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잡아함경(雜阿含經)

잡아함경 제30권

通達無我法者 2007. 12. 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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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함경 제30권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830. 붕가사경(崩伽闍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붕가사(崩伽闍)의 붕가기림(崩伽耆林)에 머물고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해 계상응법(戒相應法)을 설하시고 제정한 계법(戒法)을 찬탄하셨다.
  그 때 존자 가섭씨(迦葉氏)가 붕가(崩伽)라는 마을에 머물고 있었는데, 세존께서 계상응법을 설하시고 그 계에 대하여 찬탄하셨다는 말을 듣고, 몹시나 마음으로 참을 수 없고 언짢아 말했다.
  저 사문은 그 계를 몹시 찬탄하였다고 하는데, 그 계는 너무나 제한적이다.
  그 때 세존께서는 붕가 마을에서 편안히 머물러 계시다가 사위국을 향해 떠나셨고, 차례로 유행하시다가 사위국에 있는 기수급고독원에 이르셨다.
  그 때 존자 가섭씨는 세존께서 그곳을 떠나가신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곧 마음으로 후회하였다.
  '나는 이제 이익을 잃어 크게 불리하게 되었다. 세존께서 계상응법을 설하시고 제정하신 계를 찬탄하셨을 때 세존께 대해 마음으로 참을 수 없고 언짢아 불쾌한 기분에 말하기를 (사문은 그 계를 몹시 제한적으로 만들어 놓고서 그 계에 대하여 지극히 찬탄하고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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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존자 가섭씨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붕가 마을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걸식을 마치고 정사(精舍)로 돌아와 침구를 부탁하고, 스스로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을 향해 떠났다. 차례로 유행하면서 사위국에 이르러 가사와 발우를 챙겨두고 발을 씻은 뒤에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 잘못을 뉘우칩니다. 세존이시여, 잘못을 뉘우칩니다. 선서(善逝)시여, 저는 우매하고 어리석어 착하지도 못하고 분별력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존께서 비구들을 위해 계상응법을 말씀하시고 제정하신 계에 대하여 찬탄하셨다는 말을 듣고, 세존께 대해 참을 수 없고 언짢아 불쾌한 기분에 말하기를 '저 사문은 그 계를 몹시 제한적으로 만들어 놓고서 그 계에 대하여 찬탄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언제 나에 대해서 마음으로 참을 수 없고 언짢아 불쾌한 기분에 말하기를 '저 사문은 그 계를 몹시 제한적으로 만들어놓고서 그 계에 대하여 찬탄하고 있다'라고 말했느냐?
  가섭씨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붕가사 마을에 있는 붕가기림 속에서 비구들을 위해 계상응법을 말씀하시고 그 계에 대하여 찬탄하셨습니다. 저는 그 때 세존께 대해 마음으로 참을 수 없고 언짢아 불쾌한 기분에 '저 사문은 그 계를 몹시 제한적으로 만들어 놓고서 그 계를 찬탄하고 있다'라고 그런 말을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 스스로 죄를 깨닫고서 뉘우치며 스스로 죄를 보고서 뉘우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오직 바라옵건대 저를 가엾게 여기시어, 제가 잘못을 뉘우치는 것을 받아 주소서.
  부처님께서 가섭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리석고 착하지 못하며 분별력이 없음을 스스로 깨달아 뉘우칠 줄을 아는구나. 내가 비구들을 위해 계상응법을 설명하고, 제정한 계에 대하여 찬탄하는 말을 듣고, 나에 대하여 참을 수 없고 언짢아 불쾌한 기분에 '저 사문은 계를 몹시 제한적으로 만들어놓고서 그 계를 매우 찬탄하고 있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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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가섭아, 너는 지금 스스로 깨닫고서 뉘우치고 스스로 보고서 뉘우쳤으니, 미래 세상에서는 율의계(律儀戒)가 생길 것이다. 나는 지금 너를 가엾이 여겨 이 계를 주리라. 가섭아, 그와 같이 뉘우치는 사람은 착한 법이 늘어나고 자라서 끝까지 물러나거나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왜냐 하면, 만일 스스로 죄를 깨닫고 스스로 죄를 보고서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은 미래 세상에서는 율의계가 생기고 착한 법이 더욱 늘어나고 자라서, 물러가거나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가섭이 상좌(上座) 비구라 할지라도 계를 배우려고 하지 않고, 계를 중히 여기지 않으며, 그 계를 제정하는 것을 찬탄하지 않는다면, 그런 비구는 내가 칭찬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 하면 만일 나로부터 칭찬을 받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곧 그를 가까이하고 친근히 하며 또한 공경하고 존중할 것이요, 만일 다른 사람이 그를 가까이하고 친근히 하며 존중하여 곧 그들과 견해를 같이하고 일을 같이할 것이며, 그들과 일을 같이 하기 때문에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이롭지 못한 고통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저 장로(長老)들을 처음부터 칭찬하지 않나니, 처음부터 계율 공부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로와 같이 중년(中年)·소년(少年)에 대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만일 상좌(上座) 장로가 처음부터 계율 공부를 중히 여기고 계 제정하는 것을 찬탄한다면 그런 장로는 나로부터 칭찬을 받을 것이니, 처음부터 계율 공부를 즐겨하였기 때문이다. 나에게서 칭찬을 받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도 그를 가까이하고 친근히 하며 또한 그를 존중하여 견해를 같이할 것이요, 견해를 같이 하기 때문에 그는 미래 세상에서 오랜 세월 동안 유익한 진리를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저 장로 비구를 항상 칭찬해야 한다. 처음부터 계율 공부하기를 좋아하였기 때문이니, 중년·소년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31. 계경(戒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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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여러 상좌 장로 비구로서 처음부터 계율 공부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계를 중히 여기지 않으며, 다른 비구가 처음부터 계율 공부하기를 좋아하고 계를 중하게 여기며 계 제정한 것을 찬탄하는 것을 보고도 그가 마찬가지로 때를 따라서 그것을 찬탄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런 비구들에 대해 칭찬하지 않을 것이니, 그는 처음부터 계율 공부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만일 내가 그를 칭찬하면 다른 사람들도 또한 그를 가까이하고 친근히 하며, 존중하여 견해를 같이할 것이요, 견해를 같이 하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이롭지 못한 고통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저 장로들을 ……(내지)……중년·소년에 대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계율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32. 삼학경(三學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삼학(三學)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왕성한 계율 공부[增上戒學]·왕성한 마음 공부[增上意學]·왕성한 지혜 공부[增上慧學]를 말한다.
  어떤 것이 왕성한 계율 공부인가? 만일 비구가 계율인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에 머물러, 위엄 있는 태도와 행동을 원만하게 갖추어서 아주 미세한 죄를 보아도 능히 두려워할 줄을 알게 되고 계를 받아 가지고 공부하면, 이것을 왕성한 계율 공부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이 왕성한 마음 공부인가? 만일 비구가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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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고, 거친 생각[覺]과 미세한 생각[觀]은 있지만, 욕계의 악을 여읨으로 인해서 기쁨과 즐거움[離生喜樂]이 생겨 초선(初禪)에 원만하게 머물고……(내지)……제4선에 원만하게 갖추어 머물면, 이것을 왕성한 마음 공부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이 왕성한 지혜 공부인가? 만일 비구가 이것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임을 사실 그대로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임을 사실 그대로 알며,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임을 사실 그대로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임을 사실 그대로 알면, 이것을 왕성한 지혜 공부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삼학경의 나머지 부분은 앞에서 염처(念處)에 대해 설명한 것과 같다.
  
