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49. 정토종의 말폐, 백련칠불교(白蓮七佛敎)

通達無我法者 2008. 3. 5. 21:58
 

 

 

49. 정토종의 말폐, 백련칠불교(白蓮七佛敎)


정토교(淨土敎)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은 많은 경전에 자세히 실려 있다. 그러나 정토교가 중국에 유행한 것은 동림 혜원(東林慧遠:晋代)법사부터 비롯된 것이다. 법사는 유․뢰(劉雷) 등 제현을 모아 연루(蓮漏:물시계) 위에 이름을 새기고 하루 여섯 때 예불을 올리며 서방정토에 왕생하기를 기원하였는데, 정성이 간절하여 임종 때 각각 그들의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전조(원대)에 이르러서는 사람들의 근기가 얕고 거짓 마음이 나날이 돋아 “백련사'라는 이름을 빌어 밥과 옷을 구하는 자가 종종 있었다. 연우(延祐:1314~1320) 연간에 우담 도(優曇度)법사가 대궐에 나아가 상소를 올려 그 폐단을 바로잡았다. 그리고 물러나와서는 “여산보감(廬山寶鑑)” 몇 권을 저술하여 정교(正敎)를 밝히고 이단을 배척하여 동림사(東林寺)의 옛 일을 일신하였다. 그러나 우담법사가 입적한 지 백 년이 채 못되어 용렬한 자들이 그의 이름을 도용하여 이른바 백련칠불교(白蓮七佛敎)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그 폐단은 극심하였다. 어떤 이는 자칭 도사(導師)니, 사장(師長)이니 하면서 방등무애(方等無礙)의 경지에 이르렀다 하여 신도를 규합하여 정법을 훼손하고 마군이 일을 널리 행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를 전파하고 온갖 광채를 나타냈다. 귀중한 음식을 불전에 올리지도 않고 내놓거나 시식(施食)까지 모두 끊고서 스스로 부처라 하며 또한 삼보(三寶)란 불(佛)․법(法)․사(師)라 하여 함부로 도사(導師)를 삼보 속에 넣고 승려는 아니라 하였다. 우매한 속인을 선동하고 그것을 풍속화하여 막을 수 없는 세태에 이르니 결국 조정에서는 백련칠불교를 엄단하는 조처를 내렸다. 그러므로 선비들이 동림사의 수행을 더럽게 여기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 어떻게 하면 우담법사와 같은 분이 다시 세상에 태어나 폐단을 바로잡아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