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밀린다판하(Milindapanha)

Ⅰ. 미린다팡하 해제 - 1.개요 2.대론서 3.현대인을 위한 불교 입문서

通達無我法者 2008. 10. 20. 11:13

 

 

      Ⅰ. 미린다팡하 해제
      
           1. 개요
      
        '밀린다의 물음'으로 번역될 수 있는 빨리본 밀린다판하(Milindapanha)가 ‘밀린다왕문경(彌蘭陀王問經)'이다. 한역본으로는 나선비구경(那先比丘經)으로 번역되었다. 이 책은 기원적 2세기 후반에 서북인도를 지배하고 있던 그리스인 국왕인 밀린다(Milinda)와 유명한 불교 논사인 나가세나(N gasena)장로가 불교의 교리에 대하여 묻고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마침내 왕이 출가하여 아라한과를 성취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된 것이다.
      2. 대론서
        이 경전은 파알리어로 쓰인 성전의 일종이다. 성전이라 하면 경(經)으로 생각되는데, 이 성전은 경이 아니라 대론서다. 한역 나선비구경 (那先比丘經)은 파알리어 본의 고층(古層) 부분과 거의 일치하는데, 그 제명(題名)이 경(經)이라 붙여진 것은, 일반적으로 중국인이 불교 텍스트라 해서 그리했을 것이다. 밀린다 팡하아(세이론에서는 밀린다 팡호라 함)는 현재 세이론 불교에서 장외 전적(藏外典籍)으로 치고 있다. 장외라 함은 경(經) 율(律) 논(論) 삼장에 들어 가지 않음을 말한다. 곧 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어마 불교에서는 경장(經藏)의 소부경전(小部經典) 속에 수록했으며, 그런 의미에서 이 성전이 아주 존중되고 있다 할 것이다. 밀린다왕문경 은 그것이 삼장 중에 들어가든 들어가지 않든 간에 성전으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더우기 이 성전은 서기전 150년 경 서북인도를 지배한 그리이스왕 메난드로스 (인도명은 밀린다)와 불교 경전에 정통한 학승 나아가세나 사이에 오고 간 대론서라는데 또 하나의 특색이 있다.
      3. 현대인을 위한 불교 입문서
        밀린다왕문경의 특색은 다른 불교 문헌과 성격이 크게 다르다. 왜냐하면, 그 것은 불교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고, 더구나 인도문화권 밖에 있던 헬레니즘 문화권 속에서 자란 그리이스인 왕이 불교 학승(學僧)을 향해 예리한 질문을 되풀이하며, 불교를 이해하려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날 이런 말을 곧잘 한다. '불교는 대단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어쩐지 거기 마음이 쏠려 불교를 알고 싶어하고 불교의 본질을 파악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현실의 불교 교단(佛敎敎團)을 보면, 여러 점에서 우리들의 생활로부터 유리(遊離)되어 있는 것처럼 생각 된다. 그런 점을 보기로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하는 사람이, 자진해서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불교인들에게 구해 봐도, 충분히 설명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 실제 현상이라고. 이러한 사정이 이미 서기전 2 세기 후반에 그리이스 인 왕 메난드로스에 의해 제시되었다는 것은 우리들의 공감을 크게 불러 일으키는 것이라 하겠다. 밀린다왕문경을 읽어 가면, 질문의 하나 하나가 조금도 낡았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 아니고, 지금 자기가 질문해서 의문을 풀고 싶다고 생각한 것들이 바로 그리이스인 왕에 의해 던져지며 구명되고 있다. 그래서, 나아가세나 장로의 해답도 우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풍부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방식은 인도 일반의 특색이지만, 이 정도의 학승이 알기 어려운 불교 교리를 굳이 빙빙 돌리지 않고, 아주 쉽게 해명하려고 하는 태도에 호감이 간다. 다만, 이천여 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 나아가세나의 해답에는 초자연적인 것도 있고, 또 우리들의 지성으로 수긍할 수 없는 설명도 있을 것은 물론이다. 그것은 시대의 차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