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7장)10. 조서가 이르러도 일어나지 않다〔詔至不起〕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7:53

 

 

 

당(唐)나라 나융(懶融 : 594~657)스님은 금릉(金陵) 우수산(牛首山)에 은거하고 있었다.    황제가 그의 명성을 듣고 사신을 보내어 알현하라고 불렀다.    사신이 가자 스님은 땅바닥에 앉아서 쇠똥에 불을 지펴놓고 주워 온 토란을 구워 먹고 있었는데, 추위로 콧물이 턱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천자께서 조서를 내리셨습니다. 존자께서는 일어나십시오.”

   나융스님은 한참을 바라보더니 되돌아보지도 않았다.

   사신은 웃으며 말하였다.

   “콧물이 턱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나융스님은 말하였다.

   “나에게 무슨 공부가 있어서 속인을 위해 콧물을 닦겠는가?”

   황제는 그 말을 듣고 그 기이함을 찬탄하더니 그 뒤에 상을 후하게 하사하고 표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