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45. 자택사(紫택寺) 창고지기 방 벽에 써 붙인 글

通達無我法者 2008. 3. 5. 20:26
 

 

 

45. 자택사(紫택寺) 창고지기 방 벽에 써 붙인 글


혼원(混源)스님이 자택사(紫택寺)에 주지할 때였다. 고사(庫司:창고 관리업무)가 거처하는 방의 벽 위에 벽기(璧記)를 쓰고 다시 그 끝에 덧붙였다.


물 한 방울 쌀 한 톨도

대중에게 속하는 물건이니

사람마음 즐겁게 하도록 힘쓰라

없는 살림 지탱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털 쓰고 뿔 돋힌 짐승의 업보를 생각해 보라

오랜 세월이 흐르다보면

인과에 밝은 사람이 나와

다행히 이 이치를 알게 될 것이다.

滴水粒米      盡屬衆僧

務悅人情      理難支破

當思披毛戴角  歲月久長

明因果人      幸宜知悉


스님의 글씨는 오랜 세월에 퇴색되어 거의 마멸되었는데 뒤에 일산(一山)스님이 그 자리를 이어 벽을 다시 단장하고 직접 이 글을 써서 지금까지도 전해오고 있다. 오로지 잇끝만을 도모하는 자는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