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7장)18. 사신을 마주하고 발우를 태워버리다〔對使焚鉢〕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8:08
송(宋)나라 혜련(慧璉)스님은 장주(漳州) 사람이다.    황우(皇祐 : 1049~1053)연간에 황제께서 화성전(化城殿)으로 불러 질문함에 답하였는데, 황제의 뜻에 맞았으므로 대각선사(大覺禪師)라는 호를 하사받았다.    스님은 계율을 매우 엄하게 지켰는데, 한번은 임금이 사신을 보내 용뇌발우(龍腦鉢盂)를 하사하자, 사신 앞에서 이를 태워버리며 말하였다.

   “우리 불법에서는 무색의 옷을 입고 질그릇 발우에 음식을 먹습니다.    이 발우는 법답지 못하므로 쓸모 없습니다.”

   사신이 되돌아가 이 사실을 아뢰자 임금은 가상히 여기고 오래도록 찬탄하였다.

 

   찬탄하노라.

 

   스님은 발우를 태우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없었으며,

   영조(英祖)는 아뢰는 말을 듣고도 노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이른바 ‘엄자릉(嚴子陵)선생이 아니었다면

   광무제(光武帝)의 위대함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요

   광무제가 아니었더라면

   선생의 고상함을 이루지 못했으리라' 한 것이니

   종문(宗門)의 훌륭한 일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