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고림(古林)스님 회하의 여름결제에서
호령강(浩靈江)은 고림(古林淸茂)스님의 제자이다. 고림스님이 요주(饒州) 영복사(永福寺)에 주지로 있을 때, 영강은 수좌승으로 여름 결제에서 불자를 잡았는데 한 납승이 나와서 물었다.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면 어떻게 됩니까?”
”담장에 부딪친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 어떻게 됩니까?”
”구덩이 속에 떨어진다.”
”나아가지도 않고 물러서지도 않는다면 어떻게 됩니까?”
”그 자리에 서서 죽을 놈이다.”
어느 사람이 방장실을 찾아가 ”수좌가 불자를 잡고 선객에게 답한 세 마디 [三轉語] 는 모두 기연에 맞는 말이었습니다.”하고 칭찬하자 고림스님이 말하였다.
”어느 곳이 좋단 말이냐? 듣지 못하였는가. 한마디 맞는 말이 만 겁에 노새 매는 말뚝이라는 말을.”
그러나 곧이 곧대로 알아들어서는 절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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