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剛經五家解·덕민스님

대승정종분/10/가히 여읠 수 있다면 도가 아니다

通達無我法者 2008. 9. 30. 17:13

 

 

<사진설명>보물 제877호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 책머리에 금강경의 내용을 요약한 변상도(變相圖)가 있으며 다음에 이어지는 문장은 본문과 발원문 등이다.[삼성출판박물관(관장 김종규) 소장품임.]

[說]無住行施 施契性空 性空 無邊 福亦無際 因無住而萬行 俱沈 果闕圓常則無住之於行果 固有妨矣 因無住而萬行 爰起 得福無邊則無住之於行果 大有益焉 而固無妨矣 旣無妨矣則行行 無着 福亦不受 固其宜矣 爲甚如此 有樹元無影 生長劫外春 靈根 密密蟠沙界 寒枝無影鳥不棲 莫謂栽培何有鄕 劫外春風 花爛만 花爛만 從他採獻法中王

머무름이 없는 보시는 그 보시가 우리의 성품이 텅 빈 것(性空)에 계합한 것이니 우리의 성품 공함(性空)이 가없기 때문에 복 또한 끝이 없다. (그러나) 무주(無住) 만을 일삼고 만 가지 행을 포기하여 원만한 불과에 모자람이 있다면,그 무주가 불과(佛果)를 행함에 방해로울 것이다.
(반대로) 무주로서 만 가지 행을 일으켜 복덕을 얻는 것이 가없다면, 무주의 살림살이가 불과를 얻는 수행에 큰 이익이 있고 방해로움이 없을 것이다. 이미 방해가 없다면 행실마다의 집착이 없어서 복 또한 받을 것도 없음이 마땅할 것이다. 무엇 때문에 이와 같을까?
원래 그림자 없는 어떤 나무가 겁외(劫外)의 봄에 싹트고 자라서, 신령스런 뿌리는 모래알 같이 많은 이 세계에 촘촘히 감겨있고, (한 모습도 붙지 않은) 차가운 가지에는 그림자가 없어 새도 깃들지 않는다. 어떤 고향이 있어서 재배하는 것이려니 말하지 말라. 겁외의 봄바람에 꽃이 만발하도다. 꽃이 만발함이여! 그 곳에서 꽃을 채집하여 법왕에게 공양 올리리.

<보충설명> 劫外-시간과 공간이 벌어지기 이전 우리의 본래모습의 자리.

[圭峰]二 躡跡斷疑 論 云自此已下 示現斷生疑心 於中 文分二十七段 第一 斷求佛行施住相疑 疑云爲求佛果行施 卽是住所求佛相 云何無住 又不住相爲因 豈感色相之果 因果不類 故 斷之 文 四 一 擧疑因以問

두 번째는 자취를 밟아서 의심을 끊어주는 것이다. 논에 이르길, “자차(自此) 이하는 의심나는 것을 끊어주는 것이다”하면서, 문장을 27단으로 나누었다. 제 1단은 불과를 구하기 위해서 보시를 행하는 것도 상에 머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끊어주는 것이다.
즉, “불과를 구하기 위해 보시를 행한다면 이는 곧 부처님이라는 모습(相)을 구하는 바에 머무는 것이니 어찌 머무름이 없다고 하겠으며, 다른 한편으로 상에 머무르지 않는 것을 인(因)으로 삼는다면 어찌 색상(色相→부처님의 32상 80종호)의 불과(果)를 깨달아 느끼겠는가? 인과 과가 서로 모순이다.”라고 의심할 수 있으므로 그 의심을 끊어주는 것이다. 문장이 넷 있는데, 첫째는 의심의 소지가 있음을 들어서 질문함이다.

<보충설명> 二十七斷疑는 여러 가지로 의문을 낼 수 있는 금강경 경문에 대해서 의심을 끊어주는 내용으로 천친이 般若論에 과목을 친 것입니다. 여기서의 ‘斷’은 불을 켰을 때 어둠이 사라지고 즉시 환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고전 맛보기

中庸 중에서
1. 中者 不偏不倚無過不及之名 庸者 平常

(程明道와 程伊川 두 형제의 중용에 대한 해석) 중(中)이란 것은 한쪽으로 편중되거나 기울어지지 않아서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것을 말하고, 용(庸)이란 것은 평상을 말한다.

<보충설명> 유가에서는 중용(中庸)이 도의 연원이라 하여 많이 읽히고 깊이 다루어지는 경전입니다. 중(中)은 형이상학적인 진리를 말하고, 용(庸)은 忠孝 등의 일상적인 예절이 괴이하지 않고 진리에 딱 맞아 떨어지는 떳떳한 실천입니다.

2.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脩道之謂敎
道也者 不可須臾離也 可離 非道也
是故君子 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
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 愼其獨也

하늘이 명령하고 부여한 것은 성(性), 성품을 따라 순응하고 따르는 것은 도(道), 도를 닦는 것이 교(敎)다.
도(道)라는 것은 가히 잠깐도 여의지 못하니, 가히 여읠 수 있다면 도가 아니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보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남들이 보지 않을 때, 사물과 접촉하기 이전) 조심하고 삼가며,
듣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남들이 듣지 않을 때, 선악시비에 대한 평가 등) 두려워하고 조심한다.
숨어 있을 때보다 더 드러남이 없고, 미세한 것 보다 더 드러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을 때 더욱 삼간다.

<보충설명1> ‘성(性)’은 중용의 뿌리이며 ‘理(이치)’와 같은 뜻으로 청정하고 하나인 진리를 말합니다.
<보충설명2> 君子는 진리를 위해 一相無相을 실천하는 대승의 보살마하살.
<보충설명3> 見(현)은 현실적으로 드러나는 것, 顯은 이치적으로 드러나는 것. 금강경의 적멸은 고요할 때 가장 잘 드러납니다.

3.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發而皆中節 謂之和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和也者 天下之達道也
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

희노애락(喜怒哀樂)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를 중(中)이라 하고,
드러나서 모두 예절에 들어맞는 것을 화(和)라고 한다.
중(中)은 천하의 큰 근본이요, 화(和)는 천하에 통달한 도다.
중과 화를 성취하면 천지가 제자리에 있고, 만물이 진리대로 자라난다.

<보충설명> 금강경의 진공묘유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중(中)은 喜怒哀樂愛惡慾의 七情이 일어나기 이전 상태, 곧 하늘이 내려준 성품, 구경무아의 상태, 절대적인 진리를 말합니다. 화(和)는 현실생활 모두가 툭 트인 진리와 합치되는 것(時中), 깨달음을 이룬 수행자가 현실에 나아가 중생제도를 실천하는 것 등을 말합니다.

출처:법보신문/덕민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