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선화자십이시게(禪和子十二時偈) 내 처음 황룡산에 머물렀을 무렵 납자들의 일과에 대해 하루 일과에 대해 게를 읊었다. 내 살아가는 모습이야 보잘것없지만 그래도 날마다 일취월장 길이 있네 한밤중 자정〔子〕이면 주검처럼 곤히 자며 이에 뜯기며 간간히 손발을 움직일 뿐 첫닭 울면 축시〔丑〕이니 새벽죽 먹으라고 목어판(木魚.. 임간록(林間錄) 2008.03.12
63. 도를 간직하고 조용히 정진함 / 지장 계침(地藏桂探)스님 지장 계침(地藏桂探 : 867~928)스님이 설봉(雪峯)스님과 현사(玄沙)스님의 도를 크게 진작시킬 수 있었던 것은 큰 법을 간직하고 조용히 물러나 살면서 정진한 덕택이다. 내 일찍이 스님의 인품을 그려보니 성 모퉁이 낡은 절의 삼문은 식어버린 재처럼 고요하기 그지 없었지만 도가 담긴 스님의 용모는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62. 법맥을 중히 여김 / 고탑주(古搭主)스님 고탑주(古搭主 : ?~1045)스님은 운문(雲門)스님과는 무려 백년이라는 시대 차이가 있지만 그의 법제자라 자처하였고, 청화엄(靑華嚴 : 1021~1083)스님은 대양(大陽)스님과는 애당초 알지도 못하는 사이였지만 다만 부산 법원(浮山法遠:991~1067)스님의 말 때문에 법제자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두 노스님은 모.. 임간록(林間錄) 2008.03.12
61. 근기를 알아보는 밝은 안목/조각(照覺)스님 조각(照覺 : 1025~1091)스님은 원풍(元豊) 연간(1078~1085)에 율종(律宗)사찰 동림사(東林寺)를 선종으로 바꾸니, 천하의 선승들이 스님의 기풍을 우러러 모이게 되었는데 모두 믿고 경외하여 ‘육신대사(肉身大士)’라 불렀다. 스님에게서 칭찬을 듣거나 인정받는 사람은 반드시 여러 지방에 명성이 알려지.. 임간록(林間錄) 2008.03.12
60. 지언 법화스님의 자재행 / 지언 법화(志言法華)스님 지언 법화(志言法華)스님은 용모가 옛스럽고도 괴상하였다. 눈을 깜박거리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며 때때로 혼자서 중얼거리고 웃으면서 저자거리를 돌아다녔다. 도포자락을 걷어부치고 달린다거나 또는 손가락으로 허공에 무엇을 그린다거나 아니면 한참동안 우두커니 서 있기도 하고, 고기집. 술집.. 임간록(林間錄) 2008.03.12
59. 구양수를 감복시킨 설법 / 구양 문충군(歐陽文忠公) 구양 문충공(歐陽文忠公 : 歐陽修)이 낙양에서 벼슬하던 때, 어느날 숭산(崇山)을 유람하는 길에 노비와 관리를 모두 물리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길을 떠나 어느 산사에 이르렀다. 안으로 들어서니 말쑥한 대나무 숲이 뜨락에 가득하고 맑은 서리속에 새소리 지저귀는 경관은 그지없이 맑기만 하였다.. 임간록(林間錄) 2008.03.12
58. 장자와 열자의 고사를 풀이함 /「장자」 「장자(莊子)」에 말하기를 ‘산골짜기에 배를 감추고 연못에 산을 감추다’ 하니, 해석하는 자들은 청산유수처럼 유창하게 뇌까리다가도 ‘천하에 천하를 감춘다’는 귀절에서는 모두가 얼빠진 사람처럼 우두커니 앉아 붓을 놓고 생각에 잠긴다. 회당(晦堂) 노스님이 일찍이 납자들에게 이 말이 무.. 임간록(林間錄) 2008.03.12
57. 강승회와 담제스님의 영험전 강승회(康僧會)는 천축(天竺)스님이다. 오(吳)나라 적오(赤烏) 10년(247), 처음 건업(建業)지방에 작은 암자를 지어 불상을 모셔 놓고 불법을 펴자 손권(孫權)이 수상하게 여겨 그를 불러들여 물었다. "불도를 믿으면 어떠한 영검이 있는가?" "여래께서 열반하신 지 어느덧 천년이 지났지만 유골인 사리는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56. 불법의 첫관문 /「수능엄경」 「수능엄경」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너는 떠다니는 온갖 티끌과 모든 환화상(幻化相)이 그 자리에서 발생되었다가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줄을 전혀 모르는구나〔汝元不知 一切淨塵 諸幻化相 當處出生隨處滅盡〕.” 「열반경」에서는 말하였다. “비유하자면 거센 불길이 땔감을 태우는 것이 아.. 임간록(林間錄) 2008.03.12
55. 삼생장의 주장자 어느 스님이 한번은 삼생장(三生藏)* 에 올라가 사대(思大 : 南嶽慧思스님)스님께서 평소 짚으셨던 주장자〔錫杖〕를 뽑아들었다가 다시 세워놓으려 하였지만 온갖 의심이 생겨 결국 바로 세워놓지 못하다가 갑자기 스스로 생각하되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 하고 곧 석장을 들어 도로 놓으니 석장은 .. 임간록(林間錄) 2008.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