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강설/감변8/무비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5. 15:21
 

감변 8

 

 

20 당나귀 한 마리

一日

普化在僧堂前하야

喫生菜어늘

師見云, 大似一頭驢로다

普化便作驢鳴한대

師云, 這賊

普化云 賊賊하고

便出去하니라

하루는 보화스님이 승당 앞에서 생야채를 먹고 있으니 임제스님이 보시고,

“꼭 한 마리의 당나귀 같구나.” 하셨다.

보화스님이 곧 바로 당나귀 울음소리를 내니 임제스님이 “야 이 도적놈아!” 하였다.

보화스님이 “도적을 도적질 한 놈아!” 하면서 나가 버렸다.

 

강의 ; 멋지다. 깔끔하다. 기가 막힌다.

선문답치고는 최고다.

보화는 임제보다 언제나 한 수 위다.

그래서 더 멋지다.

조연의 연기가 주연의 연기보다 훨씬 더 근사하다.

자신보다 더 훌륭한 사람과 함께하면서 자신의 교화활동을 돕게 하는 그 사람 임제를 우리는 또 어떻게 보아야 할런지.

자고로 뛰어난 사람은 자신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곁에 두고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유비와 제갈량의 관계가 그 좋은 예다.

철강 왕 앤드류 카네기의 묘비명이 생각난다.

“자신보다 현명한 인물을 주변에 모이게 하는 법을 터득한 자가 이곳에 잠들다.”

그도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었다.

보화스님은 스스로 당나귀가 되었다.

그에게 싫어하거나 꺼리거나 물리쳐야할 법이라고는 아예 없다.

그것이 보화스님의 특징이다.

이 문답에서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