  선정을 설하신 소경에서와 마찬가지로 무량(無量)·무색(無色)·사성제(四聖諦)·사념처(四念處)·사정단(四正斷)·사여의족(四如意足)·오근(五根)·오력(五力)·칠각분(七覺分)·팔성도(八聖道)·사도(四道)·사법구(四法句)·지관수습(止觀修習) 등에 대해서도 똑같이 설하셨다.
  
  
833. 리차경(離車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사리국(毘舍離國) 미후지(獼猴池) 곁에 있는 2층 강당에 계셨다.
  그 때 그곳에는 코끼리를 잘 다루는 조련사가 있었는데, 그는 리차(離車) 종족으로 이름은 난다(難陀)라고 하였다. 그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는 한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 이차족인 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거룩한 제자로서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四不壞淨]을 성취한 이가 있으면, 그는 수명을 구하면 곧 수명을 얻게 되고, 아름다운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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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이나 힘·즐거움·말솜씨·자재로움을 구하면 곧 그것을 다 얻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는 것이요, 거룩한 계율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그 거룩한 제자는 여기서 목숨을 마치면 천상에 태어나고, 천상에서는 열 가지 법을 얻는 것을 나는 보느니라.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하늘의 수명·하늘의 몸·하늘의 명칭·하늘의 즐거움·하늘의 자재(自在)로움·하늘의 빛깔·하늘의 소리·하늘의 냄새·하늘의 맛·하늘의 감촉이다. 만일 그 거룩한 제자가 천상(天上)에서 목숨을 마치고 인간 세계에 와서 태어나면, 그는 열 가지 일을 완전히 갖추리라는 것을 나는 본다.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인간으로서의 수명·인간으로서의 좋은 몸·인간으로서의 명칭·인간으로서의 즐거움·인간으로서의 자재로움·인간으로서의 빛깔·인간으로서의 소리·인간으로서의 냄새·인간으로서의 맛·인간으로서의 감촉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는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남의 믿음을 말미암지 않고 남의 욕심을 말미암지 않으며, 남의 지식을 따르지 않고 남의 뜻을 취하지 않으며, 남의 생각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말할 것이요, 다만 자기의 진실 그대로의 바른 지혜와 지견(知見)을 지녔을 것이라고 나는 말하리라.
  그 때 난다를 따르는 무리들이 난다에게 말했다.
  목욕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떠나야 하겠습니다.
  난다가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인간 세계에서 하는 목욕은 필요하지 않다. 나는 지금 이 훌륭하고 묘한 법에서 스스로 목욕하였나니, 이른바 세존께서 계신 곳에서 청정한 믿음과 즐거움을 얻은 것을 말하느니라.
  그 때 리차 종족으로서 코끼리 조련사인 난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따라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떠나갔다.
  
  
834. 불빈경(不貧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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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사리국 미후지 곁에 있는 2층 강당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거룩한 제자로서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한 사람은, 인간 세상에서 가난하게 살지 않고, 추울 때 구걸하지 않고도 저절로 풍족하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며, 거룩한 계를 성취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마땅히 '나는 반드시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거룩한 계를 성취하리라'고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35. 전륜왕경(轉輪王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전륜왕(轉輪王)은 일곱 가지 보배를 원만히 갖추고 사람 가운데서 네 가지 신통력(神通力)을 성취하여 4천하(天下)1)의 왕이 되었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면 천상에 태어난다. 비록 또 전륜성왕이 일곱 가지 보배를 원만히 갖추고 사람 가운데서 네 가지 신통력을 성취하여 사천하의 왕이 되었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면 천상에 태어난다 하더라도, 그래도 오히려 지옥·축생·아귀 등 나쁜 세계의 괴로움은 끊지는 못하
  
