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禪門拈頌)

106. 지도(至道)

通達無我法者 2008. 2. 15. 15:54
3조 승찬 [신심명]에

지극한 도는 어려움이 없으나 고르는 마음이 허물이 되나니

미워함과 사랑함이 없어지기 만하면 훤하게 밝아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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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녕조가 송했다

   또렷이 반연을 잊으면 훤하게 밝아지고

   털끝만치 어긋나면 하늘과 땅 같이 떨어진다.

   맑은 가을 밝은 달이 여울에 비쳤으니

   따질 수 없는 곳에 마음으로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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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언이

'지극한 도는 어려움이 없으나 고르는 마음이 허물이 된다.'는 곳 까지 듣고는 말하되
"이쪽은 큰방이요, 저쪽은 법당이다.  어찌하여 고르는 짓이 안되겠는가 ?" 하고,
대꾸하는 사람이 없자 대신 말하기를  "하필 이렇게 되었을까 ?"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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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진일이

'지극한 도는 어려움이 없으나 고르는 마음이 허물이 된다.'는 곳 까지 듣고는 말하되
"어느 것이 어려움이 없는 곳인가 ?  누군가가 추측하여 말하기를
'시장하면 밥을 먹고 곤하면 잠을 자고, 눈을 뜨면 보이고 눈을 감으면 어두우니 무슨 어려움이 있으리오'
하는데, 만일 그렇다면 참으로 어려운 말이 된다. 조주는 어째서 5년동안 주석을 내리지 못했을까 ?
못같은 주둥이와 무쇠같은 혀를 가졌거든 마음대로 설명해 보라 "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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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색이 이 이야기를 듣고는

"옛사람이 여기에 이르러서는 입을 벙긋도 하지 못했으니,
가위 노끈없이 스스로 결박하는 짓이라 하리라. 산승은 그렇지 않으니,
'위는 하늘이요 아래는 땅이며, 낮에는 밝고 밤에는 어두우며, 중은 중이요, 속인은 속인이다.'  하리라.
여러분이 알면 훤하게 맑아 지겠지만 만일 알지 못하면 고르는 마음이 허물이 될 뿐이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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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위가 상당하여 이 이야기를 들고는 이어 주장자를 들면서 말하되

"이것도 취하고 버리는 일이 있는가 ?  혹시 시비를 고르는 일이 있는가 ?
혹은 미워하고 사랑하는 일이 있는가 ? 그런 일이 없다면 훤하게 밝으리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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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청이 상당하여 훤하게 밝으리라 한 곳까지를 들고는

"조사의 이런 말씀이 천하 사람의 눈을 멀게 하였다.
시비를 알고 흑백을 분별할 수 있는 납자가 이 경지에 이르면 어떻게 판단하겠는가 ?
강물이 끝난 곳에 이르지 못하면 구름이 일어 나는 것을 앉아서 보는 때를 알지 못하리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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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상당하여 말하되

"대중이여, 그가 말하기를 '미워하고 사랑함이 없기만 하면 훤하게 밝으리라' 하였으니,
이는 고르는 말인가 ? 고르지 않는 말인가 ? 충분히 참구해 보라."하고,
한참을 양구 했다가 말하되
"견해가 조사와 같다 할지라도 그 사람은 아직 철저히 깨달았다고 보증하지 못하겠노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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