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6장) 9. 배의 종기를 입으로 빨다〔口吮腹癰〕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7:22

 

 

 

 당(唐)나라 지관(智寬)스님은 포주(蒲州) 하동(河東) 사람으로 「유마경(維摩經)」과 「보살계본(菩薩戒本)」을 항상 지송하더니 천신(天神)이 방을 에워싸는 경계를 보았다.

   성품이 자혜(慈惠)로와 병든 사람 보살피기를 좋아하였는데, 이 일에는 승속(僧俗)의 신분이나 거리의 원근(遠近)을 따지지 않았다.   환자를 치료해 줄 사람이 없으면 즉시 수레로 자기 방에 싣고 와 몸소 환자를 치료하기도 하였다.   한번은 배에 종기를 앓는 환자가 있었는데 고름이 빠져 나오지 않았으므로 입으로 그것을 빨아내어 드디어는 완치되었다.

   그 후 요감(裊感)이 반역을 일으켰는데 스님까지 연루되어 서촉(西蜀) 지방에 유배되었다.   길을 떠날 때 주는 돈〔財帛〕은 모두 받질 않고 노새 한 마리에 경전을 실었을 뿐이었다.

   길을 가다가 보섬(寶暹)이라는 스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발이 부르터서 길 가에 누워 있었다.   스님은 노새를 주어 타게 하고 자신이 경전을 걸머졌다.   때에 흉년을 만나서 미음죽을 끓여 배고픈 사람에게 먹여주고 옷을 벗어 입혀주기도 하였다.   이렇게 혹은 옷을 자르기도 하고, 음식을 줄이기도 하여 남을 도우면서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교화를 권하여 그들을 염불하도록 인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