1) 수미산(首彌山)의 사방에 있다고 하는 네 개의 대륙 즉 동·서·남·북의 4대주(大洲)로서, 동승신주(東勝神洲)·남섬부주(南贍部洲)·서우화주(西牛貨洲)·북구로주(北俱盧洲) 등의 4주(洲)를 말함. 이는 인도 고대의 상상적 세계관으로서 부처님의 설법에서도 이 설을 늘 인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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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였느니라.
  왜냐 하면 전륜왕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얻지 못하고 거룩한 계를 성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누더기 옷을 입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걸식하면서 풀 자리에 눕지만, 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지옥·축생·아귀 등 나쁜 세계의 괴로움은 벗어났느니라.
  왜냐 하면, 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했기 때문이니라.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마땅히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리라'고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36. 사불괴정경(四不壞淨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가엾이 여기는 마음과 자비한 마음을 내어야 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너희들의 말하는 것을 듣고 즐겁게 받아들이거든, 그들을 위해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설명하여, 그들로 하여금 거기에 들어가 머물게 하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지(地)·수(水)·화(火)·풍(風) 등의 4대(大)는 변하여 바뀌거나 더하고 덜함이 있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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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은 일찍이 더하거나 덜하거나 변하여 바뀌는 일이 없기 때문이니라.
  그 더하거나 덜하거나 변하여 달라짐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도, 만일 지옥·축생·아귀의 세계에 떨어진다면 그럴 이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니라.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마땅히 '나는 반드시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거룩한 계를 성취하여 반드시 다른 사람도 세우고 성취하게 하리라'고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37. 과환경(過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사람을 믿으면 다섯 가지 허물이 생길 것이니, 저 사람이 혹 계(戒)를 범하고 율(律)을 어겼을 때에는 대중들에게 버림을 받을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을 공경하던 사람들은 당연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 사람은 나의 스승으로서 나는 스승을 존중하고 존경하는데, 대중 스님들은 그를 버리고 천대한다. 그러니 내가 이제 무슨 인연으로 저 절[塔寺]에 들어가겠는가?'
  그리하여 그가 절에 들어가지 않으면 스님들을 공경하지 않게 되고, 스님들을 공경하지 않게 되면 법을 듣지 못하게 되며, 법을 듣지 못하면 착한 법에서 물러나거나 그것을 잃게 되어 바른 법 가운데 오래 머물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사람을 믿고 공경함으로써 생기는 첫 번째 허물이라 하느니라.
  다음에는 사람을 공경하고 믿을 때 공경을 받는 사람이 계를 범하거나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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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어겨서 대중 스님들이 그를 칭찬하지 않으면, 그를 공경하고 믿던 사람은 마땅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 사람은 나의 스승으로서 나는 스승을 존중하고 공경하는데, 지금 대중 스님들은 칭찬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러니 내가 이제 무슨 인연으로 저 절에 들어가겠는가?'
  그리하여 그가 절에 들어가지 않으면 스님들을 공경하지 않게 되고, 스님들을 공경하지 않게 되면 법을 듣지 못하게 되며, 법을 듣지 못하면 착한 법에서 물러나거나 그것을 잃게 되어 바른 법 가운데 오래 머물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사람을 믿고 공경함으로써 생기는 두 번째 허물이라 하느니라.
  또 만일 저 사람이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다른 지방을 유행하게 되면, 그를 공경하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내가 공경하는 사람이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인간 세상을 유행하고 있으니, 내가 이제 무슨 인연으로 저 절에 들어가겠는가?'
  그리하여 그가 절에 들어가지 않으면 스님들을 공경하지 않게 되고, 스님들을 공경하지 않게 되면 법을 듣지 못하게 되며, 법을 듣지 못하면 착한 법에서 물러나거나 그것을 잃게 되어 바른 법 가운데 오래 머물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사람을 믿고 공경함으로써 생기는 세 번째 허물이니라.
  다음에는 그가 믿고 공경하는 사람이 계를 버리고 속세로 돌아가면, 그를 공경하고 믿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저 사람은 나의 스승으로서 나는 스승을 존중하고 공경하는데, 그는 계를 버리고 속세로 돌아갔으니, 나는 이제 그 절에 들어갈 수 없다.'
  그리하여 그가 절에 들어가지 않으면 스님들을 공경하지 않게 되고, 스님들을 공경하지 않게 되면 법을 듣지 못하게 되며, 법을 듣지 못하면 착한 법에서 물러나거나 그것을 잃게 되어 바른 법 가운데 오래 머물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사람을 믿고 공경함으로써 생기는 네 번째 허물이라고 하느니라.
  다음에는 그가 믿고 공경하는 사람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면, 그를 공경하고 믿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 사람은 나의 스승으로서 나는 스승을 존중하고 공경하는데, 목숨을 마쳤으니, 이제 무슨 인연으로 그 절에 들어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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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하여 그가 절에 들어가지 않으면 스님들을 공경하지 않게 되고, 스님들을 공경하지 않게 되면 법을 듣지 못하게 되며, 법을 듣지 못하는 까닭에 착한 법에서 물러나거나 그것을 잃게 되어 바른 법 가운데 오래 머물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사람을 믿고 공경함으로써 생기는 다섯 번째 허물이라 하느니라.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마땅히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거룩한 계를 성취하리라'고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38. 식경(食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음식이 있어 중생을 기르고 4대(大)를 거두어 자라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단식(食)·촉식(觸食)·의사식(意思食)·식식(識食)이니라. 이와 같은 것은 복과 덕을 윤택하게 하고 편안하고 즐거운 음식이 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는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마땅히 '나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거룩한 계를 성취하리라'고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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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9. 계경(戒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이 사이의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고, 다만 다른 것은 다음과 같다.)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면, 법을 듣고 승가대중을 생각하고 거룩한 계를 성취한 것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40. 계경 ②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위의 소경에서 설한 것과 같으며, 다만 그와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만일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면, 법과 승가……(내지)……아끼는 번뇌[慳垢]가 얽어매더라도 그 중생은 아끼는 번뇌의 마음을 여의고 세속에 있으면서도 해탈(解脫)에 머물러 마음을 베풀고 보시하기를 항상 좋아하며, 항상 평온함을 좋아하고 평등한 보시를 행하며 거룩한 계를 성취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41. 윤택경(潤澤經)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위의 소경에서 설한 것과 같으며, 다만 그와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와 같이 거룩한 제자의 네 가지 공덕은 복과 덕을 윤택하게 하고, 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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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을 윤택하게 한다. 그 거룩한 제자가 섭수(攝受)하는 공덕을 헤아려보면, 그러한 결과의 복과 그 결과와 그 복된 결과가 발생하는 원인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얻은 숱한 복과 이익도 결국에는 이 큰 공덕의 무더기인 셈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항하(恒河)·야보나(耶菩那)·살라유(薩羅由)·이라발제(伊羅跋提)·마혜(摩醯) 등의 다섯 강이 합해 흐를 때, 그 물이 한량없이 많아서 백 병·천 병·백천만 병보다 더 많은 것과 같나니, 저 물이 그렇게 많은 이유는 큰 강물이 모였기 때문이니라.
  그와 같이 거룩한 제자가 네 가지 공덕을 성취하여 윤택하게 하는 그 복의 많고 적음은 헤아릴 수 없나니, 그러나 저 많은 복도 곧 큰 공덕 무더기 수에 떨어지고 만다.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마땅히 '나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거룩한 계를 성취하리라'고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온갖 길상(吉祥)의 큰 바다는
   자기도 깨끗해지고 남도 깨끗하게 하나니
   넘실넘실 도도하고 편편하게 흐르는 강물
   진실로 모든 하천의 어른이어라.
  
   일체의 모든 강물과
   온갖 생물이 의지하는 곳
   그것은 모두 큰 바다로 돌아가나니
   나도 또한 그것과 다름이 없네.
   보시와 계율의 공덕 닦으면
   온갖 복된 흐름 몰려들리라.
  
