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보장록(禪門寶藏錄)

청량징관의 깨침

通達無我法者 2007. 12. 10. 14:01

“궁극적인 도는 마음이 근본”

법장 이어 中 화엄종 4조 대사

정토법문 닦고 ‘조등록’ 편찬

 

청량진국 국사는 9세에 출가하였다. 보림체진 선사에게 참례하고 1년만에 <법화경> <유마경> <능가경> 등을 통달하였다. 이후에 상조화상을 참례하여 보살계를 받고 감동하여 열 가지 서원을 세워 몸을 다스렸다. 비록 교와 율을 겸비했지만 아직 통달하지 못한 것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마침내 선문에 입문하였다. 먼저 우두종의 제6조인 우두혜충에게 참하였고, 다음에는 경산국일 국사를 참하였다. 그 무렵 무명선사가 동도의 동덕사에 주석하고 있었다. 징관이 거기에 가서 제자가 되어 그 선법을 배워 곧장 깨침을 터득하여 일대사를 훤히 밝혔다. 후에 <심요>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궁극적인 도는 마음이 근본이다.

심법은 무주를 근본으로 삼는다.”

 

청량진국 국사는 두순 - 지엄 - 법장 - 징관 - 종밀로 계승된 중국 화엄종의 제4조인 청량징관(738-839) 대사이다. 징관은 어려서 출가하여 교학과 율을 익히고, 후에 선문에 나아가 우두종에 속하는 우두혜충과 경산법흠의 선법을 터득하였고, 남종계통에 속하는 하택종의 무명선사에게서 깨침을 터득하였으며, 북종계통에 속하는 혜운선사에게도 참하였다. 오대산 청량사에 주석하면서 <화엄경소> 60권 및 <화엄경연의초> 90권 등을 저술하였다. 794년에 덕종황제의 부름을 받아 청량이란 국사의 호를 받았다. 징관대사는 대종.덕종.순종.헌종.목종.경종.문종 등 일곱 황제의 스승을 지냈다.

 

우두종은 중국 선종의 제4조 도신대사의 제자였던 우두법융으로부터 시작되어 지엄 - 혜방 - 법지 - 지위 - 현소와 혜충으로 계승되었으며, 현소에게서는 국사를 역임했던 경산법흠이 배출되었다. 이후 당나라 말기까지 그 선풍이 지속되었다. 무명(無名 722~793) 선사는 발해 사람으로 28세에 출가하여 율사로 있다가 선문에 입문하여 하택신회의 법을 계승하였다. 신회는 ‘내가 부촉한 법에는 명자가 없다.’고 하여 무명(無名)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상조화상은 형계담연과 더불어 상부율 혹은 남산율을 계승한 담일율사의 제자이다. 상조율사에게 보살계를 받고서 감격한 징관은 다음의 10가지 서원을 세웠다. 첫째는 삼의일발(三衣一鉢)로 일생을 살아간다. 둘째는 명리를 버린다. 셋째는 여인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넷째는 속가를 찾아가지 않는다. 다섯째는 일생동안 <법화경>을 독송한다. 여섯째는 일생동안 대승경전을 독송하여 그것을 널리 중생에게 베푼다. 일곱째는 일생동안 화엄대경을 강의한다. 여덟째는 평생 밤낮으로 눕지 않는다. 아홉째는 명예를 내세워 중생을 현혹하지 않고 선업을 드러내지 않는다. 열째는 대자비를 저버리지 않고 널리 법계를 제도한다.

 

징관이 지은 <심요>는 <답순종심요법문> 혹은 <오대산진국대사징관답황태자심요> 혹은 <답황태자문심요서>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 여기에서 징관이 말한 ‘궁극적인 도는 마음이 근본이다. 심법은 무주를 근본으로 삼는다’는 구절은 그 서두에 나오는 말이다.

 

징관은 처음에 대승경전을 공부하고 율을 배워 교학에 대한 이해와 계율에 대한 실천을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도 마음속에 미진한 것을 느끼고 마침내 선문에 들어가 널리 유행하여 마침내 심법을 깨칠 수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교학과 계율을 버리지 않고 그것으로 일체중생의 제도를 위하여 평생을 바쳤다. 심법을 근본으로 삼아 평생을 살아가면서도 심법에조차 집착이 없이 무주의 정신을 실천하면서 선사로서 접물이생(接物利生)의 보살행을 몸소 실천해보인 인물이었다.

 

출전으로 기록되어 있는 <조등록>은 <각허집>의 만송행수장에는 ‘만송행수는 세 번이나 팔만대장경을 열람했으며 아울러 백가에도 널리 통하였다. 항상 정토법문을 닦았으며 조등록 62권을 편찬하였다. 또 정토에 관련된 책도 몇 권을 찬술하여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염불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현존하지는 않는다.

 

 현각스님 동국대 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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