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단경(六祖壇經)

[제6장 마하반야바라밀] 六. 위없는 진리를 설하다

通達無我法者 2007. 2. 17. 12:50
 六. 위없는 진리眞理를 설하다(1)

 


   『지금 이미 삼보에 스스로 귀의하여 모두들 지극한 마음이니, 선지식을

위하여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하리라.

   선지식들이여, 비록 마하*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법을 생각은 하나 알지

못하므로 혜능이 설명하여 주리니, 각기 잘 들을지니라.

   마하반야바라밀이란 서쪽 나라의 범어이니, 당나라 말로는 「큰 지혜로

저 언덕에 이른다」는 뜻이니라. 이 법은 모름지기 실행할 것이요, 입으로

만 외우는 데 있지 않으니, 입으로 외우고 실행하지 않으면 꼭둑각시와 허

깨비와 같으나, 닦고 행하는 이는 법신과 부처와 같으니라.

   어떤 것을 마하라고 하는가?

   마하란 크다는 뜻이다. 마음이 한량없이 넓고 커서 허공과 같으나, 다만

빈 마음으로 앉아 있지 말지니, 바로 무기공(無記空)에 떨어지느니라.

   허공은 능히 일월성신과 대지산하와 모든 초목과 악한 사람과 착한 사람

과 악한 법과 착한 법과 천당과 지옥을 그 안에 다 포함하고 있으니 세상 사

람의 자성(自性)이 빈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주해註解]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PrajnaParamita) : 반야(般若)를 지혜(知慧)라 역(譯)하여 도

(度) 또는 도피안(到彼岸)이라 역(譯)함.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비추어 보는 지혜(知慧)

는 생사(生死)의 차안(此岸)을 도(度)하여 해탈열반(解脫涅槃)의 피안(彼岸)에 도(到)하는 선

벌(船筏)이므로 이를 바라밀(波羅蜜)이라 함. 【지도론智度論】십팔(十八)에 『문왈운하명

반야바라밀(問曰云何名般若波羅蜜) 답왈제보살종초발심구일체종지어기중간지제법실상혜

시반야바라밀(答曰諸菩薩從初發心求一切種智於其中間知諸法實相慧是般若波羅蜜.)』



 六. 위없는 진리眞理를 설하다(2)

 


   『자성이 만법을 포함하는 것이 바로 큰 것이며, 만법 모두가 다 자성인

것이다. 모든 사람과 사람 아닌 것과 악함과 착함과 악한 법과 착한 법을 보

되, 모두 다 버리지도 않고 그에 물들지도 아니하여 마치 허공과 같으므로

크다고 하나니, 이것이 곧 큰 행위이니라.

   미혹한 사람은 입으로 외우고 지혜 있는 이는 마음으로 행하느니라. 또한

미혹한 사람은 마음을 비워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것을 크다고 하나, 이도 또

한 옳지 않으니라.

   마음이 한량없이 넓고 크지마는 실행하지 않으면 바로 작은 것이니, 입으

로만 빈 말을 하면서 큰 행을 닦지 않으면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

   『어떤 것을 반야라고 하는가?

   반야는 지혜이니, 어느 때나 생각마다 어리석지 않고 항상 지혜를 행하는

것을 바로 반야행이라 하느니라.

   한 생각이 어리석으면 곧 반야가 끊기고 한 생각이 지혜로우면 바로 반야

가 나거늘, 마음속은 항상 어리석으면서 「나는 닦는다」고 스스로 말함은

어리석음을 여읠 수 없느니라.

   반야는 형상이 없나니, 지혜의 성품이 바로 그것이니라.

   어떤 것을 바라밀이라고 하는가?

   이는 서쪽 나라(인도)의 범음(梵音)으로서 「저 언덕에 이른다」는 뜻이

니라.

   뜻을 알면 생멸(生滅)을 여의나니, 경계에 집착하면 생멸이 일어나서 물

에 파랑이 있음과 같으니, 이는 곧 이 언덕이요,  경계를 떠나면 생멸이 없

어서 물이 끊이지 않고 흐름과 같으니, 바로 저 언덕(피안彼岸)에 이른다고

이름하며, 그러므로 바라밀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미혹한 사람은 입으로 외우고 지혜로운 이는 마음으로 행하나니, 생각

할 때 망상이 있으면 그 망상이 있는 것은 곧 진실로 있는 것이 아니며, 생

각생각마다 행한다면 이것을 진실이 있다고 하느니라.

