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隋)나라 도열(道悅)스님은 형주(荊州) 사람으로 항상「반야경(般若經)」을 지송(持頌)하며 옥천사(玉泉寺)에 살았다.
주찬(朱粲)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그가 절에 들어와 양식을 빼앗고 또 사람을 해치려고까지 하였다.
그러나 스님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러자 주찬의 무리는 스님을 놓아주고 길을 인도하라고 행패를 부렸다.
몇 걸음 발을 옮기더니 스님은 땅에 주저앉으면서 말하였다.
"나는 사문이지 길을 안내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 한낱 허깨비 같은 몸을 그대의 흰 칼에 맡기노라."
주찬은 스님의 고상함을 거룩하게 여기고는 풀어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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