몸도 건강합니다. 정신을 하나로 딱 모으기 때문에 웬만한 병은 다 사라집니다. 몸 아픈 사람이 기도해서 병 낫는다는 게 거짓말이 아닙니다.

따라서 불자가 점을 친다거나, 또는 사주를 본다거나, 관상을 본다거나, 굿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모두 삿된 짓입니다. 계를 받은 제자들은 절대로 그런 데 가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범망경에 나와 있습니다. 여기 오신 분 중에서 한 번도 안간 사람이 있습니까? 없죠? 그러나 그것도 가족과 자식을 위해서 가는 자비심이니까 그 근본마음은 괜찮습니다만 그 방법은 틀린 것입니다.

신심 없으면 송장과 같아

신심이 없으면 그냥 송장과 같습니다. 신심만 있다면 신심과 동시에 원은 한 50% 성취 됩니다. 어떻게 알지도 못하고 믿어야 되느냐 따지는 자체가 안 되는 겁니다. 불교는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논리나 시공을 초월한 경지이지 우리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따지는 것은 박복한 짓입니다.

그리고 마음을 너그럽게 가지십시오. 부처님 마음은 허공과 같습니다. 우리 중생의 마음은 바늘과 같지만 이 마음은 망망대해 보다 더 크게 넓힐 수 있습니다. 기도와 함께 자비의 마음을 가지려 노력한다면 그 분이 바로 부처의 길을 제대로 가는 사람입니다. 좀 더 큰 원력과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기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