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剛經五家解·덕민스님

여법수지분/4/내가 청정하니 세상이 다 청정하네

通達無我法者 2008. 10. 5. 07:05

 

 

내가 청정하니 세상이 다 청정하네
 
 
<사진설명>덕민 스님은 "사구게를 설해주는 것이나 보시하는 것이나 모두 반야의 입장에서는 털어버려야 할 불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冶父]兩彩一賽

두 색깔을 한 보자기에 싸서 무당을 불러 굿을 해야 한다.

〈보충설명〉 다른 사람을 위해 사구게를 설해주는 것이나 보시하는 것이나 모두 반야의 입장에서는 털어버려야 할 불필요한 것입니다. 다만 방편으로 말을 붙인 것이므로 푸닥거리해서 없애야 합니다.
야보 스님은 사구게를 설해주는 것이나 보시하는 것에 대해 현학적인 비교에 얽매일까봐 이렇게 고일착 해주는 것입니다.

伏手滑槌不換劍 善使之人皆總便 不用安排本現成 箇中須是英靈漢 山花笑野鳥歌 此時 如得意 隨處薩婆訶

맨손과 팔뚝을 검과 바꾸지 아니하니, 잘 부리는 사람은 전부 편리하게 쓰도다. 안배하지 않더라도 본래 이루어진 것이니, 그 가운데 모름지기 영리한 사람이(→진공묘유로 사는 사람) 있으리라. 얼씨구나 절씨구, 산꽃이 웃고 들새도 노래하네. 이때에 자유로움 얻으면 어디서나 일체의 지혜를 성취하리라.

〈보충설명〉 복수활퇴(伏手滑槌)는 지팡이를 아주 많이 들고 다녔기 때문에 길이 들어 반짝반짝 윤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곧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으면서 늘 활용하는 본분자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검(劍)은 후천적으로 닦아 익히는 신훈을 말합니다. 우리가 선천적으로 갖춘 본분의 손만 잘 활용하면 굳이 검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손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검을 이렇게 저렇게 안배하지 않더라도 영리한 사람은 무엇이든지 다 잘 합니다.
그러므로 신훈보다 본분의 소중함을 깨달아 모든 사물들과 조화를 이루면 산꽃과 들새도 함께 노래합니다. 마치 심청전에서 심봉사가 눈을 뜨니까 그동안 눈이 멀어 앞을 못 보던 모든 사람들이 함께 눈을 뜨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즉, 내가 청정하면 온 세계가 청정해지는 이치인 것입니다.

선시 맛보기

新婚別 - 杜甫

兎絲附蓬麻 引蔓故不長
嫁女與征夫 不如棄路傍

넝쿨이 쑥이나 삼에 붙어 자라면, 줄기가 길게 뻗지 못하듯
출정하는 군인에게 시집오니, 길거리에 버려짐만 못합니다.

結髮爲夫妻 席不煖君牀
暮婚晨告別 無乃太忽忙

머리 묶어 부부의 연 맺었지만, 잠자리 따뜻해 질 여가 없이
저녁에 결혼하고 새벽에 고별하니, 경황없기 이 보다 더할 바가 없습니다.

君行雖不遠 守邊赴河陽
妾身未分明 何以拜姑

님께서 가시는 길 멀지 않고, 변방 지키러 하양 땅에 간다지만,
첩의 신분 아직 분명하지 않으니, 어떻게 시부모께 인사드리오리까?

父母養我時 日夜令我藏
生女有所歸 鷄狗亦得將

부모님이 나를 기르실 제는, 밤낮으로 고이고이 숨겨두면서
“네가 시집갈 때는 닭과 개도 챙겨가라”고 하셨습니다.

君今往死地 沈痛迫中腸
誓欲隨君去 形勢反蒼黃

그대가 지금 사지로 떠나시니, 침통하여 창자가 끊어질 듯 아프고
맹세코 님을 따라 가고 싶지만, 형세는 도리어 창황하답니다.

勿爲新婚念 努力事戎行
婦人在軍中 兵氣恐不揚

우리가 신혼이란 생각은 하지 말고, 전쟁터 일에만 힘쓰십시오.
부인을 군대에서 생각하다가, 군기를 드날리지 못할까 걱정됩니다.

自嗟貧家女 久致羅裳
羅不復施 對君洗紅粧

슬프도다! 가난한 집 여식이, 오랫동안 원하던 비단 옷을 얻었지만
비단 옷 펼칠 일 다시 없으니, 님 보란 이 화장도 지워 버리렵니다.

仰視百鳥飛 大小必雙翔
人事多錯 與君永相望

온갖 새들 나는 것 우러러 보니, 크거나 작거나 모두 쌍쌍이지만
인간사 잘못 된 것 많으니, 그대와 더불어 오래도록 그리워만 하렵니다.

〈보충설명〉
1. 두보의 서사시 삼별(三別) 가운데의 하나인데, 신혼인데도 불구하고 전쟁 때문에 이별해야 하는 아픔을 그린 것입니다.
2. 토사(兎絲)는 뿌리가 없어서 다른 나무에 의지하여 커가는 넝쿨의 한 종류로서 예부터 시집가는 여자에 많이 비유했습니다.
〈계속〉
 
 
출처:법보신문/덕민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