  
842. 바라문경(婆羅門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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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들은 거짓 도(道)를 말하고 어리석고 악하고 삿되어 바르게 나아가지도 않고, 지혜로 평등하게 깨달아 열반으로 향하지도 않는다. 저들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제자들을 교화한다. 즉 그들은 보름날에 참깨 가루와 암라마라(菴羅摩羅) 가루로 온몸을 씻고 새로 지은 무명옷[劫貝衣]을 입고, 머리에는 긴 실을 드리우고 쇠똥을 땅에 바르고 그 위에 누워서 말하기를 '선남자들아, 이른 아침에 일찍 일어나 옷을 벗어 한곳에 두고 알몸으로 동쪽을 향해 달려가라.
  설령 길에서 사나운 코끼리·모진 말·미친 소·미친 개·가시밭·숲 덤불·계곡·깊은 물 따위를 만나더라도 곧장 나아가고 피하지 말라. 그런 것들로 해를 입어 만일 죽게 된다면 틀림없이 범천(梵天)에 태어날 것이다'라고 한다.
  이것을 외도(外道)들의 어리석고 삿된 견해로써 지혜로 평등하게 깨달아 열반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그러나 나는 제자들을 위해 편편하고 바른 길을 연설한다. 이것은 어리석음이 아니요, 지혜로서 평등하게 깨달음으로 향하고 열반으로 향하는 것이니, 그 법은 바른 소견[正見]과……(내지)……바른 선정[正定]의 8성도(聖道)를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43. 사리불경(舍利弗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존자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흐름[流]이란 어떤 것을 흐름이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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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흐름이란 8성도(聖道)를 말하는 것이옵니다.
  또 사리불에게 물으셨다.
  이른바 흐름에 드는 갈래[入流分]2)란 어떤 것이냐?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흐름에 드는 갈래에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선남자를 가까이 하고 바른 법을 들으며, 안으로 바르게 사유하고 법에 의지해 차례대로 법으로 향하는 것이옵니다.
  또 사리불에게 물으셨다.
  흐름에 드는 사람3)은 몇 가지 법을 성취해야 하느냐?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네 갈래를 성취하면 흐름에 들게 됩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하면,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는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네 말과 같다. 흐름이란 곧 8성도이고, 흐름에 드는 갈래에는 네 가지가 있으니, 이른바 선남자를 가까이 하고 바른 법을 들으며, 안으로 바르게 사유하고, 법에 의지해 차례대로 법으로 향하는 것이다. 또 흐름에 드는 사람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해야 하나니, 곧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사리불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 예류지(預流支)를 말하는 것으로 비로소 성자 흐름의 갈래에 들어간 자라는 뜻. 예류(預流)는 흐름에 맡긴다는 뜻으로 지금까지는 유루(有漏)의 범부(凡夫)였던 이가 비로소 성자가 되고, 무루(無漏)의 성자의 흐름에 맡긴다는 뜻.
3) 이미 성인의 도에 든 성자로서 수다원과(須陀洹果)를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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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 사리불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사리불이 존자 아난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으로 물러나 존자 사리불이 존자 아난에게 말하였다.
  묻고 싶은 말이 있는데 한가하시면 수기[記]하신 것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존자 아난이 존자 사리불에게 말했다.
  마음대로 물어보십시오. 제가 아는 것이면 기꺼이 대답해드리겠습니다.
  사리불이 존자 아난에게 물었다.
  몇 가지 법을 끊으면, 여래(如來)·응공(應供)·등정각(等正覺)께서는 그것을 알고 보시어 '저 사람은 수다원이 되었으므로 나쁜 세계의 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바른 깨달음을 향하여 일곱 번 천상과 인간 세계를 오가며 태어났다가 마침내는 괴로움을 완전하게 다 벗어날 것이다'고 수기하십니까?
  존자 아난이 존자 사리불에게 말했다.
  네 가지 법을 끊고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여래·응공·등정각께서는 '저 사람은 수다원이 되었으므로 나쁜 세계의 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삼보리(三菩提)로 향하여, 일곱 번 천상과 인간 세계를 오가며 태어났다가 마침내는 괴로움을 완전하게 다 벗어날 것이다'고 수기하십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부처님을 믿어 거기에 머무르지 않으면 곧 그것을 끊고 이미 끊은 줄 알아, 부처님에 대하여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합니다. 법과 승가를 믿지 않고 나쁜 계율을 가졌으면, 그는 곧 그것을 끊고 이미 끊은 줄을 알아, 법과 승가에 대하여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거룩한 계를 성취합니다. 이와 같이 네 가지 법을 끊고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여래·응공·등정각께서는 그것을 알고 보시어 '그 사람은 수다원이 되었으므로 나쁜 세계의 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바르게 삼보리로 향하여 일곱 번 천상과 인간 세계를 오가며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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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났다가 마침내는 괴로움을 완전하게 다 벗어날 것이다'고 수기하십니다.
  존자 아난이 존자 사리불에게 말했다.
  그렇고 그렇습니다. 네 가지 법을 끊고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여래·응공·등정각께서는 그것을 알고 보시어 '그 사람은 수다원이 되었으므로 나쁜 세계의 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바르게 삼보리로 향하여 일곱 번 천상과 인간 세계를 오가며 태어났다가 마침내는 괴로움을 완전하게 다 벗어날 것이다'고 수기하십니다.
  그 때 두 정사(正士)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는 서로 함께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845. 공포경(恐怖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비구로서 다섯 가지 두려움과 원한을 없어지게 하고, 세 가지 일을 결정하여 의혹이 생기지 않으며, 성현의 바른 도를 사실 그대로 알고 보면, 그런 거룩한 제자들은 스스로 수기하여 '지옥·축생·아귀 등 나쁜 세계가 이미 다하고, 수다원(須陀洹)이 되어 나쁜 세계의 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바르게 삼보리(三菩提)로 향하여, 일곱 번 천상과 인간 세계를 오가며 태어났다가 마침내 괴로움을 완전하게 벗어나리라'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두려움과 원한을 없어지게 하는 것인가? 혹 살생(殺生)을 하면 그 죄의 인연으로 원한과 두려움이 생기지만, 만일 그가 살생을 여의면 저 살생한 죄로 인한 원한과 그 인연으로 생겨난 두려움이 없어지게 된다. 만일 도둑질·삿된 음행·거짓말·술 마신 죄가 있으면 원한과 그 인연으로 두려움이 생기지만, 만일 그가 도둑질·삿된 음행·거짓말·술 마신 죄로 생기는 원한을 여의면, 그 인연으로 생기는 두려움이 없어질 것이다. 이것을 죄로 인한 원한과 그 인연으로 생기는 두려움을 없어지게 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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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것이 세 가지 일을 결정하면 의혹이 생기지 않는 것인가? 부처님에 대해 결정하여 의혹을 여의고, 법과 승가에 대해 결정하여 의혹을 여의는 것이다. 이것을 세 가지 법을 결정하면 의혹을 여의게 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이 거룩한 도(道)를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 것인가? 이것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임을 사실 그대로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이고,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이며,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道聖諦]라고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다. 이것을 거룩한 도를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니라.
  만일 이 다섯 가지 죄로 인한 두려움과 원한을 없어지게 하고, 세 가지 법을 결정하여 의혹을 여의며, 거룩한 도(道)4)를 사실 그대로 알고 보면, 이러한 거룩한 제자는 스스로 수기하여 '나는 지옥의 고통이 다하고, 축생·아귀 등 나쁜 세계에 태어남이 다하였으며, 수다원이 되어 나쁜 세계의 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바르게 삼보리로 나아가 일곱 번 천상과 인간 세계를 오가며 태어났다가 마침내 괴로움을 완전하게 벗어나리라'고 말할 수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46. 공포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이 사이의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고, 다만 다른 것은 다음과 같다.)
  
