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어록(達磨語錄)

관심론(觀心論)-8. 염불의 진정한 의미

通達無我法者 2008. 9. 7. 19:40

 

 

 

8. 염불의 진정한 의미


또 묻기를, "경에 이르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염불(念佛)하면 서방정토(西方淨土)에 왕생(往生)한다'고 하였으니, 이것은 묘문(妙門, 정토문)으로써 성불(成佛)한다는 것인데, 어찌 마음을 관찰하기만 하면 해탈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답하시기를, "염불하는 이는 반드시 바른 생각을 닦아야 한다. 요의(了義)를 바르다고 하고, 불요의(不了義)를 삿되다고 하는 것이니, 바른 생각으로는 반드시 서방에 왕생하거니와, 삿된 생각으로야 어찌 저 언덕에 도달할 수 있겠는가?

불(佛, Buddha)이라 함은 깨달음이니, 이른바 몸과 마음을 깨닫고 살펴서 악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요, 염(念, smrti)이라 함은 기억하는 것이니, 계행을 기억해 지녀서 잊지 않고 부지런히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를 알아야 비로소 바른 생각이라 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생각은 마음에 있는 것이요, 말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통발을 의지하여 고기를 잡고 말을 의지하여 뜻을 얻는 것이니, 이미 염불이라는 명칭을 붙였다면 모름지기 염불의 실체를 실천하여야 한다. 만약 생각에 실체가 없이 부질없이 입으로 명호(名號)만 외운다면 스스로 헛수고만 할뿐이니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또 입으로 외우는 송(誦)과 마음으로 생각하는 염(念)은 이름과 뜻이 아득히 다르다. 입으로 하면 외운다 하고, 마음으로 하면 염(念)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염하는 것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깨닫는 수행의 문이요, 외우는 것은 입에 속하는 것이므로 곧 이것이 음성의 형상임을 알아야 한다. 형상에 집착하여 복(福)을 구하는 것은 마침내 옳음이 없다.

그러므로 경에 이르시기를, '무릇 형상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하다'고 하셨으며, 또 이르시기를, '만일 물질로써 나를 보려하거나 음성으로써 나를 구하려 한다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실천하는 것이니, 마침내 여래를 친견할 수 없다'고 하셨으니, 이것으로써 관찰하건대 일의 형상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과거 여러 성인들이 닦는 공덕은 모두가 다른 말씀이 아니라 오직 마음을 논하였을 뿐임을 알 수 있다. 마음은 여러 성인들의 근원이며, 마음은 모든 죄악의 주인이다. 열반의 즐거움도 마음에서 생기고, 삼계의 윤회도 마음에서 일어난다. 마음은 세간을 벗어나는 문턱이요, 마음은 해탈하는 나루터이다. 문턱을 아는 이가 어찌 이루지 못할까 염려하고, 나루터를 아는 이가 어찌 도달하지 못할까 근심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