直指·무비스님

불교전체 정리하는 차원서 연원 짚어

通達無我法者 2008. 12. 12. 04:04

 

 

불교전체 정리하는 차원서 연원 짚어

〈2〉과거칠불


직지심경(直指心經)에는 먼저 과거7불의 게송을 싣고, 다음부터 인도의 조사스님들과 중국의 조사스님들의 가르침과 경과 논 등에서 지혜의 눈을 밝혀주는데 지침이 되는 요긴한 내용들만 두루 초록하여 상, 하 두 권에 모두 모아두었다.

저자 백운스님은 왜 과거 7불부터 소개하고 있는가? 백운스님의 평생 공부가 이 한권의 책에 집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불교 전체를 간추려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그 연원을 짚어 본 것이다. 7불 이야기의 출처인 <장아함경>에는 30종류의 경전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첫 번째 경전이 <대본경>이다. 팔만대장경에서 가장 첫 번째 경전의 이름이 대본(大本)인 것은 곧 불교의 큰 근본이 된다는 뜻이다. 불교의 다른 사서들도 그렇듯이 직지에서도 역시 그와 같은 대장경의 편찬예규를 따라서 불교의 뿌리이며 큰 근본이 되는 7불에서부터 짚어가는 것이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의미는 모든 존재의 참되고 바른 이치에 대해서는 어느 특정인의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모든 깨달은 사람들은 다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며, 또한 진정한 진리란 동서고금과 민족과 나라의 차별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먼저 과거겁의 7불 게송을 소개하였는데 과거겁은 장엄겁이라 하고, 현재겁은 현겁이라 하며 미래겁은 성수겁이라 한다. 흔히 과거7불이라고는 하나 과거불은 비바시불과 시기불과 비사부불까지 셋이며, 구류손불과 구나함모니불과 가섭불과 석가모니불은 현재 현겁의 부처님이다. 그러나 흔히 모두를 합하여 과거7불이라 한다.

대장경 편찬예규를 따라서

불교 근본의 7불부터 시작


제1 비바시불(毘婆尸佛)

비파시불 과거장엄겁불 게왈 (毘婆尸佛 過去莊嚴劫佛 偈曰) 신종무상중수생 유여환출제형상 환인심식본래무 죄복개공무소주 (身從無相中受生 猶如幻出諸形像 幻人心識本來無 罪福皆空無所住)

비바시 부처님은 과거 장엄겁 때의 부처님이다.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몸은 형상이 없는 곳으로부터 받아 난 것이 마치 환술로 온갖 형상들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 환술로 생긴 사람의 의식은 본래 없으니 죄도 복도 모두 텅 비어 머무는 바가 없다.

해설 : 팔만대장경 중에서 첫 번째 경전인 <장아함경> 중 <대본경>에는 비바시 부처님에 대한 설명이 있다.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8만세 때에 출현하셨으며 종성은 찰제리이며 성은 구리야며 아버지는 반두며 어머니는 반두파제이다. 반두파제성에 살았다고 하였다. 설법의 횟수는 3회이며 34만 8000명을 제도하였다고 하였다. 게송은 경전에는 보이지 않고 <전등록>에서 보인다.

이 게송은 불교의 수많은 가르침들 중에서 최초의 설법이라 할 수 있다. <전등록>이나 기타 불교의 사서에 근거하여 본다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처음 성도하시고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들을 향해서 중도의 이치를 이야기 하고 사성제를 이야기 했더라도 그것은 비바시 부처님보다 훨씬 뒤늦은 후대의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불교 최초의 가르침을 무엇으로 시작하여야 할까. 그것은 현재 설법을 하고 있는 그 존재의 문제부터 짚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모든 존재의 근본인 이 몸의 실재여부를 거론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불교의 가르침은 유형의 세계와 무형의 세계에 대해서 밝힌 내용이 대단히 많다. 비바시 부처님은 무한한 유형의 세계에서 인간의 몸이 가장 근본이 된다고 보고 몸의 실체에 대하여 깨달음의 눈으로 밝힌 내용이다.

우리들의 이 육신과 그 외 모든 유형의 존재들은 지금 이렇게 보는 바와 같이 형상이 있지만 그 근본은 형상이 없는 곳으로부터 받아 생겨난 것이다.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문제시되는 죄와 복이란 본래 없는 이 몸을 확고하게 존재한다고 여기는 데서 문제가 되었다. 근본 뿌리인 몸이 없는데 지엽인 죄와 복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렇게 관찰한다면 인생을 마치 그림자처럼 없는 듯이 가볍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무비스님 / 조계종 전 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