4) 고려대장경 본문에는 '의(意)'자로 되어 있지만, 앞의 문장에 의거해 '도(道)'자로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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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것이 거룩한 도를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 것인가? 바른 소견[正見]과……(내지)……바른 선정[正定]의 8성도(聖道)를 말하는 것이니라.……(다음에 나오는 경의 내용도 앞에서 말한 것과 같고, 다만 다른 것은 다음과 같다.)
  어떤 것이 거룩한 도[聖道]를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 것인가? 이른바 열두 갈래 연기[十二支緣起]를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 것이니, 말한 바와 같다.
  '이 일이 있으므로 그 일이 있고, 그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 일이 일어난다. 그것은 마치 무명(無明)을 연(緣)하여 행(行)이 있고, 행을 연하여 식(識)이 있으며, 식을 연하여 명색(名色)이 있고, 명색을 연하여 6입처(入處)가 있으며, 6입처를 연하여 접촉[觸]이 있고, 촉을 연하여 느낌[受]이 있으며, 느낌을 연하여 애욕[愛]가 있고, 애욕을 연하여 취함[取]이 있으며, 취함을 연하여 존재[有]가 있고, 존재를 연하여 태어남[生]이 있으며, 태어남을 연하여 늙음[老]·병듦[病]·죽음[死]·근심[憂]·슬픔[悲]·괴로움[苦]·번민[惱]이 있다. 이것을 거룩한 제자가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47. 천도경(天道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에는 네 가지가 있어, 깨끗하지 못한 중생은 깨끗하게 하고, 이미 깨끗해진 중생은 더욱 더 깨끗하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가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는 것이다. 이것이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에 네 가지가 있어, 깨끗하지 못한 중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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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하게 하고, 이미 깨끗해진 중생은 더욱 더 깨끗하게 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48. 천도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에는 네 가지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여래에 대한 일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여래(如來)·응공(應供)·등정각(等正覺:正遍智)·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이시다.'
  이 여래에 대한 일에 대해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나면 마음이 즐거워진다. 마음이 즐거워지면 몸이 편히 쉬고 몸이 편히 쉬고 나면 즐거운 감각을 느끼고 즐거운 감각을 느끼고 나면 삼매(三昧) 선정에 들고 삼매 선정에 들고 나면 거룩한 제자는 이와 같이 배우게 된다.
  '어떤 것이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인가?'
  그는 다시 생각한다.
  '나는 성내지 않는 것이 여러 하늘로 올라가는 하늘길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나는 오늘부터 세상에서 두려워하는 것에든 혹은 편안하게 있는 것에든5) 성냄을 일으키지 않고, 나는 반드시 스스로 순결하고 원만하며 깨끗하게 되어 여러 하늘들의 하늘 길을 얻을 것이다'라고 한다. 이것
  
5) 팔리본에는 이 내용이 '동물에게든 식물에게든(tasa v th vara v )'이라고 되어 있으나 한역과정에서는 강자(强者)와 약자(弱者)의 의미로 의역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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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른바 첫 번째 여러 하늘들의 하늘 길로서, 깨끗하지 않은 중생은 깨끗하게 하고, 이미 깨끗해진 중생은 더욱 더 깨끗하게 하는 것이니라.
  또 비구들아, 거룩한 제자는 법에 대한 일에 대해 생각한다.
  '여래께서는 바른 법과 율을 말씀하셨고, 현재 세계에서 모든 번뇌를 여의었으며, 시절을 기다리지 않고 열반을 밝게 아시며, 몸에 대해 관찰하시어 인연을 스스로 깨달아 아신다.'
  이와 같이 법에 대한 일을 알고 나면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나면 몸이 편히 쉬고 몸이 편히 쉬고 나면 즐거운 감각을 느끼고 즐거운 감각을 느끼고 나면 삼매 선정에 들고 삼매 선정에 들고나면 거룩한 제자는 이와 같이 배우게 된다.
  '어떤 것이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인가?'
  그는 다시 생각한다.
  '나는 성내지 않는 것이 여러 하늘로 올라가는 하늘길이라고 들었다. 나는 오늘부터 이 세상에서 두려워하는 것에든 혹은 편안하게 있는 것에든 성냄을 일으키지 않고, 나는 반드시 순결하고 원만하며 깨끗하게 되어 여러 하늘들의 하늘 길을 얻을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두 번째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이니라.
  또 비구들아, 또 승가에 대한 일에 대해 바르게 생각하라.
  '세존의 제자인 스님들은 정직하고 평등하게 나아가며, 공경과 존중과 공양을 받을 만한 위없는 복전(福田)이다.'
  저들이 이와 같이 승가에 대한 일을 바르게 생각하면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나면 몸이 편히 쉬며 몸이 편히 쉬고 나면 즐거운 감각을 느끼고 즐거운 감각을 느끼고 나면 삼매 선정에 들고 삼매 선정에 들고 나면 거룩한 제자는 이와 같이 배우게 된다.
  '어떤 것이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인가?'
  그는 다시 생각한다.
  '나는 여러 하늘들은 성내지 않는 것이 여러 하늘로 올라가는 하늘길이라고 들었다. 나는 오늘부터 모든 세상에서 두려워하는 것에든 혹은 편안하게 있는 것에든 성냄을 일으키지 않고, 나는 반드시 순결하고 원만하며 깨끗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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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되어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을 얻을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세 번째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이니라.
  또 비구들아,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여러 가지 계에 대한 일을 스스로 생각하고 그 기억을 따라 말한다.
  '나는 여기에서 계를 깨뜨리거나 계를 더럽히거나 계를 잡되게 하지 않으리라. 밝은 지혜가 있는 사람은 계를 찬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계를 싫어하지 않는다.'
