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어록(達磨語錄)

달마의 실체론(實體論)-3. 마음은 인간의 가장 큰 적이다

通達無我法者 2008. 10. 10. 19:15

 

 

이 어록에서 달마는 이렇게 시작한다. "지혜를 가로막는 것이 바로 무지이다." 그대가 소위 지혜라고 부르는 것은 모두 빌려온 것들이다. 그것들은 전혀 지혜가 아니다. 그대는 현명해지는 대신에 그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잔뜩 긁어모으고 있을 뿐이다. 그것들은 그대의 존재를 성숙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그대 자신의 존재와 삶에 절대적으로 이질적인 것들이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해변에서 조개껍질을 모으고 그것이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대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것은 그대 자신을 속일 가능성이 있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 나의 학교 교수 중에 런던 대학에서 이상스러운 논문을 써서 학위를 받은 사람이 있었다. 런던 대학의 학위는 매우 권위 있는 학위로 알려져 있다. 그 논문의 주제는 의식의 성장에 대한 방법론이었다. 나는 그때 그의 학생이었고, 책이 발간되자마자 교수는 나에게 그 책을 주었다.

그 후 그는 나에게 물어 왔다.
"이 책에 대한 자네의 견해를 듣고 싶네."

내가 대답했다.
"아직 그 책을 읽지 않았지만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자 그는 호기심을 갖고 또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인가?"

내가 말했다.
"나는 그저 당신이 의식의 성장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쓴 모든 것은 다른 책에서 빌려온 것입니다. 당신은 자신을 속이고 있습니다. 당신은 또한 그것을 심사한 런던 대학의 교수들도 속였습니다. 이제 당신은 그 책을 출판했고 그것을 읽는 수많은 사람들이 속게 될 것입니다. 의식에 대한 책을 나에게 선물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당신의 의식을 내게 좀 보여주십시오."

그는 내 말을 듣고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내가 하는 말이 옳았음을 알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술고래였다. 술이 없으면 하룻밤도 잠을 잘 수가 없는 상태였다.

나는 계속 말했다.
"무의식에 관해 덧붙인 부분은 삭제해 버리세요. 술은 더 많은 무의식을 만들어내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당신은 의식의 문제에 대해서 쓰려고 무던히도 신경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매우 학식이 높은 사람이었다. 그는 수 개 국어를 할 수 있었고, 도서관에 앉아서 많은 자료들을 모아 그 책을 멋들어지게 썼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 책을 읽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성직자의 작품과 똑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금이라도 지성을 가진 사람이면, 그 정도의 자료를 가지고 얼마든지 그런 책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 내부에서 의식이 성장한 것을 조금이라도 내게 보여 줄 때 나는 그 책을 읽을 것입니다."

나는 그 책을 그에게 되돌려 주었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 책을 심사한 사람 중에서 자네 같은 사람이 없었던 것이 정말로 다행이었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박사학위를 받지 못했을 걸세."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과 나 사이에서는 결코 당신은 학위를 받을 수 없습니다. 세상을 속일 수는 있지만 당신 자신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지식을 모으고 그것을 한데 섞어서 그것이 지혜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지식은 결코 지혜가 아니다. 지혜는 그대 의식의 성숙을 통해서 나온다. 반면에 지식은 그대가 수집한 경전과 학자들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그 지식은 하나의 체계를 만들어낸다. 거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으며 그대는 어떤 초월도 경험하지 못한다.

그래서 경전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혜를 가로막는 것이 바로 무지(無知)이다."

그대가 지혜라고 생각한 것을 내다 버려라. 그러면 그대의 무지(無知) 또한 떨어져 나갈 것이다. 만약 그대가 자신의 지식에 집착한다면, 그래서 그것을 지혜라고 생각한다면, 그대는 영원히 무지한 채로 남게 될 것이다.

마음이 존재하지 않을 때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둘 다 진리이다. 마음이 침묵하는 순간, 그 작용을 멈추는 순간 모든 것이 진리이다. 모든 것의 진실을 왜곡시키는 것이 바로 마음이다. 지식은 마음에서 나오고 지혜는 무심(無心)에서 나온다. 동양의 신비주의자들을 제외하고는 이 세상의 어떤 위대한 철학자도 그것을 구분하지 못했다.

사전에는 지혜와 지식을 동의어로 취급한다. 그러나 그것을 실제로 경험한 사람은 사전을 믿지 않는다. 지식과 지혜는 동의어가 아닐 뿐만 아니라 완전히 반대말이다. 그것은 분명하게 구분되는 것이다. 만약 그대의 마음이 지식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대는 무지한 채로, 현명하지 못한 채로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만약 그대의 마음이 떨어져 나간다면 그대는 그것을 초월하게 된다. 그리고 지혜의 세계, 깨어 있음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대가 깨어 있는 한 모든 것이 진리이다. 그대가 진리 속에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진리인 것이다. 그대가 마음에 머물러 있다면 그대는 거짓으로 변한다. 그대가 거짓이기 때문에 그대의 마음을 통해 일어나는 모든 것이 거짓이며 가상이다. 마음은 인간의 가장 큰 적이다.

마음이 존재할 때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둘 다 거짓이다. 그대가 깨달아 알게 될 때 실체가 그대를 따르게 된다. 이 말에는 깊은 의미가 숨어 있다. 그대는 그것을 단지 듣기만 하지 말고 느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대가 깨달아 알게 될 때는 실체가 그대로 따르게 된다. 언제 그대가 이해하게 되는가? 마음이 사라지고 그대 자신이 실체와 직접 만나는 때이다. 명상하는 사람도, 마음도 모두 사라질 때 실체는 그대를 따르게 된다. 그대는 실체보다 더욱 높이 솟아 있다. 그대는 궁극적인 실체 위에 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실체는 상대적인 실체이다.