   이러한 법을 깨달은 이는 반야의 법을 깨달은 것이며 반야의 행을 닦는

것이니라. 닦지 않으면 곧 범부요 한 생각 수행하면 법신과 부처와 같으니

라.

   선지식들이여, 번뇌가 바로 보리이니, 앞생각을 붙들어 미혹하면 곧 범부

요 뒷생각에 깨달으면 바로 부처이니라.

   선지식들이여, 마하반야바라밀은 *가장 높고 가장 으뜸이며 제일(최존최

상제일最尊最上第一)이라, 머무름도 없고 가고 옴도 없으며,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다 이 가운데로부터 나와 큰 지혜로써 저 언덕(피안彼岸)에 이르

러 오음의 번뇌와 진로를 타파하나니, 가장 높고 가장 으뜸이며 제일이니

라.

   가장 으뜸임을 찬탄하여 최상승법을 수행하면 결정코 성불하여, 가는 것

도 없고 머무름도 없으며 오는 것 또한 없나니, 이는 정과 혜가 함께 하여

일체법에 물들지 않음이며,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이 가운데서 삼독을 변하

게 하여 계ㆍ정ㆍ혜로 삼느니라.』



[주해註解]

*최존최상최제일법最尊最上最第一法 : 일체제법(一切諸法)의 실상(實相)을 비추어 보는

반야(般若)의 지혜(智惠) 곧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찬탄하는 말.

 

 

六. 위없는 진리眞理를 설하다(3)

 



   『선지식들이여, 나의 이 법문은 팔만사천의 지혜를 따르느니라. 무엇 때

문인가?

   세상에 팔만사천의 진로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진로가 없으면 반야가 항

상 있어서 자성을 떠나지 않느니라. 이 법을 깨달은 이는 곧 무념이며, 기억

과 집착이 없어서 거짓되고 허망함을 일으키지 않나니, 이것이 곧 진여의

성품이니라.

   지혜로써 보고 비추어 모든 법을 취하지도 아니하고 버리지도 않나니, 곧

자성을 보아 불도(佛道)를 이루느니라.』

   『선지식들이여, 만약 깊은 법의 세계에 들고자 하고 반야삼매에 들어가

고자 하는 사람은 바르게 반야바라밀의 행을 닦을 것이며 오로지 【금강반

야바라밀경】한 권만 지니고 수행하면 바로 자성을 보아 반야삼매에 들어가

느니라.

   이 사람의 공덕이 한량없음을 마땅히 알아야 할지니, 경에서 분명히 찬탄

하였으니, 능히 다 갖추어 설명하지 못하느니라. 이것은 최상승법으로서 큰

지혜와 높은 근기의 사람을 위하여 설법한 것이니, 만약 근기와 지혜가 작

은 사람이 이 법을 들으면 마음에 믿음이 나지 않나니, 무엇 때문인가?

   비유하면 마치 큰 용이 큰 비를 내리는 것과 같아서 염부제에 비가 내리

면 풀잎이 떠내려가고 큰 비가 큰 바다에 내리면 불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

것과 같으니라.

   대승의 사람은【금강경】 설하는 것을 들으면 마음이 열려 깨달아 아나

니, 그것은 본래 성품이 스스로 반야의 지혜를 지니고 있어서 스스로의 지

혜로써 보고 비추어서 문자를 빌리지 않느니라.

   비유하건대, 그 빗물이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님과 같으니, 원래 용왕이 강

과 바다 가운데서 이 물을 몸으로 이끌어 모든 중생과 모든 초목과 모든 유

정ㆍ무정을 다 윤택하게 하고, 그 모든 물의 여러 흐름이 다시 큰 바다에 들

어가서 바다는 모든 물을 받아들여 한 몸으로 합쳐지는 것과 같아서, 중생

의 본래 성품인 반야의 지혜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