  이러한 계에 대한 일들을 바르게 생각하고 나면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나면 즐거워지고 즐거워지고 나면 몸이 편히 쉬고 몸이 편히 쉬고 나면 즐거운 감각을 느끼고 즐거운 감각을 느끼고 나면 삼매 선정에 들고 삼매 선정에 들고 나면 거룩한 제자는 이와 같이 생각하게 된다.
  '어떤 것이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인가?'
  그는 다시 생각한다.
  '나는 여러 하늘은 성내지 않는 것이 여러 하늘로 올라가는 하늘길6)이라고 들었다. 나는 오늘부터 모든 세상에서 두려워하는 것에든 혹은 편안하게 있는 것에든 성냄을 일으키지 않고, 나는 반드시 순결하고 원만하며 깨끗하게 되어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을 얻을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네 번째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로서 깨끗하지 못한 중생은 깨끗하게 하고, 이미 깨끗해진 중생은 더욱 더 깨끗하게 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49. 천도경 ③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6) 고려대장경 본문에는 '제천천도(諸天天道)'의 내용이 없으나, 앞의 문장에 의거하여 보충해 해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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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에는 네 가지가 있어, 깨끗하지 못한 중생은 깨끗하게 하고, 이미 깨끗해진 중생은 더욱 더 깨끗하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여래에 대한 일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여래·응공·등정각·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다.'
  그는 여래에 대한 일을 생각하고 나면 악한 탐욕을 끊고 마음에 악하고 착하지 않은 잘못을 끊게 된다. 그리고 여래에 대한 생각 때문에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나면 즐거워지고, 즐거워지고 나면 몸이 편히 쉬고, 몸이 편히 쉬고 나면 즐거운 감각을 느끼고, 즐거운 감각을 느끼고 나면 삼매 선정에 들고, 삼매 선정에 들고 나면 거룩한 제자는 이와 같이 배우게 된다.
  '어떤 것이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인가?'
  그는 다시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성내지 않는 것이 여러 하늘로 올라가는 하늘길이라고 들었다. 나는 오늘부터 모든 세상에서 두려워하는 것에든 혹은 편안하게 있는 것에든 성냄을 일으키지 않고, 나는 반드시 순결하고 원만하며 깨끗하게 되어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을 얻을 것이다.'
  이와 같이 법과 승가와 거룩한 계의 성취에 대해서도 또한 그렇게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50. 천도경 ④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에는 네 가지가 있어, 깨끗하지 못한 중생은 깨끗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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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하고, 이미 깨끗해진 중생은 더욱 더 깨끗하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여래에 대한 일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여래·응공·등정각·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다.'
  저 거룩한 제자는 여래의 일에 대해 생각하고 나서 마음이 탐욕에 얽매이지 않고7) 성냄과 어리석음에 그 마음이 얽매이지 않으며, 그 마음이 정직해진다. 여래에 대한 일을 생각한 이 거룩한 제자는 법류수(法流水)를 얻고 의류수(義流水)를 얻는다. 여래를 생각하여 유익함을 얻으면 따라 기뻐하며, 따라서 기뻐하고 나면 즐거움이 생기고, 즐거움이 생기고 나면 몸이 편히 쉬고, 몸이 편히 쉬고 나면 즐거운 감각을 느끼고 즐거운 감각을 느끼고 나면 삼매 선정에 들고, 삼매 선정에 들고 나면 거룩한 제자는 이와 같이 배우게 된다.
  '어떤 것이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인가?'
  그는 다시 생각한다.
  '나는 성내지 않는 것이 여러 하늘로 올라가는 하늘길이라고 들었다. 나는 오늘부터 모든 세상에 대하여 성냄을 일으키지 않고, 꼭 순결하고 원만하며 깨끗하게 되어 여러 하늘들의 하늘길을 얻을 것이다.'
  이와 같이 법과 승가와 거룩한 계의 성취에 대해서도 또한 그렇게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51. 법경경(法鏡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7) 고려대장경 본문에는 '불(不)'자가 없다. 그러나 앞뒤 문맥을 고려해볼 때 '불'자가 없으면 내용이 어울리지 않는다. 때문에『잡아함경』제33권 소경 번호 931을 참조해 이 글자를 보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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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법경경(法鏡經)8)을 설할 터이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어떤 것을 법경경이라 하는가? 거룩한 제자는 부처님에 대하여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내고 법과 승가에 대해서도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내며, 거룩한 계를 성취하나니, 이것을 법경경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52. 법경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많은 비구들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걸식할 때에 그들은 난도(難屠) 비구가 목숨을 마쳤고 난다(難陀) 비구니가 목숨을 마쳤으며, 선생(善生) 우바새도 목숨을 마쳤고, 선생 우바이도 목숨을 마쳤다는 말을 들었다. 걸식을 마치고 정사(精舍)로 돌아와 가사와 발우를 챙겨두고 발을 씻은 뒤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 이른 아침에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습니다. 그 때 난도 비구·난다 비구니·선생 우바새·선생 우바이가 목숨을 마쳤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목숨을 마친 네 사람은 어디에 가서 태어났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난도 비구와 난다 비구니는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번뇌 없이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여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나의
  