그대가 깨닫지 못할 때는 그대가 실체를 따르게 된다. 그대가 이해하지 못할 때, 그대가 마음속에 머무를 때, 그대는 항상 주위에서 실체처럼 보이는 거짓의 희생물이 된다. 돈이 그대를 속이고, 권력이 그대를 속이며, 권위가 그대를 속인다. 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이 그대를 속인다.

그대는 많은 오해 속에 살고 있다. 만약 그대가 있는 그대로를 보게 될 때 비로소 그대는 스스로 거짓을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놀라게 된다. 마음을 통해 지나온 것은 어떤 것이라도 굴절된다. 마치 곧은 막대기를 물 속에 집어넣을 때 휘어져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대가 물의 굴절 때문에 막대기가 휘어져 보인다는 사실을 알 때, 그대는 더 이상 그 사실에 속지 않는다. 휘어진 것은 막대기가 아니라 물이기 때문이다. 그 물이 곧은 막대기를 휘어지게 보이도록 만든다. 그대가 물 속에 그것을 집어넣는 순간 막대기는 곧음을 잃어버린다. 마음의 상태는 항상 이와 같다. 마음은 어떤 것을 거짓으로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마음에 해당되는 것에 관해서만 교육을 받아 왔다. 이 세상은 거짓과 불행과 고통이 있는 곳이라고, 이 세상은 싸움이 끝나지 않으며 서로를 죽이고 결국에는 모두 자멸하게 되는 곳이라고 교육받아 왔다. 그리고 이제 그런 이야기는 더 이상 놀라운 것이 아니다. 마음은 모든 것을 중독(中毒)시켜버렸다.

달마의 가르침 전부가 바로 그 마음을 초월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 모든 것은 수정처럼 맑아진다. 그때 그대는 모든 의문이 사라질 것이다. 그때 그대는 모든 의문이 사라질 것이다. 그대는 그대의 명료함에 따라서 행동할 것이며, 그대의 투명한 비전에 따라서 사물을 볼 것이다. 그대의 동작 하나하나는 아름다움을 가질 것이고, 그 아름다움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것은 하나의 은총이며 온 누리에 쏟아지는 축복의 비와 같다.

실체가 그대를 따를 때는 실재적이지 않은 것도 실재적으로 되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그 상황은 매우 기묘한 것이다. 실재적이지 않던 모든 것이 실재적으로 된다. 그대의 영혼이 실재적인 것이라고 생각해 보았는가? 그것은 분명 그대에게 실재가 아니었다. 그것에 대해서 말만 들었을 뿐 그것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러나 허구적인 것은 그대에게 실재가 되어 왔다. 사원에 있는 석상이 그대에게는 실재였다. 반면에 그대 자신의 의식은 비실재적인 것이다. 오히려 대리석상이 그대에게 더 실재적인 것이었다. 그런 비실재 앞에 그대는 절을 하고도 그대가 하고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것은 그대 자신을 모독하는 행위이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부처를 욕하는 것이다.

그대는 한 사람의 부처이다. 그대는 어떤 대상도 숭배해서는 안 된다. 그대보다 더 높은 존재는 아무도 없다. 물론 그대보다 더 낮은 존재도 없다. 그대는 어떤 누구도 숭배해서는 안 되며, 누구로부터 숭배를 받아서도 안 된다. 모든 존재는 똑같이 신성하다.

그대가 실체를 따를 때는 실재적인 것도 허구로 변한다. 그대가 실체를 따르면 모든 것이 거짓이 된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큰 도시에 어떤 사람이 으리으리한 궁전과 같은 집을 갖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 집을 구경하러 올 정도로, 그것은 마치 기적과 같은 건축물이었다. 그런데 어는 날 밤 거기에 화재가 일어났다. 마침 그 집의 주인은 친구 집에 가고 없을 때였는데 어떤 사람이 그에게 그 소식을 전해 주면서 말했다.

"당신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지금 당신의 궁전이 불타고 있습니다."

그는 그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갔다. 그는 충격을 받아 다른 아무 생각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자기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그의 가장 귀중한 보물이 그가 보는 앞에서 불타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아무런 행동도 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자 불은 꺼졌다.

그때 그의 막내아들이 달려와서는 말했다.
"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나는 어제 그 집을 팔았습니다. 어떤 부자가 그 궁전을 팔라고 하도 졸라대서 팔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못지 않은 집을 마련했습니다."

갑자기 그의 눈물이 그쳤다. 그리고는 그 사람은 웃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다. 그 집은 불타 버렸지만 이제 그것은 더 이상 그의 집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그 집이 불이 나더라도 무슨 상관인가? 그의 집은 그의 에고였다.

그리고 그때 막내아들이 또다시 말했다.
"아버지 여기 서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비록 우리가 그 집을 팔 것에 동의했지만 완전히 거래가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그 부자는 우리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그가 불을 질렀다는 모든 혐의를 갖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자 그는 눈물이 또 쏟아지기 시작했다. 상황은 똑같았고 하나도 변한 것이 없었다. 오직 생각만 바뀐 것이다. 그의 집은 이제 그의 것이었고 그래서 다시 커다란 불행에 빠진 것이다. 그 집이 그의 소유가 아니었을 때는 모든 불행이 사라졌지만 말이다.

그때 그 부자가 마차를 타고 직접 그곳에 찾아와서 말했다.
"당신은 걱정할 필요가 없소. 나는 내 말을 지키는 사람이오. 내가 그 집을 사기로 했다면 이미 그 집을 산 것이오. 계약금을 걸진 않았지만 우리가 구두로 계약을 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오. 이제 나의 집이 불탄 것이오. 그러니 당신은 걱정할 필요가 없소."

그러자 갑자기 그는 눈물 대신에 웃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