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剛經五家解·덕민스님

의법출생분/2/佛法이란 곧 佛法이 아니니라

通達無我法者 2008. 10. 4. 16:15

 

 

佛法이란 곧 佛法이 아니니라
 
 
佛祖垂慈實有權 言言不離此經宣 此經出處還相委 便向空中駕鐵船 切忌錯會

부처님과 조사가 자비를 드리워 진실된 방편을 마련하셨으니, 말씀마다 이 경전을 떠나서 선설(宣說)하지 않았도다. 이 경전의 출처를 이르겠는가? 문득 허공을 향하여 철선(鐵船)을 노 저어야 하리니, 간절히 잘못 앎을 꺼릴지어다.

<보충설명> 금강경의 출처를 알려면 허공에서 철선을 저어 가듯이 일체의 사량분별을 여의어야 합니다.

須菩提 所謂佛法者 卽非佛法

“수보리여! 이른 바 불법(佛法)이란 것은 곧 불법이 아니니라.”

<보충설명> 아무리 좋은 금가루라도 눈에 들어가면 봉사가 되듯이, 아무리 좋은 부처님의 법이라 하더라도 그 것에 마음이 머무르면 이미 집착이 붙어서 진정한 불법이 될 수 없습니다.

[冶父]能將蜜果子 換汝苦胡蘆

달콤한 과일을 갖고서 쓴 호로박과 바꾼 것이로다.

<보충설명> 소중한 불법은 꿀처럼 달콤한 과일이고, 불법이 아닌 것은 씁쓸한 호로박입니다. 불법에 집착하면 이미 불법이 아닌 것이니, 이것은 곧 달콤한 과일을 가지고 쓴 호로박과 바꾼 이치와 같습니다.

佛法非法 能縱能奪 有放有收 有生有殺 眉間 常放白毫光 癡人 猶待問菩薩

불법과 비법이여! 능히 풀어주기도 하고 빼앗기도 하며, 놓아주기도 하고 거두기도 하며, 살려주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도다. 미간(眉間)에 항상 백호광명을 놓건만 어리석게도 오히려 보살에게 묻도다.

<보충설명> 불법이라고도 하고 또 불법이 아니라고도 하는 것은 어떤 모습에 집착하지 않고 모든 것에 자유자재한 것입니다. 부처님 미간의 백호광명만 봐도 그것이 진리의 모습인줄 알아야 하는데 어리석은 중생은 따로이 부처님과 진리를 찾아 묻습니다. 또, 우리 스스로도 일상의 행주좌와가 진리의 쓰임이며 미간의 백호광명임을 알아야 하는데 따로 진리를 구하기 위해 찾아 헤맵니다. 이를 두고 선사들은 물고기가 물속에서 노닐면서 물을 찾아 헤매는 것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고전 맛보기

- 地山 謙(坤上艮下)

많은 사람들이 주역(周易)을 占書로 알고 있는데, 자연의 질서와 만물의 변화에 관해 깊은 통찰이 담긴 주역은 원래 수행도덕서로 예부터 많이 읽혀졌습니다.
乾坤 等의 주역 괘는 하늘과 땅 등의 성질과 품격을 기호로 나타낸 것이므로 그 괘의 이치를 의인화시켜 이해해야 합니다. ☷는 땅(地)이고, ☶는 산(山)을 나타내는 기호입니다. 우리 눈으로 보는 산과 땅의 모습은 산이 땅위에 솟아있는 모습이지만 謙卦의 모양은 산이 땅 아래에 내려가 있습니다. 즉, 높은 것이 낮은 것 아래로 내려가 있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겸손의 의미를 갖춘 괘(卦)가 됩니다.
높은 것이 낮은 것 위에서 군림하는 모습이 고착되면 상호간의 소통이 막히지만, 높은 것이 낮은 것 아래로 내려가서 낮은 것을 높여주면 생명의 숨결이 자연스런 리듬으로 원활해집니다. 주역에서의 겸손은 평범한 인간관계에서의 겸손을 훨씬 뛰어넘는 것입니다. 자비와 지혜를 갖춘 대승보살이 범부중생의 깨우침을 위해 下心하면서 바라밀을 실천하는 것과 같은 큰 겸손을 의미합니다.
謙을 잘 실천한 역사적 인물 가운데에는, 어린 성왕(成王)을 보좌하여 예(禮)와 악(樂)을 정리하고 도덕정치로 주(周)왕조를 다스려 나간 주공(周公)이 있습니다. 최상의 겸손은 역시 빈부의 구별 없이 차례로 일곱 군데에서 탁발하고 또 탁발해 얻은 음식을 필요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베푸신 부처님의 탁발공양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왕자의 귀한 신분을 버리고 출가 수행자가 되어 大道를 이룬 후 걸식한 부처님의 모습은 가장 위대한 謙의 모습이고 또 나아가 진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謙亨 君子有終也
겸손은 형통하는 것이니 군자는 종신(終身)토록 겸손을 바꾸지 않는다.

彖曰 謙亨 天道下濟而光明 地道卑而上行
단왈, 겸손하여 형통하다는 것은, 하늘의 도가 아래로 내려와 광명이 나고, 땅의 도는 낮게 있으나 위를 향해 운행하는 것이다.

天道虧盈而益謙 地道變盈而流謙
하늘의 도는 가득 찬 사람을 무너뜨리고 겸손한 사람을 도와주며, 땅의 도는 꽉 찬 사람을 변하게 하고겸손한 사람에게는 유통시킨다.

鬼神害盈而福謙 人道惡盈而好謙
귀신의 도는 가득 찬 사람을 해치고 겸손한 사람을 복되게 하며, 사람의 도는 아만을 채운 사람을 싫어하고 겸손한 사람을 좋아한다.

謙尊而光 卑而不可踰 君子之終也
겸(謙)은 존경스러워 광명이 서리고, 낮은 자리에 있더라도 함부로 밟고 넘을 수 없으니, 군자는 종신토록 겸을 행하는 것이다.

象曰 地中有山謙 君子以 裒多益寡 稱物平施
상왈, 땅 속에 산이 있는 것이 겸이니, 군자는 이런 이치를 본받아 많은 것을 덜어내어 적게 가진 사람에게 보태주고 모든 사물을 알맞게 저울질하여 공평하게 베푼다.

<보충설명>
1. 군자유종의 종(終)은 ‘종신불역(終身不易)’에서 나온 말입니다.

2. 하늘의 도는 자신을 낮추고도 법칙에 어김이 없이 땅과 교감하면서 만물을 유통시키고, 땅의 도는 자신을 낮추는 덕목으로 하늘의 뜻을 받들어 천하만물을 생장시켜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입니다. 이 천지의 도를 잘 새겨서 높은 사람이 겸손하여 자신을 낮추면 그 광명은 더욱 빛나고 우주적인 광명을 이룹니다.

3. 하늘의 도는 자신이 가득 찼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오만을 깨뜨려 겸손하도록 이끌어줍니다. 또, 땅의 도는 자만심에 가득차거나 고정관념에 묶여있는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마치 유연한 몸짓으로 웅덩이를 채우며 아래로 흘러내려가면서 변형을 이루고, 딱딱한 바위를 뚫는 힘이 있으면서도 더러운 것을 정화시키는 물처럼 겸손한 사람을 유통시킵니다.

4. 謙은 我相, 人相 등의 四相을 버리고 우주 만물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고 謙의 반대는 욕심스럽게 자꾸 채우려 하는 盈입니다.

5. 주역에서의 귀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조화를 말합니다.

 

  출처:법보신문/덕민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