8)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이 곧 법경(法鏡)이다. 부처님의 대법(大法)은 능히 만물을 다 비추므로 거울에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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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았느니라. 또 저 선생 우바새와 선생 우바이는 5하분결(下分結)이 다 끊어지고 아나함(阿那含)이 되어, 천상(天上)에 태어나서 반열반(般涅槃)에 들었으니, 다시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해 법경경을 말하리라.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내지)……거룩한 계를 성취하면 이것을 법경경이라고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53. 법경경 ③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위의 소경에서 설한 것과 같으며, 다만 그와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른 비구·다른 비구니·다른 우바새·다른 우바이도 목숨을 마쳤는데 그것 또한 앞에 말한 것과 같다.
  
  
854. 나리가경(那梨迦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리가(那梨迦)라는 마을에 있는 번기가(繁耆迦) 정사에 계셨다.
  그 때 나리가 마을에서는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 때 많은 비구들이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나리가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나리가 마을의 계가사(罽迦舍) 우바새가 목숨을 마쳤고, 니가타(尼迦)·가릉가라(佉楞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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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羅)·가다리사바(迦多梨沙婆)·사로(闍露)·우바사로(優婆闍露)·이색타(梨色)·아리색타(阿梨色)·발타라(跋陀羅)·수발타라(須跋陀羅)·야사야수타(耶舍耶輸陀)·야사울다라(耶舍鬱多羅) 등이 모두 목숨을 마쳤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그것을 들은 뒤에 정사로 돌아와 가사와 발우를 챙겨두고 발을 씻은 뒤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 비구들이 이른 아침에 나리가 마을에 들어가서 걸식하였는데, 거기에서 계가사 우바새 등이 목숨을 마쳤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들은 목숨을 마치고 나서 어느 곳에 태어났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계가사 등은 이미 5하분결을 끊고 아나함이 되어 천상에서 반열반하였으니, 다시는 이 세상에 도로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다시 250명이 넘는 우바새가 목숨을 마쳤고, 또 500명의 우바새가 이 나리가 마을에서 목숨을 마쳤습니다. 그들도 다 5하분결을 끊고 아나함이 되어, 천상에서 반열반하여 다시는 이 세상에 도로 태어나지 않겠습니까? 다시 250명이 넘는 우바새가 목숨을 마쳤습니다. 그들도 다 세 가지 결박이 다하고 탐욕·성냄·어리석음이 엷어져 사다함이 되어, 한 번의 생을 받고는 마침내 괴로움을 완전하게 벗어나겠습니까? 이 나리가 마을에는 또 500명의 우바새가 있는데, 그들도 이 나리가 마을에서 목숨을 마쳤습니다. 그들도 다 세 가지 결박이 다하고 수다원(須陀洹)이 되어, 나쁜 세계 법에는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바르게 삼보리로 향하여 일곱 번 천상과 인간 세상을 오가면서 태어났다가 마침내는 괴로움을 완전하게 벗어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그들의 죽을 때마다 그들의 죽음에 대해 묻는 것은 한낱 수고롭게만 할 뿐이라서, 그런 것들은 여래(如來)가 대답하기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태어나는 것에는 반드시 죽음이 있거늘 무엇을 놀랍다 하겠는가? 여래가 이 세상에 출현했거나 또는 이 세상에 출현하지 않았거나 간에 법의 성품은 언제나 존재하는 것이다. 여래는 그것을 스스로 알아 등정각(等正覺)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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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취하여, 그것을 나타내어 자세히 연설하고 분별하여 열어 보인 것이다. 그것은 이른바 '이 일이 있으므로 저 일이 있고, 저 일이 일어남으로 이 일이 일어난다. 즉 무명(無明)을 연(緣)하여 행(行)이 있고,……(내지)……태어남을 연하여 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괴로움·번민이 있다. 그리하여 괴로움의 무더기가 발생하는[集] 것이나, 무명이 사라지면 행이 사라지고,……(내지)……태어남이 사라지면 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괴로움·번민도 사라진다. 이리하여 괴로움의 무더기가 사라지는 것이다.'라고 한 것이니라.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해 법경경을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말하리라. 어떤 것을 법경경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가 부처님에 대하여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하여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내고 거룩한 계를 성취하는 것이다'라고 한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55. 난제경(難提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난제(難提)라는 우바새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거룩한 제자로서 이 5근(根)을 어느 때든지 항상하도록 성취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를 방일(放逸)하다 하겠습니까, 방일하지 않다고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난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이 5근을 어느 때든지 항상하도록 성취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들은 범부(凡夫)쪽의 수효에 들어간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거룩한 제자로서 그와 같이 성취하지 못한 사람은 방일한 것이고, 방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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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않은 것이 아니니라.
  난제야, 만일 거룩한 제자로서 부처님에 대하여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했으나 더 이상 구하지 않으면, 텅 비고 한적한 숲 속이나 혹은 한데에 앉아 밤낮으로 고요히 사유하고 부지런히 닦아 익혀서 훌륭하고 묘하게 번뇌를 벗어난 요익함을 따라 생기는 기쁨도 없을 것이다. 그가 기뻐하지 않으면 즐거움도 생기지 않을 것이고, 즐거움이 생기지 않는다면, 몸이 의지하여 쉴 수도 없고 몸이 의지하여 쉴 수 없다면 괴로운 감각이 생길 것이고, 괴로운 감각이 생기면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며,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면 이러한 거룩한 제자를 이름하여 방일한 사람이라고 한다. 법과 승가에 대하여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가지고 거룩한 계를 성취함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이와 같아서 난제야, 만일 거룩한 제자로서 부처님에 대하여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면 마음에 만족스럽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말고, 텅 비고 한적한 숲 속이나 나무 밑이나 한데에서 밤낮으로 고요히 사유하고, 방편으로 부지런히 노력해야만 능히 훌륭하고 묘하게 번뇌를 벗어남을 따라 생기는 기쁨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따라 기뻐하게 되면 즐거움이 생기고, 즐거움이 생기면 몸이 쉬게 되고, 몸이 쉬게 되면 즐거운 감각을 느낄 것이다. 즐거운 감각이 느끼면 마음이 안정되나니, 만일 거룩한 제자로서 마음이 안정되면 그것을 이름하여 방일하지 않다고 한다. 법과 승가에 대하여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내고 거룩한 계를 성취함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난제 우바새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떠났다.
  
  
856. 난제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석씨 난제(難提)는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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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거룩한 제자로서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어느 때든지 항상하도록 성취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 거룩한 제자를 방일하다 하겠습니까, 방일하지 않다고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석씨 난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어느 때이든 항상하도록 성취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들은 바깥 범부쪽의 수효에 들어간다고 말할 것이다. 석씨 난제야, 만일 거룩한 제자로서 방일한 것인지, 방일하지 않은 것인지에 대하여 이제 마땅히 말해주리라.……(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석씨 난제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떠났다.
  
  
857. 난제경 ③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지나간 석 달 동안의 여름 안거(安居)를 마치자, 많은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부처님을 위해 가사를 지었다. 여래께서는 머지않아 가사가 완성되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정사(精舍)를 떠나 인간 세상을 유행하실 계획이었다.
  그 때 석씨 난제는, 많은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부처님을 위해 가사를 짓고 있는데, 여래께서는 머지않아 가사가 완성되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인간 세상을 유행하실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석씨 난제는 그 말을 듣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는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온 몸의 맥이 풀리고 천지가 아득하여, 전에 들었던 법을 지금은 다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듣기로는 많은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세존을 위해 가사를 지으면서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머지않아 가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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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되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인간 세상을 유행하실 것이다'고 하였답니다. 그 때문에 저는 지금 마음으로 매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어느 때에나 다시 세존과 여러 친한 비구들을 뵈올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석씨 난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부처님을 보거나 보지 않거나, 친한 비구들을 보거나 보지 않거나 간에, 너는 수시로 다섯 가지 기쁨의 일9)을 닦아 익혀야 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너는 수시로 여래에 대한 일인 '여래·응공·등정각·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심을 기억하고, 또 법에 대한 일과 승가와 제 자신이 지켜야 할 계와 자신이 행해야 할 보시10)를 기억해야 한다. 수시로 '나는 내 자신의 이익을 얻었다. 나는 물질에 집착하는 번뇌[慳垢]를 가진 중생세간에서 많이 닦고 익혀 물질에 집착하는 번뇌에 머물기를 여의고, 해탈 보시[解脫施]·평등 보시[捨施]·항상 왕성한 보시[常熾然施]를 행하고, 평등을 좋아하여 항상 평등한 보시를 행하면서 그렇게 보시할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기억해야 한다. 이와 같아서 석씨 난제야, 이 다섯 가지 선정을 닦되 섰거나 다니거나 앉거나 눕거나 나아가 처자와 함께 있는 시간이라 하더라도, 항상 이 삼매에 대한 기억을 마음에 매어두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석씨 난제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858. 난제경 ④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면서, 지나간 석 달 동
  
