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어록(達磨語錄)

관심론(觀心論)-7. 목욕시킨다는 진정한 의미

通達無我法者 2008. 8. 23. 20:37

 

 

7. 목욕시킨다는 진정한 의미

묻기를, "{온실세욕중승경(溫室洗浴衆僧經)}에 이르기를, '여러 스님들을 목욕시켜 주면 복을 한량없이 얻는다'고 하였으니, 그렇다면 어떤 법을 의지하여야 공덕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마음을 관찰하기만 하여도 상응(相應)할 수 있겠습니까?"

답하시길, "여러 스님들을 목욕시킨다고 하는 것은 세간의 유위(有爲)의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세존께서 여러 제자들을 위하여 {온실세욕중승경}을 말씀하시어 목욕하는 법을 받아 지니게 하셨으니, 세상일을 빌려 참다운 종지(宗旨)에 비유하여 가만히 일곱 가지 공양의 공덕을 말씀하신 것이다. 일곱 가지라 함은 첫째는 맑은 물이요, 둘째는 불을 피우는 일이요, 셋째는 씻는 그릇이요, 넷째는 이쑤시개요, 다섯째는 맑은 재요, 여섯째는 밀크크림이요, 일곱째는 속옷이다. 이들 일곱 가지 일을 들어서 일곱 가지 법(法)에 비유한 것이다.

일곱 가지 법의 비유란 다음과 같다. 첫째는 법과 계율이니, 허물과 잘못을 씻는 것이 마치 맑은 물이 모든 더러움을 씻는 것과 같다. 둘째는 지혜이니 안팎을 관찰하는 것이 마치 타오르는 불이 맑은 물을 데우는 것과 같다. 셋째는 분별이니 모든 악을 가려 버리는 것이 마치 비누로 모든 때를 제거하는 것과 같다. 넷째는 진실이니 모든 거짓말을 끊는 것이 마치 이쑤시개로 입냄새를 없애는 것과 같다. 다섯째는 바른 믿음이니 결단하여 망설임이 없는 것이 마치 맑은 재로 몸을 문질러서 모든 풍병을 물리치는 것과 같다. 여섯째는 호흡을 부드럽게 조절함이니 모든 굳세고 강한 것을 조복받는 것이 마치 밀크크림이 살갗을 부드럽게 하는 것과 같다. 일곱째는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이니 모든 나쁜 없을 뉘우치기를 마치 속옷이 추한 알몸을 가리는 갓과 같다.

이 일곱 가지는 모두가 경 속의 비밀한 법으로서 여래께서 모든 대승(大乘)의 근기가 날카로운 사람을 상대하여 하신 말씀이지 소승(小乘)의 지혜가 얕고 근기가 하열한 범부를 상대하여 하신 말씀이 아니거늘 요즘 사람들이 깨닫지 못할 뿐이다.

온실(溫室)이라는 것은 몸을 말하는 것이니 지혜의 불로써 계율의 탕을 맑고 따뜻하게 데워서 몸 안의 진여불성을 목욕시키되 일곱 가지 법을 지켜 스스로 장엄하는 것이다.

그때 비구(比丘)들은 총명하고 지혜로워서 모두가 부처님의 뜻을 깨달아 말씀대로 수행하여 공덕을 성취하여 모두가 거룩한 지위에 올랐거니와, 요즘 중생들은 어리석고 근기가 둔하여 이 일을 알지 못하고 세간의 물로써 육신만을 씻으면서 스스로가 교법에 의지했노라 하니, 그 어찌 잘못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진여불성은 어떠한 영상도 아니오, 번뇌의 때는 본래 형상이 없거늘, 그 어찌 형체 있는 물로써 무명(無明)의 몸을 씻겠는가? 사리에 맞지 않거늘 어찌 도를 깨달았다고 하겠는가? 만약 육신이 깨끗함을 얻는다고 한다면 항상 '이 몸은 본래 탐욕으로 말미암아 깨끗하지 못한 것에서 생긴 것이어서 냄새와 때와 분뇨가 뒤섞여 안팎에 가득하다'고 관찰하라. 이 몸을 씻어서 깨끗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마치 진흙을 씻어도 맑아질 수 없는 것과 같으니, 겉으로 씻으라는 부처님의 말씀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출처 : 백운청산 : http://blog.empas.com/mangsang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