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주지를 맡는 태도 / 조인 거눌(祖印居訥)스님 원통사(圓通寺) 조인 거눌(祖印居訥: 1010~1071)스님은 그 고을에 주지를 사임할 뜻을 표하고 아울러 승천사(承天寺)의 단(端)스님을 그 법석(法席)의 주지로 모셔 오도록 바라니, 고을에서는 그의 청을 허락하였고 단스님은 기꺼이 부임하였다. 젊은 나이에 큰 법을 짊어지고 선배가 선의로 양보한 것은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43. 주지를 사양하는 태도 / 회당 조심(晦堂祖心)스님 회당(晦堂) 노스님은 지난날 가벼운 병환으로 장강(漳江)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전운판관(轉運判官)인 의공(倚公) 하립(夏立)이 문병차 찾아와서 불법의 오묘한 뜻을 이야기하던 중 “만불을 모아 자기로 삼으니 나아가서는 유정과 무정이 모두 하나이다”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42. 고금을 논할 안목 / 설두 중현(雪竇重顯)스님 설두 중현(雪竇重顯: 980~1052)스님이 과거 대양 경현(大陽警玄: 942~1027)스님의 회하에 전객(典客: 손님 접대를 맡은 소임)으로 있을 때였다. 어느 스님과 밤을 지새며 고금의 일들을 이야기하다가 조주스님의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子〕’화두에 대하여 끈질긴 논쟁을 하던 중, 행자 하나가 곁에 서.. 임간록(林間錄) 2008.03.12
41. 술을 좋아한 기승 / 종도(宗道)스님 종도(宗道)스님은 어떠한 사람인지 알 수 없으나 서주(舒州)와 기주(蘄州)지방을 왕래하면서 투자산(投子山)에 머문 날이 많았다. 본디 술을 즐겨하여 늘 술에 취해 지냈는데 마을 사람들은 스님을 좋아하고 공경하여 항상 잘 빚어진 술을 대접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목욕하려는 차에 누가 찾아.. 임간록(林間錄) 2008.03.12
40. 동산 수초스님의 어록 내가 건중정국(建中靖國) 초에(1102) 친구 집에서 복엄 양아(福嚴良雅)스님이 편집한 동산 수초(洞山守初: 910~990)스님의 어록 한 편을 얻었다. 그것은 범위가 넓고 내용이 오묘하여 참으로 법문의 진수라 할만한데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말 가운데 말이 있는 것을 사구(死句)라 하고, 말 가운데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39. 고려의 승통을 맞이함/유성(有誠)스님 동경(東京) 각엄사(覺嚴寺) 유성(有誠)스님은 오랫동안 화엄경을 강의하여 많은 학자들이 모여들고 명성이 드높았다. 스님의 인품은 순박하여 꾸밈이 없었으며 고고한 행실과 원대한 식견을 갖추어 근대 강사로서는 가장 훌륭하였다. 원우(元祐) 초(1086)에 고려 승통(僧統: 大覺國師 義天)이 바다 건너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38. 세분영정과 세개의 탑 / 백운 수단(白雲守端)스님 백운 수단(白雲守端: 1025~1072)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천하 총림을 흥성하게 만든 것은 대지(大智)스님의 힘이다. 그러므로 조사당 한복판엔 달마스님의 영정을, 서쪽엔 대지스님의 영정을, 동쪽엔 개산(開山)하신 큰스님들의 영정을 모신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그러나 개산하신 큰스님들의 영정만을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37. 경잠스님 영정찬 및 서 내가 장사(長沙) 지방을 돌아다니다가 녹원사(鹿苑寺)에 이르러 장사 경잠(長沙景岑)스님의 영정을 보고서 스님의 인품을 상상하며「잠대충찬(岑大蟲賛)」과 아울러 서(序)를 쓴 일이 있다. “여래세존께서 아난(阿難)존자에게 말씀하시기를, ‘일체의 부질없는 티끌과 모든 환화(幻化)의 모습.. 임간록(林間錄) 2008.03.12
36. 임제스님의 4빈주 4할 임제(臨濟)스님은 ‘4빈주(四賓主)’*를 주장한 일이 있는데, 요즘에 들어서는 한낱 그 말만을 뒤져 볼 뿐, 결국 그 뜻을 똑바로 알지 못하여 안다는 사람도 참뜻을 아는 것이 아니며 모르는 자들은 그것을 구차스러운 말이라 생각한다. 또한 ‘네 가지의 할〔四喝〕이 있다. 하나는 금강왕의 보검과 같.. 임간록(林間錄) 2008.03.12
35. 「유마경」등의 부사의법문 「유마경(維摩經)」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불가사의(不可思義)한 경지에 들어가면 마치 등왕(燈王)의 자리를 빌려 앉아 향토(香土: 극락정토)에서 밥을 먹고, 크고 작은 만상(萬象)을 서로 포용하며 영겁의 세월을 줄였다 늘렸다 하는 것처럼 오묘한 종지를 잘 알 수 있다.” 또 말하였다. “모든 .. 임간록(林間錄) 2008.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