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宋)나라 혜희(慧熙)스님은 혼자서 살 뿐, 시중 드는 사람을 두지 않았다. 날마다 한 끼만 먹고 다른 사람의 시주를 받지 않았으며, 방으로 가는 길에는 한 가닥 왕래하는 자국뿐이며 나머지는 모두가 이끼로 덮여 있었다. 걸상도 중심부에만 앉아서 양쪽은 오래 비워둔 것처럼 티끌이 쌓여 있었다.
의복은 헤지고 더러워서 바람과 한기를 겨우 면하였다. 겨울에는 떨어진 누더기를 입고 여름이면 들보 위에 높이 걸어 두었다. 어떤 사람이 스님의 명성을 듣고 방에 가서 참배하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뵐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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