9) 다섯 가지 기쁜 일이란 염불(念佛)·염법(念法)·염승(念僧)·염계(念戒)·염시(念施)·염천(念天) 등의 6념처(念處) 가운데 맨 뒤의 염천(念天)을 제외한 다섯 가지 염처를 말한다.
10) 고려대장경 본문에는 '자행세사(自行世事)'라고 되어 있으나 이것은 다음에 나오는 6념처에 대비해보면 염시(念施)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기서 '세(世)'자는 '시(施)'자라야 맞을 듯하여 고쳐 해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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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여름 안거에 드셨었다.
  그 때 석씨 난제는,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지나간 석 달 동안 여름 안거에 드셨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당장 그곳을 찾아가서 부처님께 공양할 온갖 작업을 하고 여래와 비구 승가들에게 공양을 올리리라.'
  그리고 곧 그곳에 이르자, 석 달 동안의 수행이 끝났다. 그 때 많은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부처님을 위해 가사를 지으면서 이렇게들 말했다.
  '여래께서는 머지않아 가사가 완성되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인간 세상을 유행하실 것이다.'
  그 때 석씨 난제는 많은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여래께서는 머지않아 가사가 완성되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인간 세상을 유행하실 것이다'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는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온 몸의 맥이 풀리고 천지가 아득하여, 전에 들었던 법을 지금 모두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세존께서 인간 세상을 유행하실 것이라고 하던데, 그러면 저는 어느 때에나 다시 세존과 여러 친한 비구들을 뵙게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석씨 난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여래를 보거나 혹 보지 못하거나, 친한 비구들을 보거나 혹 보지 못하거나 간에 상관하지 말고, 너는 마땅히 수시로 여섯 가지 기억하는 법[六念]을 닦아라.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마땅히 여래와 법과 승가와 제 자신이 지킬 계와 제 자신이 행할 보시에 대하여 기억하며, 또 모든 하늘들을 기억하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석씨 난제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859. 이사달다경(梨師達多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1218 / 2145]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면서 지나간 석 달 동안 여름 안거에 드셨었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위의 소경에서 설한 것과 같으며, 다만 그와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 때 장자 이사달다(梨師達多)와 부란나(富蘭那) 두 형제는 많은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세존을 위해 가사를 기우면서……(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난제경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이사달다와 부란나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떠나갔다.
  
  
860. 전업경(田業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지나간 석 달 동안의 여름 안거를 마치자, 많은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세존을 위해 가사를 깁고 있었다.
  그 때 장자 이사달다와 부란나 두 형제가 녹경택(鹿徑澤)에서 농사일을 하다가, 많은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세존을 위해 가사를 기우면서 여래께서는 머지않아 이 가사가 완성되면, 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인간 세상을 유행하실 것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그 소식을 듣고 나서 어떤 장정[士夫]에게 말했다.
  너는 지금 당장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세존의 동정을 살펴 보라. 만일 떠나시는 것이 틀림없거든 즉시 와서 내게 말해라.
  그 장정은 지시를 받고 어느 한 곳에 이르러 세존께서 나오시는 것을 보고 곧 돌아와 이사달다와 부란나에게 알렸다.
  세존과 여러 대중들이 벌써 오셨습니다.
  그러자 이사달다와 부란나는 세존을 맞이하러 나갔다. 세존께서는 멀리서 이사달다와 부란나가 오는 것을 보시고, 곧 길 가로 나와 니사단(尼師壇)을 펴고 몸을 바로하고 단정한 자세로 앉으셨다.
  이사달다와 부란나는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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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온 몸의 맥이 풀리고 천지가 아득하여, 전에 들어 기억하고 있던 일들을 지금 다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어느 때에나 다시 세존과 여러 친한 비구들을 뵙게 되겠습니까? 세존께서 지금 이곳을 떠나시면 구살라국(拘薩羅國)으로 가실 것이요, 구살라국에서는 가시국(伽尸國)으로 가실 것이며, 가시국으로부터 마라국(摩羅國)으로 가실 것이요, 마라국에서는 다시 마갈타국(摩竭陀國)으로 가실 것이며, 마갈타국으로부터는 앙가국(殃伽國)으로 가실 것이요, 앙가국에서는 수마국(修摩國)으로 가실 것이며, 수마국으로부터는 분다라국(分陀羅國)으로 가실 것이요, 분다라국에서는 가릉가국(迦陵伽國)으로 가실 것이옵니다. 그런 까닭에 저희들은 지금 몹시 걱정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다시 세존과 여러 친한 비구들을 뵈올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이사달다와 부란나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여래를 보거나 혹 보지 못하거나, 여러 친한 비구들을 보거나 혹 보지 못하거나 간에 상관하지 말고, 너희들은 단지 수시로 여섯 가지 기억하는 법을 닦고 익혀라.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너희들은 마땅히 여래에 대한 일을 기억하고……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위의 소경에서 설한 것과 같다.) ……하늘들을 기억하라. 그러나 장자들이여, 세속에 있으면 시끄럽고 혼란스러우며, 또 세속에 있으면 물들고 집착하게 되겠지만 출가하게 되면 텅 비어 한가로울 것이다. 그러나 속인의 처지로는 집 없이 산다 하더라도, 한결같이 깨끗하고 순수하며 원만하고 청정하여, 범행이 청백하기는 어려울 것이니라.
  장자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기묘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세속에 있으면 시끄럽고 혼란스러우며, 또 세속에 있으면 물들고 집착하게 되겠지만 출가하게 되면 텅 비어 한가로울 것이다. 그러나 속인의 처지로는 집 없이 산다 하더라도, 한결같이 깨끗하고 순수하며 원만하고 청정하여, 범행이 청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는 이 법을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희들은 파사닉왕(波斯匿王)의 대신이옵니다. 파사닉왕이 공원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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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실 때에는 저희들로 하여금 큰 코끼리를 타게 하고 왕이 제일 사랑하는 궁녀들을 태우는데, 한 여자는 우리 앞에 타게 하고 한 여자는 우리 뒤에 타게 하고는 우리를 그 가운데 앉게 하십니다. 그리하여 코끼리가 비탈길을 내려올 때엔 앞에 있는 여자는 우리의 목을 끌어안고 뒤에 있는 여자는 우리의 등을 붙잡습니다. 또 반대로 코끼리가 비탈길을 올라갈 때에는 뒤에 있는 여자는 우리의 목을 끌어안고 앞에 있는 여자는 우리의 옷자락을 붙잡습니다.
  그리고 저 여러 채녀(女)들은 왕을 즐겁게 하기 위해 비단옷을 입고 온갖 묘한 향(香)을 바르며 영락(瓔珞)으로 장엄하고는 우리와 더불어 함께 놀았지만, 항상 세 가지 일을 조심하곤 하였습니다. 첫째는 코끼리를 몰되 바른 길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것이고, 둘째는 제 자신의 마음을 단속하여 물들어 집착할까 두려워하는 것이며, 셋째는 제 자신의 몸을 단속하여 거기 넘어지고 떨어질까 두려워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때 왕의 채녀들에 대해 잠깐이라도 바른 사유를 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장자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스스로의 마음을 잘 단속하였구나.
  장자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 집에 소유하고 있는 모든 재물을 늘 세존과 모든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과 함께 같이 쓰겠사오며,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장자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너희들은 이 구살라국에서 돈과 재물로는 대단한 부자라서 너희들과 견줄 이가 없거늘 저 많은 재물에 대하여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구나.
  그 때 세존께서 그 장자들을 위해 여러 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시고 기쁘게 해 주셨고, 가르쳐 보이시고 기쁘게 해 주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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