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강설/시중60/무비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3. 21:42
 

시중 60

14-37 대통지승불

問, 大通智勝佛

十劫坐道場호되

佛法不現前이라

不得成佛道라하니

未審此意如何

乞師指示하소서

師云, 大通者

是自己於處處

達其萬法無性無相

名爲大通이요

智勝者

於一切處不疑하야

不得一法

名爲智勝이요

佛者

心淸淨光明

透徹法界

得名爲佛이요

十劫坐道場者

十波羅蜜是

佛法不現前者

佛本不生이며

法本不滅이라

云何更有現前이리요

不得成佛道者

佛不應更作佛이니

古人云, 佛常在世間호대

而不染世間法이라하니라

“대통지승 부처님께서 십 겁 동안 도량에 앉아 계셨지만 불법이 나타나지 않아서 불도를 이루지 못하였다고 하는데 그 뜻이 무엇입니까?

스님께서 지시하여 주십시오.”

“대통이라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 어디에서나 만법은 성품과 모양이 없음을 통달하는 것을 대통이라 한다.

지승이라는 것은 어디에서나 의혹이 없어서 한 가지 법도 얻을 것이 없음을 지승이라 한다.

불이란 마음의 청정한 광명이 온 법계를 꿰뚫어 비추는 것을 불이라 한다.

십 겁 동안 도량에 앉았다고 하는 것은 십바라밀을 닦는 것이다.

불법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는 것은 부처란 본래 생기는 것이 아니고 법은 본래 없어지는 것이 아닌데 무엇이 다시 나타나겠는가?

불도를 이루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부처가 다시 부처를 지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옛사람이 ‘부처님은 항상 세간에 계시면서도 세간의 법에 물들지 않는다.’고 하였다.”

 

강의 ; 법화경의 이야기다.

경전의 이야기지만 선문답(禪問答)이며 화두다.

실은 아무리 고준한 선어(禪語)라도 모두가 경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부처님의 말이나 조사의 말이나 말은 어디까지나 말일뿐이다.

이해하지 못하면 모두가 화두가 된다.

시중잡배들이 떠드는 말도 역시 말이다.

그들의 말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

그러면 화두가 된다.

선문답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그들의 말 속에도 의리선(義理禪)도 많지만 격외의 말도 많다.

도리의 진실을 나타내는 말도 많다.

향상일구(向上一句)도 많고 최초일구(最初一句)도 많다.

기도하는 보살님들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하고 외치는 염불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이다.

그러나 모든 인연을 다 놓아버리고 다만 관세음만 외우면 이것이 여래선이고 또한 조사선이다[萬緣都放下 但念觀世音 此是如來禪 亦爲祖師禪].

모르고 들으면 모르는 말이고 알고 들으면 아는 말이다. 선어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어 오던 법화경의 이야기를 임제스님은 교묘하게 잘 해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